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글스비 폴 지음/박인서 옮김/메디안북 펴냄/2만 5000원
세계적인 심장전문 의사로 미국 심장병학회를 창립에 공헌한 폴 더들리 화이트 박사의 삶과 철학을 담은 <힘을 내라>가 출간됐다. 그는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심장병주치의를 역임했으며, 하버드대병원인 매사추세츠종합병원에 세계 최초로 심전계를 설치했다. 코끼리와 심지어 고래의 심전도를 찍었던 연구가이며 모험가였으며, 수련의 시절에는 혈액응고시간을 측정하는 'Lee & White Method'를 고안하기도 했다.
화이트 박사의 제자인 오글스비 폴 전 하버드의대 교수가 쓴 이 책에는 화이트 박사의 사회적 지위를 상관하지 않은 환자에 대한 따뜻한 관심, 사람의 질병에 대한 명석한 분석, 학문적 열정과 부단한 노력, 재물에 대한 무관심, 학생들에 대한 관대함 등이 때로는 깊이 있게, 때로는 감동적으로 전해진다.
화이트 박사는 수백만명의 환자에게 건강상의 깊은 영향을 끼쳤다. 그는 항상 '낙관적인 생각, 규칙적인 육체적 활동, 생산적인 업무'를 강조했다. 최근에 각광받는 육체적 활동은 그가 50년이상 가르쳐 왔던 내용이다.
그는 그런 운동을 정기적으로, 안전하게, 즐겁게, 그리고 돈도 별로 드리지 않고 할 수 있는지를 몸소 보여줬다. 나이와 상관없이 어떻게 인간이 활동적인 취미생활을 해야 하고, 비록 보잘 것 없더라도 세상에서 몇가지 가치 있는 역할 을 해야 하는지를 직접 보여줬을 뿐만아니라 그런 삶의 방식의 승리자였다.
그의 이런 철학은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지만, 심장전문의사로서 그의 철학은 심근경색을 경험한 수많은 이들이 일상적인 삶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등 수십만명의 심장병 환자를 위해 체계화시켰다.
그는 일찍부터 지도자로 인정돼 미국심장협회(AHA)·국립심장연구소(NHI) 등 외에도 다양한 국제 단체와 기구들의 설립과 성공에 큰 공헌을 했다. 하버드의대 매사추세츠종합병원과 연계된 그의 일생의 사업은 이 기관의 차별성과 특별함을 덧붙였다.
저자는 화이트 박사의 가족, 매사추세츠종합병원의 동료, 제자들과의 수많은 인터뷰를 통해 그의 삶을 추억한다. 각종 기록과 서신, 그리고 대학도서관에 소장된 화이트 박사와 관련한 자료들을 꼼꼼히 살폈다.
모두 1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시작하다 ▲헌신적인 사람으로서 그의 가치 있는 역할들 ▲큰 걸음으로 내딛다 ▲연구와 논문 작성 ▲유명한 환자들과 그 밖에 사람들 ▲저술과 교육 ▲조직내의 인간, 학술단체 활동 ▲기획자 겸 창립 주동자 ▲대통령 아이젠하워를 진료하다 ▲건강한 삶 ▲연구학자이며 정열적인 모험가 ▲국제 사정 ▲세계의 시민 ▲모든 것을 서서히 내려놓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박인서 연세대 명예교수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심장병 전문의사이며 예언자와 일류 홍보전문가이자 마음 편한 시골사람 같은 화이트 박사를 만날 수 있으며, 또한 자전거 타기 애호가로 삶의 조화를 이루고 있는 긍정적인 인생관 속 생애를 돌아보면 커다란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명예교수는 대한순환기학회를 창설(1957)하고, 국내 처음으로 <심전도학>(1959)을 출간한 선친(박준근·연세의대 1937년 졸업/심장내과 전문의)의 탄생 100주기를 맞아 이 책을 펴냈다(☎ 02-732-4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