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위 여야 의원들, 지리한 공방 끝 정회...공전하는 국감
문 전 장관, 15일 국회 세미나 참석 예정...여야 공방 불씨 될 듯
두 번이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고도 끝내 출석하지 않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장관에 대한 후속조치를 놓고 여야 의원들이 설전을 벌였다.
오늘(8일)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던 문 정 장관이 끝내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문 전 장관에 대한 '동행명령'을 내려야 한다구 주장하면서 여당측의 합의를 요구했지만, 여당 의원들은 증인출석 요구서가 문 전 장관에게 제대로 전달됐는지 확실치 않기 때문에 불출석에 대한 '고발 조치'를 검토하는 것이 합당하다며 맞섰다.
앞서 문 전 장관은 지난달 21일 국회에서 열린 메르스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된 바 있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당시 야당 의원들은 문 전 장관의 불출석에 분개하며 국회법 위반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여당 의원들은 문 전 장관 증인채택 결정 시점이 출석일 4일 전으로, 7일 전에 증인채택을 하고 통보해야 한다는 국회법 규정을 어겼기 때문에 문 전 장관이 출석할 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문 전 장관 증인채택 정당성 여부에 대한 여야간 지리한 공방으로 결국 메르스 국감은 시작도 못하고 끝나고 말았다.
이후 야당은 여당이 지적한 증인채택 시점 요건을 갖춰 문 전 장관의 종합국감 증인 채택을 추진했고, 여당 역시 문 전 장관 증인채택에 동의했다. 그러나 문 전 장관은 8일 종합국감에도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문 전 장관의 거듭된 불출석에 야당 의원들은 격분하면서, 문 전 장관에게 동행명령을 내려서 국회에 출석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여당 의원들을 압박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양승조 위원은 "여당의 지적에 따라 증인채택 요건을 갖춰 문 전 장관을 증인채택 했는데, 문 전 장관이 출석하지 않았다"면서 "문 전 장관에게 동행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남인순 의원 역시 "국가적 위기를 초래한 메르스 사태에 대한 의문점을 풀기 위해 문 전 장관의 증인이 매우 중요함에도 문 전 장관이 증인출석을 두 번이나 거부했다"면서 "동행명령을 내려 국회에 출석하도록 해야 한다"고 보탰다.
그러나 여당 의원들은 국회법에 따라 고발 조치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반박했다. 여당 의원들은 "문 전 장관이 보건복지위원회 보고와 메르스특별대책위원회에서 메르스 관련 사항에 대해서 진술한 바 있기 때문에 국감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것이 실효성이 없다"며 동행명령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러자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은 "문 전 장관에 대한 처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증인으로 출석해 국민들의 의문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오늘 자정까지라도 기다릴테니 문 전 장관을 증인으로 출석시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렇듯 여야 의원들의 양보 없는 공방이 지리하게 이어지자, 김춘진 보건복지위원장은 "여야 간사 협의를 통해 문 전 장관의 후속조치에 대해 결정하도록 하자"면서 정회를 선언해, 메르스 국감에 이어 종합국감도 파행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국감 증인출석을 사실상 거부한 문 전 장관이 오는 15일 국회에서 열릴 예정인 '사회복지의 과제'를 주제로 한 세미나에 연사로 나설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야간 또 한번의 공방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