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4000만 시대 국민 눈건강 '빨간불'

스마트폰 4000만 시대 국민 눈건강 '빨간불'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5.10.2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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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건조증·조절장애·망막변성 등 VDT증후군 4년 동안 30% 증가
대한안과학회 "방치 땐 시력 악영향"...안과질환 예방수칙 발표

▲ 안구건조증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04년 97만 명에서 2014년 214만 명으로 최근 10년 동안 2배 이상 증가했다.
스마트폰 사용인구가 국민의 80%인 4038만 명을 넘어서면서 'VDT(Visual Display Terminal) 증후군'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스마트폰·컴퓨터·태블릿 PC 등 영상기기를 장기간 사용하면서 근막통증 증후군·손목터널 증후군·거북목 등을 비롯해 직접 디지털 영상에 영향을 받는 눈 건강에 빨간불이 커진 것.

'VDT 증후군'은 안구건조증·눈 근육의 과도한 긴장으로 인한 조절장애·영상단말기의 블루라이트로 의한 망막변성을 유발한다.

VDT 증후군의 가장 대표적인 안질환은 '안구건조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집계한 통계자료를 보면 안구건조증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04년 97만 명에서 2014년 214만 명으로 최근 10년 동안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디지털 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10대 청소년에서 안구건조증 증가율이 195%, 30∼40대에서 207%로 급증했다.

안과학회는 "VDT작업이 원인인 안구건조증은 건조한 실내에서 영상 단말기를 장시간 사용하면서 눈을 깜박이는 횟수가 감소하고, 눈을 크게 떠 눈물의 증발이 정상보다 증가해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1분 동안 눈을 깜빡이는 횟수는 휴식을 취할 때  20회, 독서 10회에서 VDT작업 때 8회로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상 눈물막이 유지되는 시간도 휴식 중일때 11.5초에서 VDT작업 때 6.1초로 절반 가량 감소했다.

안구건조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눈 표면에 염증과 감염 위험이 높아져 시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스마트폰이나 모니터를 근거리에서 오랜시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VDT작업을 계속하면 눈의 초점을 정확하게 맺는 기능이 떨어져 순간적으로 시력이 떨어지고, 눈이 피로하며, 시야가 흐려지는 조절장애를 겪게 된다.

눈을 많이 사용하는 VDT작업은 초점을 맺기 위해 눈 속 근육이 긴장하며, 작업 이후 조절을 정확하게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늘어난다.

국내 연구에서는 정상인이 90분 동안 VDT작업을 했을 때, 눈의 조절긴장시간이 증가, 정상 수준의 조절 기능을 회복하기까지 약 30분이 걸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재령 대한안과학회 기획이사는 "VDT작업 후 발생하는 조절장애는 작업 후 증상이 나타나며, 휴식 후 증상이 호전되는 특징이 있다"면서 "그러나 안구가 발달하는 시기인 9세 이하의 어린이의 경우 이러한 조절장애가 가성근시(가짜근시)를 거쳐 결국에는 진성근시(진짜근시)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기기 장시간 사용 블루라이트 과다 노출...망막변성 유발
LED 조명·스마트폰·컴퓨터 모니터·TV·태블릿 PC 등 디지털 기기의 장시간 사용은 눈을 블루라이트(Blue-Light)에 더 과다하게 노출시켜 피로 증가·시력저하·망막변성을 일으킬 수 있다.

블루라이트는 짧은 파장(380∼500nm)을 가진 가시광선의 일종으로 파장이 짧을수록 광자에너지가 증가, 눈 건강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

▲ 백색 LED 조명등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에 노출된 실험 쥐에서 외과립층·내과립층·신경절세포층·망막색소상피 등 망막을 구성하는 신경세포의 손상이 관찰됐다.

외국 연구를 살펴보면 천장에 백색 LED 조명등을 설치한 사육장과 빛이 차단된 사육장에 28일 동안 실험용 쥐를 사육한 결과, 백색 LED 조명등이 설치된 사육장의 쥐에서 심각한 망막손상이 발견됐다. 백색 LED에 노출된 실험 쥐들에서 외과립층·내과립층·신경절세포층·망막색소상피 등 망막을 구성하는 신경세포의 손상이 관찰된 반면, 일반 형광등에 노출된 실험 쥐에서는 가벼운 망막 손상만 발견됐다.

특히 일생동안 반복적으로 누적된 블루라이트로 인한 손상은 망막 손상과 황반변성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황반변성은 망막과 망막색소상피에 변성을 일으켜 시력을 감소시키고,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는 변시증 등을 일으키며, 심하면 실명까지 이를 수 있다.

박성표 대한안과학회 홍보이사는 "VDT사용 시간이 길어지고, 사용 연령층이 낮아지는 현대인들의 생활패턴을 고려할 때 매년 급증하고 있는 노년층의 황반변성 환자 증가율은 추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며 "VDT사용으로 인한 안과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한안과학회(이사장 김만수·가톨릭의대 교수)는 '제45회 눈의 날(11월 11일)'을 맞아 '3대 VDT증후군 안질환'과 'VDT증후군 관련 안질환 예방수칙'을 발표했다.

김만수 이사장은 "오래전부터 선진국에서는 VDT증후군을 심각한 질병으로 인식하고 국민이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대한안과학회는 스마트폰 보급률 세계 1위인 우리나라 국민에게 과도한 VDT사용으로 인한 눈질환 발생의 위험성을 알리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자는 취지에서 안질환 예방수칙을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 대한안과학회는 '제45회 눈의 날(11월 11일)'을 맞아 'VDT증후군 관련 안질환 예방수칙'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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