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윤 교수, '환자안전연구회 2014 추계학술대회'서 강조
의협 연구용역결과 보고서 곧 제출...진료과별 재발방지책 제시
의료소송 판결문 분석을 통해 똑같은 의료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소윤 연세의대 교수(의료법윤리학)는 19일 연세암병원에서 열린 '환자안전연구회 2014 추계학술대회'에서 의료소송 판결문 분석을 통한 의료사고 재발방지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2013년 상담건수는 총 3만 6099건으로 집계됐다. 또 2013년 조정·중재 접수된 1398건의 사건 중 조정이 개시된 사건은 551건으로 2012년 192건보다 급증했다.
김 교수는 "의료사고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지만 재발방지를 위한 장치는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제언을 위해 의료소송 판결문 분석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왔다"고 말했다.
또 "환자안전법이 지난 12월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본회의 통과만 남겨놓고 있는데, 이 법이 통과되면 환자안전사고에 대한 부분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환자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의료계는 과거의 판결 경험을 통해 같은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미국의학협회는 이미 2000년도에 미래에 발생할 의료오류의 예방을 위해 이미 발생한 의료오류에 관한 정보 수집과 보고체계 등의 내용을 포함한 환자안전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분쟁 해결 중심의 제도는 운영되고 있으나, 의료사고 및 환자안전사건 예방을 위한 제도 운영은 미약하며, 환자안전을 위한 보고제도 운영이 되고 있지 않은 것은 물론 환자안전에 대한 실증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기존 선행연구들은 법적인 관점에서 주의의무 및 손해배상 등 법리적 차원의 판례분석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의료적인 관점에서는 의료소송 회피를 위한 방안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진료과목별 혹은 특정 진단명과 관련된 한정된 범위의 의료사고 소송 사례에 대한 분석만 시행됐을 뿐 행위별 의료사고에 대한 소송사례 분석이 이루어진 바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국내 연구 수준과 현행 의료사고 관련 정책을 바탕으로 판단해 볼 때, 의료분야의 안전향상을 위해 당장 시행할 수 있는 부분은 수집 가능한 분쟁자료를 활용·분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올해 대한의사협회의 연구용역으로 진행하고 있는 '의료소송 판결문 분석을 통한 재발방지 대책 수립 연구'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 연구는 마무리단계에 있으며, 내과·산부인과·신경외과·외과·정형외과 등 5개 진료과에 대해 20건씩의 판결문을 분석해 의료행위 중 사고가 발생한 단계별 원인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재발방지책을 의료인·의료기관·학회·직능단체·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별로 제시했다.
김 교수는 "모든 진료과별로 의료소송 판결문 분석을 통한 원인분석과 재발방지대책이 마련되면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모든 판결문을 분석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만간 대한의사협회에 최종적으로 보고될 연구용역결과가 앞으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