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구 교수, 예산확대, 단일지휘체계 구축 등 강조
"전염병 피해 최소화·회복 부분 대책 강화해야"
이종구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는 10일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에서 열린 공공보건의료 서울대병원 산하 4개 병원 합동 심포지엄에서 정부 감염병 대책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미 전염병은 국경이 없다. 하루면 전 세계로 전염병이 번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피해최소화와 피해회복 부분에 더 많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1차의료기관이 감염병의 게이트키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감염환자가 처음 찾는 곳은 1차의료기관이다. 이 곳에서 제대로 대비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보건소는 진료를 목적으로 하는 곳이 아니다. 1차의료기관에서 발생한 환자를 관리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의료기관 내 감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예산으로는 불가능하다. 이는 병원감염 예방 및 피해구제와 관련된 따로 조성된 기금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각 병원의 감염병 관리를 병원 평가에 크게 반영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전염병예방법만으로 다가오는 전염병에 적절히 대응하기 힘들다고 지적하며 감염병 위기관리에 대한 기본법 제정을 주장했다. 이 교수는 "전염병예방법 외에 학교보건법·환경보건법·검역법·산업보건법 등의 상위에 있는 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기본법을 통해 현행의 유사하고 중복된 공중보건부분에 대한 합리적 조정과 일원적 의사결정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감염병 위기관리를 위한 거버넌스의 재구축도 강조했다. 이 교수는 "감염병은 질병관리본부나 보건복지부만의 몫이 아니고 지자체나 여러 부서가 연관돼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위기상황에서 공중보건과 의료지원에 대한 단일 지휘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건복지부는 위기 상황시 마련된 지휘체계에 많은 부분을 위임하고 청으로 승격된 질병관리본부가 각 시도의 질병관리본부와 시·군·구 현장응급대응센터를 지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은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서울시보라매병원·서울대병원강남센터 등 4개 병원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개회식에서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은 "최근 나라를 놀라게 했던 메르스 사태로 인해 국가적 전염병 관리 시스템 공공의료의 역할의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다"며 "책무이자 화두로서 신뢰회복이 중요하다. 국민안전과 공공보건의료 중요성을 일워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대병원은 국가중앙병원으로서 공공의료 발전을 위해 인력·예산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높은 한계에 부딛히는 경우가 있다"며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경험을 공유하고 논의를 펼쳐 공공의료 현주소와 앞으로의 방향 설정에 뜻깊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