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응급의약품 키트 1000개 네팔 현지로 발송
경기도의사회·전남대병원·굿피플 등도 의료지원단 파견
대한의사협회는 8일 네팔 지역의 특성상 의료진의 손길이 미칠 수 없는 산악 등 고립지역에 헬기를 통해 뿌려질 응급의약품 키트 1차분 500개를 안혜선 사회참여이사 편에 네팔 현지로 보냈다.
이번 응급키트는 지난 1일 의협이 파견한 네팔 현지 긴급의료 선발대가 의료진 파견보다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현지 상황에 대한 보고에 따른 것이다.
의협 재난의료지원위원회는 "현지에 여러 국가와 구호단체 의료진이 오지 병원까지 파견돼 활동하는 등 의료인력이 포화상태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에 선발대에 이어 본진을 파견키로 했던 계획을 수정해 응급의료키트를 제작·지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피해지역을 우선해 돌아보고 의료활동을 우선적으로 펼치고 있는 선발대가 현지에 필요한 의약품 구성의 자문을 맡았다. 응급키트 한 팩에 들어가는 의약품은 복합제제 연고·해열진통 소염제·소독제·세균성 피부감염 치료제·정장제·점안액·위장약·파스·종합감기약·멸균거즈·탄력붕대 등 의료소모품 등 총 21종 1세트로 구성돼 있다. 응급키트 제작에는 경상남도의사회·고려대학교의료원·사단법인 지구촌교육나눔이 공동 지원했다.
전달을 맡은 안혜선 사회참여이사 일행은 도착과 동시에 네팔 보건복지부와 트리부반대학병원에서 응급키트를 건네고 이후 피해가 심각한 초따르·멜람치 지역에 방문해 의료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의협은 11일 재난지역에 추가로 2차분 응급키트 500개를 박양동 재난의료지원위원장 일행 편에 발송한다.
안혜선 사회참여이사는 "약품 구매 및 후원 요청 일정상 시간이 촉박했지만 전달과정에서의 파손을 고려해 일반적인 플라스틱 구급함이 아닌 부직포 주머니에 약품을 포장했다. 또한 약물 오남용 등을 우려해 각각의 약품마다 네팔어·영문 설명서를 첨부하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썼다"고 말했다.
추무진 의협 회장은 "선발대가 현지 상황을 파악한 결과 더 이상 의료진이 필요없을 만큼 포화상태라는 것을 알았다"며 "현지 특성상 의료진 접근이 어려운 지역이 많고 대형 재난에 따른 감염질환의 창궐할 수 있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응급키트 전달로 구호 방식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의협 외에도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의협 산하단체·의료기관·NGO 등 여러 기관의 구호대가 네팔로 의료지원을 떠났다.
경기도의사회는 네팔 현지에서 지속적인 의료활동을 펼쳐온 사단법인 로즈클럽인터네셔널과 함께 의료진 6명과 경기도청에서 위탁받은 1000만원, 양주시의사회 성금 100만원 등 1100만원의 구호물품 구입 자금을 보냈다.
전남대병원은 13명으로 구성된 긴급의료지원단을 파견했다. 의료지원단은 ▲의료장비 78종 ▲의약품 38종 ▲주사제 28종 등으로 카트만두 인근 지역에서 구호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국제개발 NGO 굿피플도 최경숙 샘여성병원 산부인과 과장을 대장으로 한 의료팀 8명과 함께 지원팀 2명이 네팔행 비행기에 올랐다.
의사들의 적극적인 네팔 구호 활동에 대해 추무진 의협 회장은 "국내 의사들이 세월호 등 국내 재난이나 필리핀 태풍·아이티 대지진 등 해외 재난 상황에 위험을 감수하고 뛰어드는 것에 의료계를 대표해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며 "우리 의사들이 힘든 여건 속에서도 인류애를 위해 봉사할 준비가 돼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 회장은 이날 공항을 찾아 여러 의료지원단을 격려하며 현지 구호활동에서 서로간 연계를 통해 효율성을 높일 것을 제언했다.
한편 의협은 재난의료지원에 있어 여러 단체들의 연계적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재난의료지원위원회를 발족했다.
추무진 회장은 "이번 네팔 의료진 파견을 계기로 국내 의료지원의 인적 네트워크 형성 등 단체 간 연계적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의협은 재난의료지원위원회를 만들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려 한다"며 "정보전달과 협조를 통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공감대가 이뤄진 결과"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