"달빛 어린이병원...동네의원 몰락시킨다"

"달빛 어린이병원...동네의원 몰락시킨다"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4.08.1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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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과의사회, 제도 반대 입장 밝혀
"야간진료 활성화 보다 1차의료 지원해야"

정부의 '달빛 어린이병원' 제도 추진에 대해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우려를 나타냈다.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자칫 동네의원의 몰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 소아청소년과 개원의사회(회장 김재윤)는 18일 성명에서 "야간에 갑자기 복통이나 고열 등으로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 상황을 환자의 입장에서 편하게 도와주려는 '달빛 어린이병원' 도입 취지는 이해하나 파생되는 문제점을 무시하는 잘못된 제도"라고 밝혔다.

우선 의사회는 소아 야간진료 건수의 지속적 하락 현상을 상기시켰다. 정부는 2013년 3월부터 소아 경증환자의 야간·휴일 진료 편의성 제고를 위해 6세 미만 소아의 기본진찰료를 20시부터 다음날 7시까지 100% 가산했다.

심평원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소아 환자 야간진료에 참여한 의료기관이 전국에 4367개에 달하지만, 소아 야간진료 건수는 작년 2분기 16만 5000여 건에서 4분기 15만 5000여 건으로 지속적인 감소추세에 있다.

의사회는 "진료 건수가 줄어들면서 야간진료에 참여했던 의료기관의 경제적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번 정책으로 야간진료를 포기하는 의원이 증가할 것"이라면서 "결국 야간 소아진료를 위해서는 가까운 일차의료기관이 아닌 멀리 떨어진 달빛 어린이병원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국민편익을 위하려는 본래의 취지에 반한다"고 밝혔다.

야간진료의 부적절한 활성화는 소아 의료체계의 왜곡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출산으로 인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원의 폐업이 늘고 있고, 소청과 대신 비급여질환·성인 만성질환을 전문 과목으로 표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실정에서, 달빛 어린이병원이 도입될 경우 야간진료를 감당할 수 있는 병원급을 제외한 동네 소아청소년과의 몰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의사회는 "우리와 의료제도가 비슷하면서 저출산 문제에 먼저 직면한 일본의 경우 소아과의사의 개원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발생한 의료 공동화 현상으로 소아 환자 진료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6세 미만 소아 환자의 진료 시 최소 26%에서 많게는 수백%의 가산율을 인정해 주고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 소아 가산율은 2~9%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병원의 야간진료를 지원하기보다는 소아 진료비 가산율 인상, 육아관리제도의 도입, 유소아 본인부담금 인하 등 제도적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회는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영세한 소아청소년과 의원들을 문 닫게 하지 말고 경증소아응급환자들이 동네 안에서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어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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