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콘드리아 내 DNA 변이와 MRI 지도영상법 접목해 확인
강남세브란스 최의영 교수팀, '서큘레이션'지에 연구결과 발표
환자 혈액 중 DNA 염기서열 분석 통해 심근증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를 발견할 수 있는 진단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심장 MRI 최신 지도영상 기법을 이용해 조직검사 없이도 심근의 조직상태를 알아낼 수 있는 새 진단법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최의영 교수팀(이경화·정혜문·이경아·박철환·박혜성)의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심혈관계 저널 중 최고로 꼽히는 국제학술지 <서큘레이션(Circulation)>지에 게재되면서 세계적인 관심도 모으고 있다.
심근증은 심장이 확장되거나 두꺼워지거나, 또는 지방침착이 생기는 등 심장근육 이상으로 생기는 여러 가지 질환군을 통칭한다.
특히, 비후성 심근증은 인구 500명당 1명에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심근증으로 부정맥발생으로 인한 급사, (이완기)심기능장애로 인한 운동 시 호흡곤란 및 말기 심부전으로의 진행, 심근허혈로 인한 흉통·실신·심방세동의 발생으로 인한 뇌졸중을 유발하는 질병이다.
이같은 심근증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 현재 혈액검사 및 엑스레이촬영, 심초음파, 조영술 등 다양한 검사 및 진단기법이 동원되고 있고,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직접 심장의 근육조직을 채취하는 조직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그러나 심장이 두꺼워지는 비후성 심근증 등에 혈액 내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과 MRI 영상 기법을 접목한 새 진단법으로 작게는 자잘한 여러 검사과정, 그리고 다소 위험할 수 있는 심근 조직검사 없이 정확히 진단해 낼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심근증을 일으키는 유전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할 수 있어 앞으로 우리나라에 맞는 진단 및 치료법 개발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특정 환자에 대한 증례연구로, 심근비후로 발견된 39세의 여성 심근증 환자에게서 혈액을 채취해, PCR 시퀀싱을 통해 미토콘드리아 내 전 DNA의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미토콘드리아 3243A>G 유전자 변이의 경우 일반인 300명중 1명에서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돼 있으며, 심근증의 경우 비후성 심근증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돼 있다. 그렇기에 비후성 심근증에서 미토콘드리아 유전변이 및 심장 MRI기법을 이용한다면 고위험군을 찾아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의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하는 번거로움과 위험하고 침습적인 검사 아닌 비교적 간단한 혈액의 미토콘드리아 내 DNA 분석을 통해 심근증을 쉽게 진단해내고, 직접 조직을 채취하지 않고도 MRI를 이용한 영상지도기법으로 심근의 조직상태를 알 수 있는 새로운 진단법의 가능성을 제시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또 "이를 통해 심근증 환자들의 개별화된 조직 특성 및 유전변이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해, 기존의 약물치료와 함께 새로운 효소치료, 조기 이식형 제세동기 치료 등 맞춤치료를 제공할 근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이번 <서큘레이션>지에 게재된 연구논문을 기반으로 세계에서 처음으로 진행되는 같은 연구 분야의 희소성과 가능성을 인정받은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최의영 교수팀은 진단검사의학과 이경아 교수팀과 함께 '한국인 비후성 심근증에서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변이의 빈도 및 자기공명영상을 통한 구조학적 특성 분석'을 주제로 2014년 교육과학부 연구과제에 선정돼 관련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