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 더 살리려면 접근성부터 높여야

응급환자 더 살리려면 접근성부터 높여야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5.04.29 09:5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정용 중병협 회장 "권역센터 키운다고 응급의료 문제 해결 못해"
중소병원협회 "지방 환자들도 차별없는 응급의료 받을 권리있어"

▲ 2013년 한 해 동안 응급의료기관을 이용한 환자는 총 890만 6451명. 이중 지역응급의료기관을 찾은 응급환자가 45.2%(402만 2600명)로 가장 많았고, 지역응급의료센터는 44.4%(395만 8006명), 권역응급의료센터는 10.4%(92만 5845명)로 집계됐다.
한 해 3∼4만 명에 달하는 응급환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대형 응급의료센터만 집중 지원하기 보다는 접근성이 높은 지방 중소도시 응급실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중소병원협회는 "대도시 권역별 응급의료센터의 인력과 시설을 확충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도착시간을 단축시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의 응급의료 정책에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다.

정부는 현재 전국 20곳인 권역별 응급의료센터를 41곳으로 확대하고, 수가를 지원해 인력·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반면, 시설·장비·인력 등을 평가, 기준에 미달할 경우 지원을 줄이고, 지정을 취소하는 소위 상후하박(위에는 많이주고, 아래는 적게주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병협은 "응급의료는 골든타임내에 신속한 의료서비스로 생명을 구하는데 기능과 역할이 있다"면서 "지역적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행정구역상 지역별 배분에만 우선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 응급의료 예산 지원을 놓고 대도시 소수 권역응급의료센터를 확충보다는 지방환자들이 차별받지 않고 응급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013년 응급의료 통계연보>에 따르면 전국의 응급의료기관 이상 의료기관은 434곳(권역응급의료센터 20, 전문응급의료센터 2, 지역응급의료센터 119, 지역응급의료기관 293).

응급의료기관의 총 병상수는 7029병상으로 지역응급의료기관이 45.6%(3208병상)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지역응급의료센터(전문응급의료센터 2곳 포함)가 44.8%(3152병상)로 뒤를 이었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9.5%(669병상)였다.

2013년 한 해 동안 응급의료기관을 이용한 환자는 총 890만 6451명. 이중 지역응급의료기관을 찾은 응급환자가 45.2%(402만 2600명)로 가장 많았고, 지역응급의료센터는 44.4%(395만 8006명), 권역응급의료센터는 10.4%(92만 5845명)로 집계됐다.

응급의학 전문의 1인당 내원환자수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이 1만 3480명으로 가장 많았고, 지역응급의료센터(8372명)·권역응급의료센터(6347명)·전문응급의료센터(3930명)가 뒤를 이었다.

중병협은 전체 응급의료 가운데 지역응급의료센터가 맡고 있는 역할과 기능을 인정하고, 그에 걸맞는 대접을 해 달라는 입장이다. 

중병협은 "응급실 이용자수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이 권역이나 지역응급의료센터 보다 더 많다"면서 "지역 곳곳에서 거점병원 역할과 지역주민의 응급의료서비스를 도맡아 사망률 감소에 톡톡히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역응급의료기관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환자는 최우선적으로 가장 접근이 용이한 지역응급의료기관을 방문해 신속히 응급처치를 받은 후 후속치료를 계획하는 것이 순서"라고 밝힌 중병협은 "정부는 지역거점병원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역응급기관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응급의료 지원정책을 제대로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정용 중병협 회장은 "간호인력 규제 정책과 의료인력의 대도시 쏠림현상으로 나날이 치솟는 인건비를 부담하느라 지역병원들은 적자 경영이 불가피하다"면서 "손해와 적자를 감수하면서 지역주민을 위해 응급실을 열고 있는 지역 응급의료기관들부터 지원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정부가 할 일은 모든 국민이 차별없는 의료서비스의 제공을 받도록 지역의료와 지역응급의료센터를 살리는 것"이라며 응급의료 체계의 개선을 요구했다.

 
보건복지부는 취약지 응급의료 개선을 위해 2014년 249억 원의 예산을 2015년 294억 원으로 45억 원 가량 확대했다.

보건복지부는 응급의료기관 평가결과를 반영, 운영비 보조금과 공보의 배치를 차등 지원할 방침이다.

법으로 정해 놓은 시설·장비·인력 기준에 미달한 경우 채찍(행정제재)을 가하기로 했다. 특히 3년 연속 법정기준을 미충족한 응급의료기관은 아예 지정을 취소키로 했다.

3년 연속 시설·장비·인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6곳의 지역응급의료기관은 지정취소와 함께 공보의 배치에서 제외되는 극약 처방을 받았다.

지역 내 다른 응급의료기관이 없는 15곳은 공중보건의사 배치인원을 기존 2인에서 1인으로 절반을 줄이는 패널티를 줬다. 패널티를 받은 지역응급의료기관은 ▲경남 고성군(2014년 현재 인구 5만 6340명) 강병원 ▲부산 기장군(13만 3860명) 기장병원 ▲전북 김제시(9만 1151명) 김제우석병원 ▲경기 양평군(10만 3739명) 양평길병원 ▲충북 영동군(5만 414명) 영동병원 ▲충북 옥천군(5만 2757명) 옥천성모병원 ▲충북 음성군(9만 3504명) 금왕태성병원 ▲충북 진천군(6만 4642명) 진천성모병원 ▲경남 통영시(13만 9615명) 통영서울병원 ▲경남 하동군(5만 52명) 하동병원 ▲경남 함안군(6만 7733명) 함안중앙병원 ▲경남 함양군(4만 673명) 함양성심병원 등이다.

7만 569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전남 고흥군에서 유일한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을 받은 고흥종합병원 역시 공보의 감축이라는 패널티를 받아야 했다.

중병협 관계자는 "군 단위 지역 중소병원들은 원가에도 못미치는 낮은 의료수가를 받는 악조건 속에서도 지역 거점병원과 지역응급의료기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패널티만 주게 되면 지역 병원들은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역의료를 튼튼히 하지 않으면 환자 쏠림현상이 더 심해 지고, 의료 접근성을 떨어뜨려 환자들에게 불편과 혼란만 줄 것"이라며 "지역 주민의 의료접근성을 높이고 응급환자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취약지에서 거점병원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역 중소병원을 지원해 질을 높이고, 상향 평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