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여과법으로 혈장교환 국내 첫시도…안정감↑ 합병증↓
병원 신장이식팀(신장내과 신규태 교수, 이식혈관외과 오창권·이수형 교수)은 지난 10월 23일 혈액형 O형 여성에게 A형 남성의 신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시행해 현재까지 거부반응 없이 양호한 신장기능을 유지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17년 전 사구체신염으로 진단 받아 2011년도부터 혈액투석을 받아온 박모(48)씨는 말기신부전으로 더는 신장기능을 유지하기 힘들자 남편(53)에게 신장을 기증받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혈액형이 다르고 남편의 신장조직에 특이 항체까지 있어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혈액형이 다른 신장이식은 체내 혈액형 항체가 새로 이식된 신장조직을 공격하는 거부반응을 일으켜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고난도의 처치과정을 거쳐야 한다. 신장이식팀은 항체 형성 억제제를 투여하고 기존 혈중 항체를 제거하는 혈장교환술을 택해 이식수술을 진행했다.
특히 이번 수술의 성공에는 새로운 방법으로 시행한 혈장교환술의 역할이 컸다.
혈액형 불일치 신장이식에서 타인의 혈액형 항체를 제거해 내는 혈장교환술이 필수과정인데, 아주대병원 신장이식팀이 항체 제거용 필터를 지속적 신대체 요법기계에 장착해 혈액 투석과 유사한 방법으로 시행한 것이다.
이 방법은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한 것으로, 기존의 혈장교환술에 비해 환자에게 익숙한 환경인 혈액투석실에서 시행돼 안정감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칼슘혈증 같은 합병증을 줄일 수 있으며, 타인의 혈장을 교환수혈 하지 않고도 수술이 가능해 부작용 위험을 최소화했다는 의미가 있다.
신규태 교수는 "이 분야에서 한 단계 발전을 이룬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 신장이식을 앞두고 있는 환자가 좀 더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신장이식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주대병원 신장이식은 올해만 70건, 1994년부터 현재까지 총 600건 이상을 시행했으며, 환자가 이식받은 신장이 10년 동안 기능할 생존율은 82%로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