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전반적 정비해야 vs 검증된 제도만 운영
건보공단 약가 사후관리제 세미나 13일 개최
정부는 스토가를 동일제제 약가인하한 후 사용량 약가 연동제를 적용해 한 알당 147원의 보험약가를 결정했다. 보령제약은 동일제제 일괄인하 적용 전 복지부와 약가를 최종합의했는데 또다시 약가를 인하했다고 소송을 걸었다. 보령제약이 생각한 약가는 한 알당 155원이었다.
협상을 타결하고 나오면서 서로 다른 협상약가를 들고 나오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왜 이런 황당한 상황이 발생했을까?
약가협상 당사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3일 '약가 사후관리제도 합리화 방안'을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박실비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의약품정책연구센터장의 발표를 보면 이런 갈등은 당연해 보인다.
박 센터장은 "현재 운영 중인 약가인하제도만 4개로 적용시점과 방법이 제각각이어서 동일한 약이라도 약값이 저마다 다르게 산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약가인하제도의 전반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현재 정부는 ▲실거래가에 의한 사후관리 ▲사용량약가연동제 ▲제네릭 등재 약가 인하 ▲사용범위 확대에 따른 약가 사전 인하 등의 약가인하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박 센터장은 우선 4개의 약가인하 제도가 중복적용되지 않도록 약가 인하 시점을 통일하는 '약가인하 시즌제' 도입을 제안했다. 고시가가 아닌 실거래가를 약가인하 적용 기준으로 삼아 약가를 한번 인하하고 실거래가를 조사해 다시 깎아 제약사의 반발을 사는 일은 예방하자는 안도 나왔다.
제네릭 등재에 따른 약가인하와 사용량약가연동제 적용으로 인한 약가인하 적용시기를 조정해 두 약가인하 제도를 한 번에 적용받도록 하자고도 제안했다. 박 센터장은 "약가인하 기전이 제각각 적용되다보니 제약사는 여러번 약가를 인하당하는 느낌이 든다"며 "적용 시점이 통합될 경우 반발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박 센터장의 약가인하제도 정비 필요성에 대한 반론도 나왔다.
패널로 참석한 김진현 서울대 교수(간호대)는 "인위적인 적용시기 조정 등이 이제 겨우 정착하려는 약가인하제도를 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 약가인하제도를 합치고 붙이기 보다 실효성 있는 제도를 살리고 효과가 없는 제도는 없애는 퇴출안을 내놨다.
김 교수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지목한 제도는 '선별등재제'와 '제네릭 등재에 따른 약가인하 기전' 등 두 가지다.
국민건강보험공단측은 이번 세미나를 포함해 약가인하제도 개선을 위한 의견을 모아 개선안을 만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