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측 인사로 사외이사·감사 채워
녹십자와의 불편한 동거는 지속...20일 주총
일동제약 경영진이 표대결 끝에 녹십자의 사외이사·감사 선임 요구를 막아냈다.
20일 오전 10시에 열린 일동제약 주주총회에서 이정치 일동제약 대표이사 회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서창록 고려대 교수는 사외이사에, 이상윤 전 오리온 감사는 감사에 각각 선임됐다.
일동제약 대주주인 녹십자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는 일동제약 경영진이 추천한 후보선임안이 가결되면서 자동폐기됐다. 감사 후보는 일동제약 경영진이 과반 이상의 반대의결권을 확보해 표결없이 부결됐다.
일동제약 대주주인 녹십자는 지난 2월 올해 주총에서 교체될 사외이사와 감사 후보를 추천하면서 일동제약 경영진의 반발을 샀다. 일동제약 경영진은 녹십자가 적대적 M&A 의도를 가지고 경영권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며 임기가 만료될 사외이사와 감사 후보를 역시 제안했다.
일동제약 경영진측과 녹십자측이 서로 후보를 추천하면서 사외이사 추천안은 결국 주총에서 표대결을 벌여야 하는 쟁점으로 떠올랐다.
일동제약 경영진의 지분율은 32.52%, 녹십자는 29.36%로 양측의 지분 차이는 3.16% 차이에 불과하다. 일동후디스 지분 1.36%가 상호출자에 해당돼 의결권이 없다는 것을 고려하면 일동제약 경영진의 지분율은 31.66%로 지분 차이는 그야말로 초박빙이다.
일동제약 경영진은 녹십자의 사외이사·감사 선임요구를 좌절시키며 일단 한숨을 돌렸다.
녹십자는 이번 주총과 관련해 "주주 다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녹십자는 일동제약의 2대 주주로서 경영 건전성 극대화를 위한 권리 행사에 지속적으로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동제약측은 이번 주총에서 녹십자의 사외이사 선임 요구 등을 막아냈지만 지분권이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되는 한 녹십자의 적대적 M&A로부터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