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탈리스트' 도입...수가 확보가 중요

'호스피탈리스트' 도입...수가 확보가 중요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5.04.2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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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학회 토론회, 한국형 제도 도입 실현 가능성 및 과제 논의
환자 입원기간·의료비용 감소 분명...정부 재정지원 절실 공감

대한내과학회는 25일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전공의 수련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입원환자만 전담하는 내과 전문의(호스피탈리스트)를 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수가확보가 되어야만 실현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내과학회(이사장 이수곤)는 지난 25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한국형 Hospitalist(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는 ▲우리에게 왜 호스피탈리스트 제도가 필요한가? 그 당위성과 기대 효과(정훈용·울산의대) ▲바람직한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을 위한 실현 가능한 제언(허대석·서울의대) ▲환자안전: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이준행·성균관의대) 주제발표와 박중신(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김권배(대한병원협회 대구경북병원협회장)·장성인(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김재규(대한내과학회 hospitalist TF 위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토론이 진행됐다.

먼저 정훈용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대한내과학회 수련이사)는 "전공의 정원감축 정책과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근무시간 제한이 시행되면서 수련병원의 입원환자 진료에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련병원의 내과 입원환자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전공의 1인당 진료해야 하는 입원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전공의 수련환경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이에 입원환자 진료라는 필수 진료를 해결해 환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전공의 수련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적절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게 됐다"며 "선진국의 경우 입원환자를 전담하는 내과 전문의(호스피탈리스트)를 입원환자 진료의 전면에 투입해 환자 안전과 진료 질 향상을 확보하고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이룬 바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도입해 현재 발생한 문제점들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허대석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내과)도 "선진국의 경우 우리나라와 비슷한 이유로 발생한 환자 안전의 문제를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구축하면서 해결한 적이 있다"며 "미국의 경우 호스피탈리스트를 도입한 이후 입원환자의 재원기간이 31% 감소하고 의료비용도 30% 감소했으며 응급실 환자 대기 시간 단축, 간호사와 같은 진료 보조 인력과 내과 전문의와의 원활한 진료 협조 등의 장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우리나라 수가 구조 하에 확보할 수 있는 입원환자의 의학관리료 수준(상급종합전문병원 기준 약 9000원)으로는 호스피탈리스트를 채용해 입원환자 진료에 안정적으로 투여할 수 있는 인건비조차 확보할 수 없어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따라서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을 위해서는 병원에서는 협진과 total care의 활성화가 필요하며, 적정 수준의 입원환자 전문의 진료비 및 전문의 당직비에 대한 수가 결정 및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대석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이준행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내과)는 "우리나라의 경우 환자 안전과 의료 인력에 대한 논의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이미 오래 전부터 전공의가 부족한 외과계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상황으로 외과의 경우 주로 술기와 관련된 진료 공백인 발생하며 이를 보조 인력과 로봇 수술과 같은 최신 기술과 장비로 보완이 가능했으나, 내과의 경우 술기보다는 병동에서 의학적 판단을 해야 하는 부분의 공백이 발생했기 때문에 전공의 이상의 대체 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호스피탈리스트와 같은 내과 전문의를 투입해 입원환자 진료를 전담하게 하고, 환자의 안전과 진료 질 향상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열린 패널토의에서는 호스피탈리스트에 대한 교육과 수가 확보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박중신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산부인과·대한의학회 수련이사)는 "내과학회에서 호스피탈리스트를 도입하려는 것에 대해 다른 전문과목 학회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최근 의학회 수련교육이사 모임을 가졌다"며 "수가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또 "현재 병원들이 '호스피탈리스트'라는 이름으로 전문의를 모집한다고 하지만 호스피탈리스트를 채용해 잘 운영이 되면 정부가 추가 재정이 필요 없다고 여길 수도 있어 긍정적으로만 볼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권배 계명의대 교수(동산병원 내과·대한병원협회 대구경북병원협회장)는 "호스피탈리스트를 고용했을 때 병원들은 재정적 부담 때문에 국가의 지원 없이는 곤란하다"며 "호스피탈리스트 도입과 관련한 재원을 어떻게 확보할지와 호스피탈리스트에게 어떤 역할을 맡겨 교육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성인 연세의대 강사(예방의학교실)는 "현재 의학관리료를 포함한 입원료는 원가의 75% 수준"이라며 "5∼6명이 1조가 돼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운영하려면 환자당 2만 7000원∼3만 5000원이 추가 지급돼야 하고, 그래야만 의학관리료로 호스피탈리스트 급여가 충당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규 중앙의대 교수(중앙대병원 내과·대한내과학회 Hospitalist TF 위원)는 "다른 과에서도 할 수 있지만 호스피탈리스트가 되기 위해 내과학회의 교육이나 시험을 이수하는 방식으로 준비를 하는 것이 맞다"며 "제도가 도입이 되어도 지속적인 보수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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