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부터 사흘간 재미한인의사협회(KAMA) 국제 학술대회가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공동으로 서울에서 열렸다.
1989년 한미합동학술대회를 끝으로 단절됐던 학술대회가 26년만에 재개되면서 모국 의사들과 재미의사들의 관계가 새롭게 정립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초창기 재미한인의사들은 한국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1세대 이민자들이 주축을 이뤘다. 미국 각지에서 활동하던 이들 1세대 재미의사들은 1973년부터 재미 8개 의과대학 동창회 대표들이 나서 미국 내 지역의사회를 차례로 조직하고 회칙을 제정하면서 1974년 뉴욕에서 미국내 한인의사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당시 창립총회의 결의에 따라 이듬해 10월 모국에서 열린 광복 30주년 기념 종합학술대회에 재미의사 100여명이 대거 참가하면서 제1회 한미합동학술대회가 시작됐다.
이와 같은 교류는 선진 신의료기술의 전파통로가 돼 한국 의학 발전에 큰 도움을 주기도 했으며, 재미 의사들은 모국의 발전상을 직접 체험하고 조국애를 일깨우는 계기가 됐지만 1989년 뉴욕대회를 끝으로 한미합동학술대회의 맥이 끊기고 말았다.
재미한인의사협회를 창립하는데 앞장섰던 1세대 의사들이 현역에서 물러나고, 미국에서 의대를 다니거나 미국에서 출생한 1.5세대 또는 2세대로 대거 세대교체 되면서 모국과의 유대감이 점차 흐려진 탓이었다.
하지만 세대교체기를 맞아 최근 변혁기를 맞은 재미한인의사협회 내부에서 한민족으로서의 동질성 회복과 함께 모국 의사회와의 교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KAMA 서울 국제학술대회가 성사됐다.
의협과 병협이 재미한인의사협회와 교류 협정을 체결해 공동 주최하고 대한의학회가 학술부분에서 협력하는 등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기획돼 한 차원 높은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정립하는 도약대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태평양이란 공간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한국인' 그리고 '의사'라는 공통분모로서 성사된 이번 학술대회가 한미 양국 의료계의 발전적 미래와 인류애 실현을 위해 이번 한번이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