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검사의학회 "검체검사 질 떨어질 것" 우려 표명
조현찬 회장 "현재 수가도 절대 충분하지 않다" 강조
이르면 올해 하반기 수가 인하가 예고된 검체와 영상분야를 두고 직격탄을 맞게 된 대상 학회들의 반발이 거세다.
외과와 흉부외과 등 상대적으로 저평가돼온 분야의 수가를 올리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다른 과를 낮춰가면서 무리하게 이를 추진하는 것은 부작용이 따를 것이란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23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55차 학술대회에서 "수가가 인하되면 검체검사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학회는 무분별한 수가 인하는 곧 의료기관의 무분별한 비용 절감을 야기해 가장 먼저 질 관리 비용 축소로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적절한 판독 소견이 결여된 검사가 환자 진료에 잘못 적용됨으로써 건강에 위해를 가할 수 있고, 이는 의료 비용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검체검사의 질 관리가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 국내 실정에서 일괄적인 수가 인하는 진단검사의학의 발전 가능성을 없애 버리는 조치라고 질타했다.
조현찬 진단검사의학회장(한림의대)은 "현재 검차검사 수가도 절대 충분한 것이 아니다. 작은 규모의 검사실에서는 원가 보전도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며 "비교적 규모가 큰 검사실에서도 질관리에 필요한 비용이 제대로 보전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형간 수가 불균형이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점도 언급했다.
조 회장은 "정부는 이미 지난 수년간 검체검사 수가를 단계적으로 인하해왔고, 최근에는 선택진료비를 대폭 낮추면서 보상 차원에서 이뤄진 수가 인상은 수술 유형에 거의 전부 배분했다"며 "검체검사의 경우 선택진료비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으나 수가를 통한 보전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또 "검체검사를 통해 얻어진 검사 결과는 다른 임상 진료과 의사를 통해 환자 진료에 활용되는 만큼, 수가 인하에 따른 질 저하는 곧 환자 진료의 질적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분자진단 방법을 비롯한 의학 발전으로 검사의 효용성이 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증가하는데, 수가가 인하되면 조기 진단과 적절한 모니터링의 부정확성으로 오히려 의료비가 늘어날 수 있다"며 "일괄적인 수가인하 방침은 절대적으로 재고돼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