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먹은 것처럼 느끼게 해...'상상음식' 신개념
13년만에 FDA 승인받은 '벨빅' 출시도 눈길
심혈관계 이상반응과 효능에 대한 의구심 등으로 퇴출된 비만치료제 '시부트라민' 이후 시들해진 비만약 시장에 새로운 비만 치료제 출시 가능성을 알리는 임상시험 결과가 최근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수백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던 시부트라민 제제 '리덕틸' 퇴출 이후 한해 100억원대의 매출액을 넘기는 비만치료제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미국 소크생물학연구소의 로널드 에번스 박스 연구팀은 5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음식을 먹었을때 나타나는 인체 반응을 유도해 체중을 줄이는 비만치료제 '펙사라민'의 동물실험 결과를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실험용 생쥐에게 매일 5주 동안 펙사라민을 투여한 이후 체중증가가 멈추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줄고 염증반응을 최소화하면서 혈당을 조절하는 다이어트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펙사라민을 투여한 비만쥐는 체중증가를 멈췄으며 지방량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대조군보다 줄었다.
백색지방의 일부는 에너지 연소가 더 쉬운 갈색지방으로 바붋 것도 확인됐다. 펙사라민은 장 등 신체 일부에서 발견되는 'FXR' 단백질에 작용하는 물질로 음식을 섭취하면 체내에서 정상적으로 생성되는 신호를 모방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도록 유도한다.
에반스 솔크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동물실험을 통해 펙사라민이 혈액에 흡수되지 않고 장에만 머무는 것으로 확인돼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많은 음식을 먹을 때 정상적으로 일어나는 신호를 동일하게 느낄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마치 '상상음식'과 같은 개념"이라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펙사라민의 동물실험 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시부트라민 퇴출 이후 얼어붙은 비만 치료제 시장을 뚫어주지 않을까하는 기대때문이다.
현재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은 침체 수준. 한때 리덕틸과 시장을 양분했던 제니칼은 한해 50억원 정도의 처방액을 기록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드림파마의 푸링이 그나마 가장 높은 처방량을 기록 중인데 역시 한해 90억원대의 처방약을 기록하는 정도다.
일동제약이 올해 도입해 출시할 식욕억제제 '벨빅(성분명: 로카세린)'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3년 만에 승인한 비만치료제라는 점에서 조명을 받는 신약이다. 일동제약측은 "효능과 안전성이 보장된 비만치료제 벨비크가 침체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