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약기술 선진화 이끈 1세대 제약인
한독의약박물관 재개관식...증강현실 체험
김신권 회장은 국내 제약산업의 선진화를 이끌어온 제약업계 1세대 경영인이다. 1922년 평안북도 의주에서 태어나 20세에 중국 만주에서 약방을 개업한 이래 70여 년간 약업 인생 외길을 걸었다. 1954년 한독약품(현재 한독)을 설립하고 국민보건 향상과 제약업계 발전을 이끌었다.
1957년 제약업계 최초로 세계적인 독일 기업 훽스트사와 기술제휴, 1964년 합작을 하며 글로벌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등 한국 제약기술 선진화를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만상(義州商人)의 후예인 김신권 회장은 사람을 중시하는 '신뢰경영'으로 한독을 대표적인 국내 제약회사로 만들었다. 1978년부터 임직원 자녀 2명에게 대학 학자금 전액을 지원했으며 1985년 업계 최초로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복지 제도를 일찌감치 시행했다.
특히 1975년 직원들에게 노동조합을 만들도록 권고한 일화가 있을 정도로 노사간의 화합을 중시했다. 한독이 지금까지 노사 분규를 겪지 않은 데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깔려 있다.
김신권 회장은 사라져 가는 의약학 사료를 보존하고자 1964년 국내 최초로 기업박물관이자 전문박물관인 '한독의약박물관'을 설립했다. 2006년 한독제석재단을 설립해 장학사업과 의약학 연구도 지원했다.
전현직 임직원과 박물관·제약업계 관련 인사들이 추모식에 참석했으며 한독의약박물관 재개관식이 함께 열렸다. 지난 해 설립 50주년을 맞은 한독의약박물관은 김신권 회장의 유지에 따라 유족들이 유산을 기부해 20년만에 새 단장을 했다. 재단은 국내외 의약학 유물과 생로병사를 주제로 한 예술품을 전시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전시물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서비스와 '증강현실기법'을 도입한 유물 체험을 통해 소화제를 만드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의약학 위인과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유물 스탬프 찍기' 등 체험 공간도 주목받고 있다.
한독의약박물관은 1964년에 설립된 한국 최초의 기업박물관이자 전문박물관이다. 보물 제 646호인 '청자상감약국명합'을 포함해 보물 6점과 충청북도 지정문화재 2점 등 총 1만여 점의 동·서양 의약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삶과 예술에 대한 현대예술품을 전시하는 <생명갤러리>가 있으며, 전문학예사가 박물관 유물을 설명하는 견학 프로그램, 소화제 만들기 같은 다양한 체험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