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계도 실리콘밸리 성공신화가 필요하다"

"제약계도 실리콘밸리 성공신화가 필요하다"

  • 최승원 기자 choisw@doctorsnews.co.kr
  • 승인 2015.02.04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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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 CEO 릴레이 인터뷰 ⑥] 한성권 JW중외제약 사장 대표이사

한성권 JW중외제약 대표이사 사장
"국내 제약사 어디라도 빨리 성공스토리를 써야 한다. 성공스토리의 주인공이 JW중외제약이라면 더 좋다."

한성권 JW중외제약 사장은 한국 제약계나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성공스토리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80년대 미국의 실리콘밸리 붐을 타고 국내에서는 테헤란밸리 붐이 일었다.

누군가는 거품이라고 우려하고 주식시장을 흔들면서 문제도 많았지만 그때 유난스러운(?) 투자 덕에 한국의 아이티 산업 기반이 마련됐다. 삼성전자와 일부 벤처기업이 성공신화를 쓰면서 이런 우려를 불식한 것이다.

국내 제약계도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말하지만 우리 제약계에도 그런 날이 오지 않겠는가?"라는 희망섞인 진단을 내렸다.

그 성공신화를 JW중외제약이 쓴다면 어떨까? 한 사장은 두 가지 이유에서 도전할만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이유는 좋든, 싫든 JW중외제약 정도의 선도 제약사라면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해야 하는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고 본다. 한 사장은 그 길을 "상위 제약사라면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둘째는 JW중외제약에게 그럴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 '70+5' 비전을 현실화한다면 JW중외제약이 성공신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봤다.

70+5는 창립 70주년이 되는 2015년을 글로벌 JW중외제약의 원년으로 삼아 5년 뒤인 2020년까지 글로벌 헬스케어그룹으로 거듭난다는 비전이다.

이를 위해 한 사장은 JW중외제약의 가장 큰 장점이랄 수 있는 수액의 시장점유율을 확고히 할 계획이다. "미우나 고우나 수액제제는 중외제약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결국 수액제제를 기반으로 글로벌화를 달성할 것이다.

한 사장은 JW중외제약의 글로벌화 핵심 무기로 3체임버백 영양수액 '위너프'를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위너프는 하나의 용기를 3개의 방으로 구분해 포도당과 지질, 아미노산  등 3가지 영양소를 간편하게 혼합해 사용하는 제품이다. 지난해 7월 세계 최대 수액회사인 미국 박스터사와 사상 최대 규모의 라이센스 아웃·수출계약을 체결했다.

빠르면 2017년 위너프가 세계 시장 간다. 우리가 만든 영양수액이 세계 곳곳에 있는 의료기관에 걸리는 그날 JW중외제약은 자연스럽게 글로벌 제약사가 될 것이다."

좋은 의약품을 만들기 위해 충남 당진에 2800억원을 투입해 최첨단 시설을 갖춘 공장을 지었다. 만만치 않은 투자 규모였다. 그런데 생각보다 원외의약품 시장에서의 성장이 더뎠다. 힘들었던 시기였다.

올 하반기부터 성장세가 올라갈 것으로 본다. JW중외제약이 지금까지 원내의약품으로 성장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원외의약품에서의 성장동력을 만들려 하고 있다. 70+5의 핵심 내용도 그런 것이다.

"JW중외제약 비전 '70+5' 글로벌화 계기 삼겠다

앞으로 핵심역량을 순환기계 의약품과 소화기·비뇨기과 계열로 균형있게 배분할 계획이다. 조만간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DPP-4 억제제를 출시한다. 순환기계는 지난해 말 피타바스타틴 계열의 '리바로'를 출시하면서 뛰어들었다. 두 약 모두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화기분야에서는 브랜드 제네릭 전략을 쓸 계획이다.

"JW중외제약은 소화기분야에서 좋은 신약 파이프라인이 있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마케팅을 등한시하지 않았나 아쉬운 생각이 든다. 다국적 제네릭 전문 제약사라 할 수 있는 테바나 산도스 관계자를 만나면 '브랜드 제네릭'을 키워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던데 그땐 무슨 말을 하는지도 잘 못알아들었다.

지금은 달라졌다. 좋은 제네릭을 브랜드화하는데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 오리지널 제제 아니면 잘 쳐다보지 않는 의료진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애쓴 덕분에 최근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임상시험 중인 '윈트 표적항암제'도 JW중외제약에게는 중요한 프로젝트다. 윈트 표적항암제 'CWP291'은 글로벌 임상 1상을 완료하고 추가적응증 임상 1상을 하고 있다. 임상 2상을 하고 있는 통풍치료제와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항암면역세포치료제 개발 등도 추진하고 있다.

한 사장은 "JW중외제약이 신약 완제품까지 반드시 생산하겠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올해 윈트 표적항암제 글로벌 라이센스 아웃을 추진해 글로벌 신약으로 가기위한 모멘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물론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에는 쉽지 않은 걸림돌이 있다.

한 사장은 요새 한국 제약사들이 글로벌 제약사가 되기 위해 '준비돼 있나'하고 스스로 묻기도 하는데 대답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는 쪽으로 기운다.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들은 철저히 해외 시장을 겨냥해 움직이고 있지만 국내 제약사의 해외 진출 단계는 아직 초기라는 진단이다.

"처음은 이머징마켓에서 시작해 점차 미국이나 유럽 시장을 공략할 거다. 성공신화의 열쇠는 결국 세계적인 신약을 최대한 적은 투자와 빨리 만들어 내는 데 있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수액제 기반으로 순환기·항암제 뛰어든다

한성권 JW중외제약 대표이사 사장
올해 매출 성장목표는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4900억원. 5000억원에서 100억원이 빠진다. 한 사장은 기왕 세우는 목표인데 5000억원으로 하지 그랬느냐는 질문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십여년 전만 해도 매출 목표 성장률을 100%로 잡고 또 그 목표를 달성하고 그럴 때가 있었지만 요즘은 그런 시대가 아닌 것 같다.

JW중외제약은 지난 70년간 잘해왔다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아쉬움도 있다. OTC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만큼 우선은 원내의약품 매출 1위의 옛 영광을 찾아오려 한다."

조직변화에 대해서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사장은 "그동안 조직변화가 많았다. 이제는 안정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잦은 변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R&D 투자에 집중하면서 영업이익률은 높여야 하는 모순된 상황을 감당해야 하는 고초도 털어놨다.

"사업계획을 세울 때마다 R&D 투자액이 가장 고민된다. 그동안 약가인하가 이어졌으며 재무제표 기재 방식도 달라져서 R&D는 비용 항목으로 잡힌다. 성과를 철저하게 평가받는 전문경영인이라면 R&D 투자를 늘리기가 쉽지 않다.

결국 영업이익을 좀 포기하더라도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오너의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JW중외제약도 힘든 시기였지만 R&D 투자를 늘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최근 제약계에 불고 있는 CP(윤리경영) 바람에 대해서는 정부의 일관된 태도를 주문했다. "지난 2009년 정부가 공정거래규약을 발표했지만 정작 규약을 어긴 제약사는 불이익이 크지 않았다. 이번에는 CP를 준수한 제약사가 준수하지 않은 제약사보다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정부가 의지를 갖고 일관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요청했다.

다국적 제약사의 제품을 판매대행하는 코마케팅에 대해서는 "적극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매출 증대를 위해 "나쁘다고 할 건 없지만 장기적으로도 좋다고 할 만 하지도 않다"는 입장이다. 코마케팅보다는 JW중외제약의 의약품으로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 사장은 "JW중외제약은 2015~2017년이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2017년에는 전체 매출 비중의 30%를 해외수출에서 이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진 공장 설립으로 생산인프라도 좋다. 매출액으로는 국내 톱5에는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품력과 파이프라인을 보면 이미 가능했어야 했다고 본다.

JW중외제약은 최근 몇 년간 계단의 평평한 면을 지나왔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한 계단 수직상승하는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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