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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의혹 터진 잴코리 비운의 급여등재 도전사

로비의혹 터진 잴코리 비운의 급여등재 도전사

  • 최승원 기자 choisw@doctorsnews.co.kr
  • 승인 2014.12.05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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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겐 생명줄
한 알 16만원, 한 해 1억6000만원 약값 부담

 

이만하면 급여등재에 관해서는 비운의 약이라고 불릴만하다.

최근 건강보험 급여를 받기 위해 로비를 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화이자의 잴코리(성분명: 크리조티닙) 얘기다.

잴코리는 대표적인 고가치료제로 상징된다. 한 알 약값이 무려 16만7500원이다. 한 달 약값만 1000만원, 한해 약값은 무려 1억2000만원이다.

잴코리는 비싼 약값 때문에 2012년과 올 8월 이미 두 번이나 급여등재에 실패했다. 화이자와 심평원은 좀처럼 잴코리 보험약값에 대한 견해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화이자는 두 번째 협상이 시작된 올 8월 1차 협상 때 제시한 약값보다 20% 낮은 약값을 심평원에 제안해 타결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결국 최종협상에 실패했다.

화이자와 심평원이 약값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감당하기 힘든 환자의 약값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잴코리는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ALK)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치료제로 허가받은 대표적인 표적 암치료제다.

특히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효과가 좋아 ALK 변이 판정을 받은 환자에게 잴코리는 생명줄과 같다.

문제는 개발비용이 큰 최신 표적 암치료제인데다 대상 환자도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로 시장이 한정돼 약값이 비쌀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

한국의 경우 대략 60명이 한해 1억2000만원을 스스로 부담하면서 잴코리를 복용하고 있고 200여명 정도는 비싼 약값 탓에 복용은 엄두도 못 내는 암담한 상황이다.

건강세상네트워크 등 환자단체들은 비싼 약값 탓에 잴코리를 복용조차 못하거나 경제적인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를 위해 보험급여가 필요하다며 줄기차게 급여등재를 주장하고 있다.

잴코리 급여등재의 필요성에 대해 사회적인 관심과 필요성이 커지고 올 11월 시작된 세 번째 협상에서 화이자가 '위험분담계약제(RSA) 환급형'을 제안해 타결 가능성을 높였다.

위험분담계약제 환급형은 제약사와 심평원이 가격결정 당시 예상한 정도를 넘어서 재정이 지출될 경우 예상을 넘어 지출된 재정의 일부를 환급하는 방식이다. 제약사는 사후 환급을 전제로 보험 약값 책정을 비교적 후하게 받을 수 있고 재정당국은 투입될 예산의 한계를 미리 가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잴코리에 대한 급여 인정 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로비의혹이 터졌다.

보건의료관련 시민단체 '건강보험가입자포럼'은 잴코리 급여등재와 관련된 화이자 담당자가 잴코리 급여여부를 결정하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위원에게 로비를 시도했다고 4일 폭로했다. 같은 날 열린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잴코리 급여등재 로비의혹에 대해 사실확인을 할 때까지 급여논의를 중단하기로 했다.

잴코리의 급여등재를 향한 세 번째 시도가 급여인정으로 마무리될지, 세 번째 시도에도 급여를 받지 못한 비운의 치료제로 기록될지 기로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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