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신종감염병 '비만'
의협신문 연중기획-비만병을 치료하자 ②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인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남성 37.6%, 여성 25.1%로 나타났다. 비만인은 정상인보다 당뇨병·고지혈증·고혈압·관상동맥질환 등 만성질환에 잘 걸리며, 각종 암과 관절질환의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의료비를 증가시키고,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리는 비만을 '21세기 신종 감염병'으로 규정했다. 국가 차원에서 21세기 신종 감염병인 '비만'을 관리하지 않으면 국민의 건강 수준을 떨어뜨려 인적 자원의 질을 저하시키고, 개인은 물론 국민의료비 증가로 경제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도 2018년부터 식이조절이나 운동 등으로 치료가 어려운 병적 고도비만 환자의 수술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키로 했다. <의협신문>에서는 비만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효율적인 비만 관리 방법을 알리기 위해 총 11회에 걸쳐 연중기획 <비만병을 치료하자…21세기 신종 감염병 '비만'>을 시작한다.<편집자> |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의 비만기준은 체질량지수 25 kg/㎡ 이상이다. 고혈압·제2형 당뇨병·이상지질혈증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뿐만 아니라 자궁내막암·유방암·전립선암 및 대장암과 같은 여러 암들도 비만에서 유병률 및 사망률이 증가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비만은 미용상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상의 문제로 다뤄야 하며 위와 같은 질병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마치 금연을 기본 건강의 문제로 다루듯이 체중감량도 반드시 환자들에게 권고해야 한다.
비만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결국은 섭취하는 에너지가 소모되는 에너지보다 많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며 따라서 비만치료의 기본은 에너지 섭취를 제한해 체내 에너지 결핍을 유도하는 것이다.
비만치료를 처음 하러 올 때 환자마다 비만의 정도가 다르며, 동반되는 합병증도 여러 가지이고, 환자가 생각하는 치료목표도 각양각색이며 무엇보다도 다시 체중증가가 오는 치료 실패가 많아 치료의 목표를 잡기가 어렵다.
그러나 3∼5%의 체중감량만으로도 여러 심혈관계 합병증의 위험이 줄어들기 시작하므로 설령, 그 사람이 비만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온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처음 환자가 왔을 때 혈압, 체온 등의 활력증후를 측정하듯 키, 몸무게와 허리둘레를 측정해 비만하다면 식이치료·운동교육 등의 간단한 교육이라도 해 체중감량을 권해야 한다.
비만한 환자가 비만을 치료하고자 병원에 왔을 때 이 환자의 치료목표가 표준체중이 될 수는 없다. 키가 160㎝이고 몸무게 80㎏인 사람이 6개월 비만치료를 받았다고 표준체중인 58㎏이 되지는 않으며 설령 표준체중이 되더라도 이를 계속 유지하지는 못할 것이다.
비만치료의 목표는 체중감량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는 것에 있다. 그리고 그럼으로써 심혈관계 합병증의 예방내지는 위험을 줄이는 것이다. 비만환자는 6개월간 체중의 5∼10% 감량을 치료목표로 삼는다.
초기에 체중감량이 많을수록 요요가 더 심하게 올 수 있다(수술치료는 예외이다). 운동만으로 체중을 빼기는 어렵다. 체중 60㎏인 사람이 10㎞를 뛴다면 500Kcal정도 에너지를 소모한다. 이것은 컵라면 한 개정도 에너지이다.
따라서 비만한 사람들은 식이요법과 운동을 함께 해야지 운동만으로 체중감량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운동을 하기 더 어려운데 관절이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결국 식이요법에 의존하게 되는데 에너지 섭취를 줄여 체중감량을 하면 몸에서는 근육이 줄게 된다. 근육은 단백질이므로 4Kcal만 소모해도 1g이 빠지고 물도 함께 빠지므로 초기에는 체중감량이 잘 이뤄진다.
그러나 나중에 지방이 빠지게 될 때는 9Kcal가 소모해야 1g이 빠지므로 체중 자체도 잘 빠지지 않는다. 이렇게 근육감소로 기초 대사량이 감소되므로 굶어서 체중감량을 하게 되면 초기에는 체중이 잘 빠지지만 금방 체중이 잘 빠지지 않는 정체기가 오며 식사량을 다시 예전처럼 먹게 되면 기초 대사량이 줄어든 만큼 더 체중이 증가하는 요요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래서 비만한 사람이 이런 체중감량 다이어트를 몇 번 하게 되면 오히려 다이어트 하기 전보다 더 살이 찌게 된다.
식이요법과 운동, 그리고 필요한 경우 약물요법을 함께 꾸준히 실시하더라도 6개월 체중감량 후 더 이상 체중이 감량되지 않는 정체기가 온다.
이는 그동안 감량된 체중으로 인해 아무리 운동을 해 근육을 유지하려 해도 어느 정도의 근육감소는 있을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한 기초 대사량의 감소로 같은 양의 식사량과 운동량으로는 더 이상의 체중감량이 일어날 수 없다.
따라서 이후 6개월~1년간은 체중유지기로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는 시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지방 1㎏을 줄이기 위해서는 약 8000Kcal의 에너지 소모를 해야 한다. 이 때 하루 500Kcal 정도 덜 먹고 300Kcal정도 운동을 한다면 10일에 1kg정도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1달에 2∼3㎏ 정도의 체중감량을 기대할 수 있는 양으로 많게는 3개월에 10kg까지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
1일 에너지 섭취량 500Kcal 줄이는 것은 성인의 경우 평소 먹는 양의 1/4~1/3의 양을 줄이는 것이므로 건강상 문제가 되지 않을뿐더러 사람들이 따르기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간혹 단기간에 상당히 많은 체중을 감량시키기 위해 (11∼14주에 14.2∼21㎏ 감량) 1일 800Kcal 이하로 극심하게 열량을 제한하는 초저열량식(very low calorie diet, VLCD)을 시행하기도 하나 이는 중단 후 추후 관리를 하지 않을 경우 체중이 다시 증가된다는 보고도 있으며 여러 가지 의학적 문제가 초래될 여지가 많다. 혹시 이용하더라도 반드시 의학적 감시가 필요하다.
총에너지 섭취를 제한하는 것만큼 에너지 조성비에 대한 비만 식사치료가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다. 고단백식이(총 열량의 25∼30%) 체지방감량 및 유지효과가 크고 포만감이 증가시킨다고 보고한 연구도 있고 저당지수 식사가 비만환자에게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있으나 아직은 근거가 부족하다.
특정 영양소를 제한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에너지양을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며 당질은 총 에너지의 50∼60%, 지방은 25% 이내로, 단백질은 7∼20%로 섭취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열량제한 시 문제가 되는 것은 음식물의 양과 종류를 제한할 경우 비타민 및 무기질의 적절한 섭취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1일 1200Kcal 이하로 에너지 섭취를 제한하는 경우 비타민 및 무기질 보충제 사용이 권장된다.
비만한 사람 중에는 종종 "내가 매일 수영을 1시간씩 하는데 살이 찐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운동만으로 체중감량을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운동만이 지방을 소모시켜준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식사조절과 함께 운동을 해야 하며 특히 감량된 체중의 유지를 위해서는 반드시 운동을 해야 함을 환자에게 교육해야 한다.
40대까지 운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 체중감량을 위해 병원에 왔다면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건강상태를 평가해야 하는데 문진, 이학적 검사 및 기본적인 의학 검사를 실시해 운동을 할 수 있는 건강상태인지 먼저 알아본다.
운동의 강도는 안정성과 유효성을 고려해 심장과 폐에 부담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해져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심박동을 이용한다.
최대심박수(220-나이)의 60∼75% 정도가 적당한데 이는 10초의 심박수를 구한 후 6을 곱하면 된다.
일반적으로는 노래하기는 힘든 정도, 말은 할 수 있는 정도 강도의 운동이 적절하다. 운동의 양으로는 유산소 운동은 1회에 30∼60분 실시해 주당 5회 이상으로 또는 주당 2000Kcal이상 에너지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하루 300Kcal 정도의 운동량이다. 일반적으로 현대인이 특별한 운동을 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직장생활을 한다면 하루에 활동으로 소모하는 에너지가 300Kcal 정도라고 하니 사실 매일 300Kcal의 운동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며 이는 60㎏의 사람이 하루 5~6㎞를 조깅해야 소모되는 에너지다.
근력운동도 함께 해주는 것은 근육량 증가가 기초 대사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비만치료에 효과적이다. 근력운동은 8~12회를 반복할 수 있는 중량으로 8~10종목, 1~2세트를 주 2회 정도 실시한다. 그러나 운동 시 혈관저항이나 혈압 상승을 초래할 수 있으니 고혈압 환자 등은 주의해야 한다.
비만의 기본치료는 식사요법·운동요법이며 약물요법은 이들의 보조적인 치료법이다. 이러한 비약물치료를 한 뒤 3∼6개월 후에도 기존 체중의 10% 이상 감소되지 않으며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인 경우, 혹은 23㎏/㎡ 이상이면서 심혈관계 합병증(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이나 수면 무호흡증이 동반된 경우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약물치료를 하는 경우라도 반드시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은 함께 시행해야 한다.
비만은 치료라기보다는 관리라는 개념으로 환자에게 접근해야 한다. WHO에서 비만을 '21세기 신종 감염병'으로 규정했지만 아직은 우리 사회에서나 비만환자 자신이나 비만을 병으로 완전하게 인정하고 있지 않다.
비만 환자는 몇 개월의 치료로 완치할 수 없으며 식이요법·운동요법으로 감량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평생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과 같은 개념인 것이다. 한 연구에서는 감량된 체중을 5년까지 5%만 유지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비만치료의 목표는 체중감량과 감량된 체중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해 비만으로 인한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을 줄이는 것이다. 감량된 체중을 잘 유지하는 것과 관련된 몇 가지 인자가 있다.
자신이 정한 체중 감량목표에 도달한 사람·감량 기간이 긴 경우·신체활동이 많은 경우·규칙적인 식습관을 가진 경우·아침식사를 한 경우·식사요법이 너무 엄격하지 않은 경우·사회적이나 가족의 지지가 있는 경우·치료기간이 긴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비만한 환자에게 비만치료 기간 동안 시행한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은 평생 실천해야 할 것임을 주지시켜야 하며 융통성 있고 지속가능한 식사 조절과 신체활동 증가를 통한 운동을 교육시켜야 한다. 너무 엄격한 식사조절이나 힘든 운동은 환자가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없으므로 결국은 체중 재증가를 불러오게 된다.
또 가능하다면 장기간 사용가능한 약물이 있다면 이를 치료에 사용하면 비만한 환자에서 좀 더 효과적인 치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환자나 의사나 비만은 평생 관리해야 할 병으로 인식해 체중감량이 됐더라도 식이요법과 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감량된 체중을 계속해야 성공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인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남성 37.6%, 여성 25.1%로 나타났다. 비만인은 정상인보다 당뇨병·고지혈증·고혈압·관상동맥질환 등 만성질환에 잘 걸리며, 각종 암과 관절질환의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의료비를 증가시키고,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리는 비만을 '21세기 신종 감염병'으로 규정했다.
국가 차원에서 21세기 신종 감염병인 '비만'을 관리하지 않으면 국민의 건강 수준을 떨어뜨려 인적 자원의 질을 저하시키고, 개인은 물론 국민의료비 증가로 경제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도 2018년부터 식이조절이나 운동 등으로 치료가 어려운 병적 고도비만 환자의 수술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키로 했다.
<의협신문>에서는 비만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효율적인 비만 관리 방법을 알리기 위해 총 11회에 걸쳐 연중기획 <비만병을 치료하자…21세기 신종 감염병 '비만'>을 시작한다.<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