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환 이사장 "정부 정책 방향 잘못 잡아...수가 깍으면 저질의료 양산"
의료재단연합회 10일 정책토론회...경영난 허덕이는 병원 회생 방안 모색
이윤환 안동복주병원 이사장은 10일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의료재단연합회 정책토론회에서 "장성요양병원 화재 사건은 야간에 30여명의 환자를 1명의 간호조무사가 맡으면서 신속한 대피를 하지 못해서 벌어졌다"면서 "정부가 화재 사건 이후 당직의료인 규정을 신설했지만 정작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필요한 것은 간병인력이지 당직의료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간병보험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요양병원이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제2의 장성요양병원 참사가 또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 이 이사장은 "제도적인 개선없이 요양병원 수가를 인하하면 인력규정을 지키지 못한 질 낮은 요양병원이 더 양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이사장은 간호인력 확충 계획없이 포괄간호제가 확대되면 요양병원의 간호인력난이 가중되고, 의료의 질이 더 낮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방병원은 3교대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간호인력이 모자란 실정"이라고 밝힌 이 이사장은 "간병보험 급여화를 통해 요양병원이 최소한 환자 6∼8명당 1명의 간병인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법인 경영난,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박경수 KPMG 실장은 "수도권 대학병원들은 치열한 홍보를 통해 병원 이미지와 의사의 지명도를 높임으로써 지방 환자들이 쏠리고 있다"며 "지방병원들이 홍보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실장은 "조직규모가 작은 병원은 조직이 큰 대형병원에 비해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혁신과 변화의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병원장의 마인드 변화를 주문했다.
또 "원가 절감 방안으로 흔히 생각하는 인건비와 수도·전기료 절감에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비효율을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소병원들과 대형병원의 역할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박 실장은 "대형병원은 예방에서부터 진단·치료·건강관리 등에 이르기까지 생애전주기적인 범위까지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며 "예방과 건강관리는 지역사회 주민과 밀접한 중소 병원원들이 수행해야 할 몫"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