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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혜경궁 홍씨', 영화와 만났다
연극 '혜경궁 홍씨', 영화와 만났다
  • 윤세호 기자 seho3@doctorsnews.co.kr
  • 승인 2015.06.0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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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사도세자-정조 3대에 걸친 조선왕가의 비극!
'공연+영화' 작업의 고정관념을 깬 새로운 도전
▲ 영화의 한 장면.

정조는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기념해 새로 축조한 화성행궁에서 회갑 진찬례를 연다. 그 자리에서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를 장조란 임금의 칭호로 추대하고, 그날 밤 혜경궁 홍씨는 죽은 사도세자의 혼령을 마주한다. 혜경궁 홍씨의 기억을 따라 현실과 기억 저편의 경계를 넘나들며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이 만나 엉킨 실타래를 풀 듯 그녀의 삶을 되짚어 가는데…

한국연극평론가협회가 선정한 '2014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오른 연극 '혜경궁 홍씨'. 이 연극은 지난 2013년 초연과 2014년 재연 모두 전석 매진을 기록한 화제의 연극이다. 3대에 걸친 왕족의 거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꿋꿋하게 생을 살다간 사도세자의 아내인 혜경궁 홍씨의 삶을 다룬 이윤택 연출의 창작연극. 이 연극이 국내 최초로 영화와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여 화제다. 지난 4일 상영관에 개봉한 '혜경궁 홍씨(DnC Live)'가 바로 그 작품.

장동홍 감독이 매거폰을 잡고 배우 김소희 등과 함께 조선왕조 500년 역사상 가장 기구한 운명을 겪어야 했던 여인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겼다.

이 영화를 제작하는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대공연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고 영상으로 옮기는 것. 특히, 이윤택 연출가 특유의 호흡과 동선, 감정을 어떻게 관객에게 좀 더 친절한 방식으로 표현하느냐가 관건이었다고 한다. 여러 접근 방법을 고민하다가 영화적 접근 방법을 선택했고, 이것은 촬영뿐만 아니라 편집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카메라워크, 렌즈의 선택에서 이윤택 연출의 호흡의 간극·시점·감정의 디테일을 총체적으로 담아내야 하는 부담감을 가지고 접근한 선택이었다.

 

 

한편, 기존에 공연 무대를 영상으로 옮긴 방식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카메라가 무대 위로 올라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가장 흔한 방법은 중계용 카메라 몇 대를 객석 쪽에 설치하고 중계하듯이 촬영하고 이것을 편집하는 것이다. 이 방법을 쓰는 이유는 공연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하려는 이유가 크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한계가 있다. 철저하게 제 3자의 시선(관객의 시선)으로 바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장동홍 감독과 이윤택 연출은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카메라를 들고 무대 위로 올라가서 연기하는 배우와 호흡하며 촬영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영화적인 장점 역시 부각됐다. 감정이나 표정을 카메라워크와 렌즈, 시점샷으로 보여 줄 수 있는 것. 물론, 기존 중계방식의 촬영방법도 클로즈업을 활용하지만 카메라의 위치 때문에 컷마다 각도와 사이즈의 한계가 어쩔수 없이 생긴다. 결국은 카메라가 무대 위에 올라갔느냐, 배우에게 얼마나 다가갔느냐의 커다란 차이를 이번 영화에서 그들은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공연+영화' 작업의 고정관념을 깬 새로운 도전 '혜경궁 홍씨(DnC Live)', 의미있는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블록버스터 상업영화에 밀려 서울 5곳, 지방 3곳 등 전국 8개 스크린에서만 막을 올려 진한 아쉬움을 남긴다.

▶이윤택 연출은 ? / 공연예술계의 거장 이윤택 연출가는 1952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그는 1986년 부산 소극장들이 문을 닫던 시절 기자 생활을 그만두고 연희단거리패를 창단, 중구 광복동 한편에 가마골소극장의 문을 열었다. 군부독재의 암울한 시대를 살아온 이윤택은 연극을 통해 다양한 실험과 지적 언어로 세상에 항거하며 극작·연출·연기 훈련·무대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작업을 통해 1990년대 한국 실험연극의 기수로 등장, 지역 연극인 최초로 '산씻김'·'시민K'·'오구'·'바보각시' 등을 서울 무대에 선보이면서 한국 연극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1994년 '창부'길 떠나는 가족'으로 동아연극상, 서울연극제를 수상했고, 1995년 '비닐하우스'·'문제적 인간, 연산'으로 동아연극상 대상, 연출상, 대산문학상 등의 상을 휩쓸면서 한국 연극을 평정한다. 이후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태풍'·'도솔가'·'천국과 지옥'·'화성에서 꿈꾸다'·'이순신' 의 연출 및 제작을 통해 창작 뮤지컬의 가능성을 발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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