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뛰어든 소방공무원 위한 병원 설립해야"...안행위 의원들 불참
119 사랑의 재단 2일 의원회관서 119소방복지병원 설립 정책 공청회
김국래 경남대 교수(전 대구·울산 소방본부장)는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회 119 소방복지병원 설립 정책 공청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화재나 재난 현장에서 유독물질 사고가 증가하고,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노출로 인해 손상과 중독에 의한 부상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지난해 3만 5881명의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수건강진단 결과, 53.5%(1만 9231명)가 건강이상 판정을 받았고, 소방관과 구급활동 종사자의 11.8%가 화상을 비롯해 호흡기·심혈관·근골격·외상후 스트레스 등 직업성질환 의심자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소방기관에서는 경찰병원을 비롯해 35곳을 소방전문치료센터로 지정하고 있으나 이들 센터들이 소방공무원의 직무 특성상 발생하는 질병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백화점식 진료를 하고 있다"고 지적한 김 교수는 "경찰병원이나 군병원과 같이 별도의 독립된 소방 전문병원을 설립하거나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시·도립 지방의료원을 소방전문병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소방전문병원은 소방공무원은 물론 저소득층·수익성이 없는 환자를 비롯해 중증응급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시민의 소중한 생명을 소방(국가)이 완벽히 책임질 때가 됐다"고 공공의료에 대한 국가의 역할과 지원을 강조했다.
119소방복지병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119사랑의재단은 "화재진압시 연기와 유독가스 흡입으로 소방공무원의 60대 사망률은 일반인에 비해 15배가 높고, 퇴직공무원의 43%가 뇌졸중과 호흡기질환을 앓고 있는 실정"이라며 "모자라는 재활병실로 인해 입퇴원을 반복하고 있고, 경제적 부담 때문에 간병인은 생각도 하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재단 관계자는 "일본의 소방관은 특수직업군으로 분류해 1년에 2번 특수건강검진을 받도록 하고 있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한 일반검진이 고작"이라며 "특수건강검진을 지원하는 지자체도 있지만 재정 상황에 따라 들쭉날쭉한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지정토론자로 참여한 이상욱 세븐레마 원장은 "119소방병원 환자는 일반환자와는 달리 복합손상 응급환자가 많고, 후유증도 심각해 장기간 장애를 유발할 가능성이 많다"며 "사건·사고에 대비할 수 있도록 응급·화상·외상·PTSD·재활 센터 기능을 갖춘 선진적 재난병원을 설립하고, 급성외상을 통합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전문의료팀을 양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홍임 위원장은 "세월호 사고 이전에 소방방재청 당시 추진했던 소방복지병원 설치와 연구를 담은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조속히 의결될 수 있도록 새로 발족한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한 뒤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될 수 있도록 대국민 캠페인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공청회에 참석한 정부 부처 관계자는 "담뱃값 인상안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의 일부를 소방안전세로 신설해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에 여야가 합의했다"면서 "담뱃값 인상 이후 매년 약 2500∼3000억원의 소방안전예산을 확보하게 되면 소방병원 개설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