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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류인 회고전 '존재의 연소'
故 류인 회고전 '존재의 연소'
  • 윤세호 기자 seho3@doctorsnews.co.kr
  • 승인 2015.09.0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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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아라리오뮤지엄서 19일부터 2016년 3월 20일까지
▲ '급행열차-시대의 변(1991)'은 1995년 열린 제주비엔날레에 출품된 이후, 2001년까지 제주 문예회관 야외공간에 설치된 적 있어 제주와도 인연이 있는 작품이다. 앞만 보고 질주하는 인간이 결국 제 얼굴을 잃고 마는 내용으로 시대에 대한 통찰을 드러낸다. 이 작품은 3개의 인체 원형 틀을 이용해 전시장소의 크기에 따라 개수를 달리 구성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전에 설치됐던 4명의 남성상에서 확장된 버전으로 9명의 군상들을 나열한 규모 있는 작품으로 감상할 수 있다.

한국 조각을 대표하는 요절한 천재조각가 故 류인(1956~1999)의 회고전 '존재의 연소'전이 제주 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 5층 전시장에서 19일부터 2016년 3월 20일까지 조각·설치 작품 등 총 6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짧은 화업에도 불구하고 심도 깊은 작품세계를 선보인 류인 작가의 작품세계 전반을 아우르는 전시로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5주년을 맞아 여는 의미있는 전시다.

생전의 작가는 작품을 통해 관람자와 소통할 때 불필요한 설명 없이 명료하고 정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인물과 같은 구체적인 형상을 통해 존재의 근원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동시에 과감한 생략과 자신만의 독자적 조각 스타일을 완성했다.

▲ '자소상(1978)'은 류인의 가장 초기 작업으로 역동성이 선명히 드러나는 작품들과 대조적으로 왜소한 모습을 보인다. 실제 작품을 제작할 당시 류인의 몸무게는 45kg 정도의 왜소한 체구로, 작은 거인이란 별명을 얻게 된 계기가 됐다. 류인은 본인이 확신할 수 있는 매체는 조각뿐이라고 말하면서도 본인이 조각을 할 수 있는 육체적 조건을 갖지 못해 고통스러워했다고 한다.

평단은 인체의 특징을 정확히 뽑아내고 재료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면은 조각의 거장 오귀스트 로댕에, 극적인 연출로 인한 감정적인 울림은 케테 콜비츠의 표현주의적 판화 작업과 비교한다.

하지만 다수의 미술대전에서 수상을 하며 뛰어난 천재 조각가로 인정받은 작가였지만 잦은 음주와 타고난 지병으로 43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류 작가….

'존재의 연소'라는 부제에서 암시하듯 그에게는 작업이란 '하나의 가치를 위해서 자기의 전 존재를 연소시킬 수 있는 맹목적이고 철저한 헌신'이자 '대상과 자기와의 완전한 합일'이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5년이 흐른 지금 다시 한 번 조명되는 그의 작품을 감상해 볼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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