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속 상피세포서 분비되는 IL-25 단백질이 콧속 물혹 발생시켜
동물실험에서 IL-25 억제제 투여 결과, 콧속 물혹 75% 감소해
국민 6명 중 1명이 걸리는 축농증(만성 부비동염), 그 가운데서도 콧속 물혹은 숨 쉬기 힘들 정도로 생활에 불편하고, 잘 낫지 않는 '나쁜 병'이다. 그런데 이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새 치료법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발표됐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와 서울의대 약리학교실 신현우 교수, 서울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김대우 교수 연구팀은 코 상피세포에서 분비되는 선천성 싸이토카인(innate cytokine) 중 하나인 'interleukin(IL)-25'가 콧속 물혹에서 높게 발현되며, 이를 차단하면 물혹이 줄어든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부비동염과 콧속 물혹이 있는 환자 72명(A그룹)과 물혹이 없는 부비동염 환자 65명(B그룹), 정상인 27명(C그룹)을 대상으로 콧속 상피세포에서 IL-25가 얼마나 분비되는지 비교했다.
그 결과 상피세포 100개 중 IL-25 분비 세포가 A그룹에서는 70개인 반면, B그룹에서는 40개, C그룹에서는 10개 미만에 불과했다. 또 IL-25를 제거했더니, 물혹은 유의미하게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정상 생쥐에 부비동염과 콧속 물혹을 유발 시킨 후, 연구 개시 47일 째부터 치료군에는 IL-25 억제제를 생쥐의 코를 통해 투약하고, 대조군에는 투약하지 않았다.
103일째 콧속 물혹 개수를 비교했더니 치료군에서는 1개, 대조군에서는 4개의 물혹이 관찰됐다. 콧속 물혹이 IL-25 억제제를 투여하자 75% 줄어든 셈.
서양의 콧속 물혹은 호산구성 염증이 과도해 유발되는 알레르기 질환으로 밝혀졌으나, 동양의 콧속 물혹은 호산구성 염증 외에 호중구성 염증 등 다양한 면역 반응이 혼재된 특성을 보인다.
IL-25라는 단백질은 선천성 싸이토카인의 하나로 호산구성 염증반응을 촉진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동양인의 물혹을 대상으로 한 본 연구에서는 IL-25가 호산구성 염증은 물론 호중구성 염증과도 관련이 있으며, IL-25를 억제하면 여러 염증 경로가 동시에 차단돼 콧속 물혹이 효과적으로 줄어들 수 있음을 보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축농증은 전체 인구의 약 15∼20%에서 관찰되는 가장 흔한 만성 질환 이다. 축농증이 오래되면 코 속에 물혹이 생기는데, 심한 코 막힘, 악취, 농성 콧물로 큰 불편을 겪는다.
또 약물 치료에 반응을 잘 하지 않고, 수술을 하더라도 재발이 잦다. 스테로이드가 일시적으로 크기를 줄이지만 사용을 중단하면 쉽게 재발하며, 부작용으로 장기간 사용할 수 없어 치료에 어려움이 많다.
신현우 교수는 "콧속 물혹의 새로운 치료 타깃 발굴을 통해 콧속 물혹의 발병 기전에 관한 다양한 후속 연구는 물론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알레르기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알레르기·임상면역학 저널>(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