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메르스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5.06.1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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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헌(서울 강남·김기헌이비인후과의원)

 
걷잡을 수 없는 메르스 사태에 직면하자 급기야 대통령은 뒤늦게 전염병 전문가들에게 우선적으로 위임한다는 발표를 했다. 전문가의 필요성은 두 말할 가치가 없다.

행정가는 전문가의 견해와 의견을 들으며 행정력을 발휘하고 전문가는 전문적 지식을 사회제반에 걸쳐 적시 적소에 적용해 효율적 방법을 고취하고 파급시켜야 한다.

우리나라는 의료 선진국에 속하는데 무엇이 문제일까?

필자는 1974년부터 1975년까지 약 1 년여 동안 베트남 전후 복구사업으로 호치민시(당시 사이공)에서 베트남 '한월의료원'의 이비인후과 자문의와 민득의과대학 이비인후과 교수로 근무한 바 있다.

베트남은 프랑스의 식민지로 100년 동안 지배받으면서 어떤 면에서는 시스템이 서구화돼 있었다.

한월의료원이 세워진 곳은 호치민시로 전염병센터(전염병 병원)에 선정된 큰 부지 일부에 세워졌다(500병상). 그 곳에는 전염병인 말라리아·뎅기열·콜레라 환자가 격리수용 돼 있고, 의료진 숙소는 전염병 병동에서 약 40m 거리에 있어 주의 깊게 관찰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내 생각으로는 이런 최신식의 500병상 병원(의사 각 과 자문의 10명:우리나라의 전역에서 선발된 대학 교수 및 간호사 , 북 유럽 국가에서 수련한 자문간호사 10명, 또 보건복지부에서 선발된 행정관, x-ray기사 및 검사실 요원기사 그리고 현지 의사와 의료 종사자 등으로 구성된 병원)이라면 우리나라에서라면 종로나 광화문네거리 등 시내의 중심부에 병원 부지를 택했을 법 한데 시내에서 떨어진 사이공 강변에 건축했다(당시 병원 건축에는 한국 정부의 지원으로 약 500만 달러가 투입됐고, 병원시설 기자재는 미국정부가 지원했다). 또 병원 건축과 운영은 전후 복구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이 운영하게 됐다.

일본도 대규모의 죠레이병원(약 1000병상)을 제공했다(1975). 열대의학 연구소를 설립하는 조건이었다.

일본은 2차대전시 이미 동남아지역을 점령했던 경험이 있다. 동남아지역에 대한 상당한 사회적 역사적 및 지형학적 지식이 있기 때문에 일본은 전술한 제반기반을 갖고 열대지방에 열대의학연구소를 만들고 열대병에 대해 대처할 역학적인 잠재적 능력을 키워온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의과대학이 약 40여개나 되는데 열대병에 대해서는 교과서에서 가르치지만 열대병 연구소가 하나도 없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대학에 열대의학연구소를 만들고 정부는 그 대학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해 기초적인 연구부터 사회적으로 전염병의 역학적 문제를 항상 연구 준비해 유사시에 대비해야 한다.

국민이 지구상에 가있지 않은 곳이 있는가? 우리 사업장이 없는 나라가 있는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동포 및 근로자의 질환은 그 곳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다.

이번 메르스 사태도 바레인에 가 있던 교포가 귀국해 이동하면서 발생됐다. 따라서 대학에 열대병에 대한 열대의학연구소가 있었더라면 메르스에 대해 당황하지 않았을 것이다. 메르스는 MERS-CoV의 전염원이 문제가 돼 발생한다.

행정가가 보건의료 전문가에게 의뢰해 전문가 의견을 따랐다면 지금처럼 우왕좌왕하지 않았을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항상 공공의 전염병 격리 시설이 있는 병원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국가 의료보험인데 개인병원에게만 의존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지금 이번기회를 도약의 계기로 삼기를 바라면서 몇가지를 제안한다.

1. 전염병에 대한 전문적 대책 수립

2. 열대의학 연구소 건립의 필요성

3. 월남 호지민 시티에 있는 한월의료원(500병상)이 풀밭에 버려져 있다는데 차제에 이 병원을 다시 재건해 병원 설립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우리가 힘들게 건립하였던 병원을 재건해야 한다. 차제에 전염병센터로 활성화하면서 우리도 열대의학연구소를 설립해야 한다.

여기저기서 의료구호사업의 난립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그 병원을 기점으로 열대병 연구소를 설립해 대학에 위탁하고 본래의 취지대로 대민사업을 건전한 사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메르스의 확산을 보면서 아전인수 격으로 정치가·행정가가 해석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우리가 합심해 위기를 극복 못 할 것이 무엇인가? 근대사는 모질게 우리에게 다가왔다 간다. 덕택에 서구문명의 진수를 경험하고 그 것을 토대로 발전하고 있는 슬기로운 우리가 아닌가. 우리는 해 낼 수 있다. 우리 의료는 얼마나 발전했는가. 이것을 적기 적소에 잘 운영하면 세계 제일일터인데 말이다.

전염병에 대한 대처는 우리에게는 절대절명의 과제다.

1. 우리는 남북으로 나뉘어져 있고 휴전선이란 엄격한 현실이 있기 때문에 세균전이란 문제를 항시 심도 깊게 고려하고 대처해야 한다.

2. 실제로 이번처럼 메르스 같은 문제가 생기면 의학적 전문지식을 활용해 임하고 전문가 및 행정가는 항시 준비된 계획대로 일사분란하게 대처해야 한다.

3. 인력문제와 더불어 시설 등을 현재처럼 민간 의료에만 의지해 국가적 사업을 수행할 것인가? 현재처럼 전염병 거점 병원이 미리 지정됐더라면 전염병 환자가 의심되는 경우 환자를 분리해 진료에 임하였을 것이다. 전염병 병원 및 병실을 즉시 이용할 수 있는 체계가 돼 있어야 한다.

4. 나는 낙관한다. 우리도 이 혼란에서 이겨 낼 수 있는 훌륭한 인적 자원이 있는 나라이다.

5. 도덕적으로 해이되면 안된다. 각기 문제가 제기되면 국민은 공중도덕과 사회의 질서를 지켜 나가야 한다.

6. 지금도 늦지 않았다. 거점 병원이 지정됐고 적정 병상이 준비됐다면 메르스 환자는 거점 병원에서 중점적으로 가료해야 하고 일반 병원에는 일상적 정상근무에 임해야 한다. 메르스에 확진되면 거점병원에 이송후 격리해 총체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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