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빈혈 여성 환자도 무수혈 수술 가능"

"중증빈혈 여성 환자도 무수혈 수술 가능"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5.07.2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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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 순천향대서울병원 교수팀 연구결과 SCI 게재
만성적 혈액부족·수혈 부작용 최소화…"선택 아닌 필수"

국내에서는 혈색소 수치가 5g/dl 미만인 중증빈혈의 경우 수혈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중증 빈혈 환자에게 다른 치료보다 수혈을 선행하는 이유는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생각과 수혈을 할 경우 혈색소 수치가 즉각적으로 상승하는 결과도 한 몫 한다. 하지만 비교적 젊고 다른 질환을 동반하지 않았다면 빈혈이 심한 여성도 수혈하지 않고 치료받을 수 있다는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수혈이 암환자의 5년 생존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기존의 결과는 물론 대표적인 수혈 부작용으로 알려진 감염과 면역반응을 줄이기 위한 의료계의 다각적인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는 논문으로 평가돼 의미가 더욱 크다.

이정재 순천향의대 교수팀(순천향대서울병원 산부인과/이은실·김민정·박보라·최규연·이임순)은 이번 연구에서 빈혈외에 다른 질환을 동반하지 않은 젊은 여성이라면 수혈하지 않고 중증빈혈을 치료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2003년 3월부터 2012년 12월까지의 전체 치료 환자 중 인구학적·임상적 특성과 빈혈치료 방법 등을 기준으로 연구에 부합한 대상자 19명(부인과군 12명·산과군 7명)을 선정했다.

대상자의 빈혈치료는 우선적으로 기저질환을 교정하는데 중점을 뒀고 그 후 정맥철분제를 투여하고 필요한 경우 적혈구 생성 촉진인자·지혈 효소·수액 등을 적절히 투여했다. 입원 당시 19명의 평균 혈색소 수치는 부인과군이 4.13±0.97 g/dl, 산과군이 3.60±0.89g/dl으로 5g/dl 미만(정상 12~15.6 g/dl)의 중증 빈혈이었지만 퇴원 시 수치는 각각 6.73±1.43 g/dl, 7.31±0.69 g/dl까지 증가했고 사망 및 심각한 합병증은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여성의 평균나이는 35.8±10.2세, 평균 재원기간은 부인과군 6~10일, 산과군 9~17일을 기록했다.

이들 모두 암과 같은 악성질환을 제외한 양성질환으로 인해 빈혈을 앓고 있었으며 자궁근종·선근증과 같은 부인과 질환, 태반조기박리·전치태반·자궁수축부전 등의 산과 질환, 원인을 알 수 없는 부정출혈 등이 빈혈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이정재 교수는 "무수혈 치료가 후유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것이 이미 입증됐고 세계 20개국에서 무수혈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며 "우리도 종교적인 부분을 초월해 수혈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환자의 '의료 질'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헌혈 인구가 줄면서 만성적 혈액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고 불안정한 수급으로 발생하는 의료비용을 고려해본다면 무수혈 치료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은 무수혈수술센터는 2000년도에 문을 열고 무수혈 치료 심포지엄과 환우회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 2000례의 수술을 달성했다. 이 교수팀의 이번 논문은 SCI 저널인 호주뉴질랜드 산부인과학회지(2015년 6월)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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