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U대회 한의과 진료실 'Gwangju Korean Medical Association' 표기
신현영 의협 대변인 "영문명칭 도용 심각한 문제...조직위 항의 시정 요구"
광주시한의사회는 6월 26일 광주유니버시아드 선수촌병원 내에 한의과 진료실을 개설하면서 'Gwangju Korean Medical Association'이라는 영문을 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현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겸 홍보이사는 "한의사협회와 영문명칭 사용을 놓고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민감한 시기에 한의사회가 의협의 영문명칭을 도용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전세계 각국에서 한국을 찾은 외국인 선수와 임원들이 이 영문명칭을 보면 한국 의료와 한방 의료를 똑같이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대변인은 "유니버시아드조직위원회에 즉각 항의해 잘못된 영문명칭을 시정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면서 "영문명칭을 놓고 첨예하게 소송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한의사회가 고의로 명칭을 사용했든, 영문명칭을 제대로 모르고 착각했든 혼란과 혼동을 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한의사협회는 출범 이후 줄곧 'The Association of Korean Oriental Medicine'이라는 영문명칭을 사용해 오다 2012년 7월경부터 'Oriental'을 삭제한 채 'The Association of Korean Medicine'을 사용, 의료계의 반발을 불렀다.
의협은 "의사와 한의사의 기능과 역할이 분명히 다름에도 한의협의 영문명칭(The Association of Korean Medicine)은 의협의 영문명칭(Korean Medical Association)과 유사해 혼동을 줄 수 있다"며 2013년 5월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에 이어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서울남부지방법원 제11민사부는 6월 12일 의협의 소송을 기각했다.
유화진 의협 법제이사는 "의협 내부적인 의견 조율과정이 남아있지만 개인적으로 항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법리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항소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한의계 관계자는 "한의학은 'Oriental Medicine' 등으로 불리며 전통중의학(Traditional Chinese Medicine)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Korean Medicine'이라는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중의학과 다른 독립된 정체성과 해외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한의사회(회장 안수기)는 광주U대회에 한의과 진료실 개설을 위해 1년 전부터 준비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의과 진료실에는 한의사 49명·간호사 32명·진료보조인력 13명이 한의진료팀으로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