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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세상 모든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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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1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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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헌 원장(광주광역시 선한병원·사단법인 선한영향력 이사장)

정성헌 원장은 2001년 광주 첨단병원 재직 시절 자기 자신과 더불어 아픈 사람, 마음이 병든 사람, 장애를 가진 사람까지 네 사람을 치유한다는 의미의 '네 사랑'을 만들어 매년 미얀마와 라오스 등지를 다니며 해외 의료봉사활동을 펼쳤다.

2012년 활동을 더욱 구체화시키기 위해 비영리 민간단체인 사단법인 '선한 영향력'을 만들어 미얀마·라오스의 현지 의료진을 연수시키고 장비 지원·현지 시설 건립 등의 활동까지 하게 됐다.

세상 모든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한 '선한 영향력'은 광주지역 의료인들을 중심으로 지역 시민과 청소년들까지 참여시키며 그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1회성에 그치는 봉사를 지양하고 현지 의사들을 교육시키자는 취지로 출발했습니다. 지난번에는 태국 치앙라이에 고아원 숙소를 지어주고, 라오스에 교실을 만들었습니다.

우리의 활동은 비단 라오스 주민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그게 가장 큰 자부심이기도 합니다."

정 원장은 이 일을 시작하면서 먼저 의료봉사 활동을 해야 하는 나라를 고심했다. 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한,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커서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나라를 살폈다. 지속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동티모르 같이 먼 나라는 관심이 많았지만 제외시켰다.

"현재 라오스와 미얀마 두 곳을 돕고 있습니다. 800만 인구의 작은 나라 라오스는 항구가 없어서 물류비용이 꽤 많이 들기 때문에 다소 힘든 점이 있습니다. 두 나라 모두 워낙 의료환경이 열악해서 제대로 된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정 원장은 올해도 어김없이 미얀마를 다녀왔고 곧 라오스를 방문할 예정이다. 함께 가는 청소년들은 선한 영향력의 회원 자녀들이나 광주시교육청 위탁교육 형태로 교육청에서 추천한 청소년들로 충원된다. 그밖에 의사·간호사·의대생들까지 함께하면 총 30∼40명이 움직인다.

정 원장은 이런 대규모 이동에 따른 만반의 준비를 갖춘다. 현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정 원장이 직접 지침서를 만들고 짐을 나누며 모든 것이 생소한 그들의 곁을 지킨다.

그저 진심이 시키는 일을 따를 뿐

정 원장는 다른 이들의 종교를 존중하지만 그는 종교는 없다. 그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고 받았던 것을 돌려주자는 마음이 전부다. 그 마음은 어린 시절 경험에서 비롯됐다.

 

"다섯 살 때 쯤인가. 결핵에 걸려 보건소에 엉덩이 주사를 맞으러 다니던 때가 있었어요. 그때 만나뵀던 홍 여사님은 마침 그 보건소 간호사로 재직중이셨죠, 주사 놓고 나면 사탕 하나 주고, 제겐 일종의 놀이터처럼 좋았던 보건소였습니다.

저를 돌봐주던 홍 여사님은, '넌 꼭 훌륭한 의사가 돼서 다른 사람들을 도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 때부터 이어진 인연은 계속됐고, 결국 의사의 길을 걷게 된 정 원장. 인턴 때 홍 여사를 찾아뵙고 대장암에 걸렸다는 것을 알았고, 한창 바빴던 레지던트 2년차 때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접했다.

아픈 마음을 뒤로하고 전문의 과정을 거치며 정신없이 생활을 이어가던 중 우연히 TV <한민족 레포트>에서 네팔 오지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있는 양승봉 선교사를 만나게 된다. 큰 감동을 받은 정 원장은 바로 양 선교사에게 메일을 보냈고 회신을 받았다.

"귀한 생각은 실천할 때 비로소 가치가 있습니다. 직접 와서 보세요."

그렇게 해외로 가는 생애 첫 비행의 목적지는 네팔 카트만두가 됐다. 탄센병원을 찾아가 전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많은 자원봉사자들을 만나면서 다시 한 번 놀랐다. 그리고 그 곳에서 목뼈가 부러진 사람을 수술하면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절실하게 깨달았다.

그 곳에서의 시간은 짧은 경험이었지만 더없이 강렬했다. 정 원장은 그곳에서 자신의 마음이 향하는 곳을 알게 됐다. 그리고 차근차근 준비해 나갔다. 현재 사단법인 '선한영향력'은 회원 300여 명으로 미얀마 병원 건립과 환경·교육센터 건립을 목표로 동남아시아와의 공존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받은 것을 나누며, 스스로 변화하는 선한 영향력

정 원장이 바라는 해외 의료봉사 활동은 일방적으로 내미는 손이 아닌 '맞잡는 손'이다. 물고기를 주기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줬고, 그 곳 아이들이 미래를 꿈꾸며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우리나라 아이들에겐 나눔 실천의 의미를 느끼게 했다. 아픈 이들을 보듬는 의료봉사 활동과 함께 환경과 교육에도 관심과 열정을 쏟았다.

해외 의료봉사에는 항상 만반의 준비를 갖추지만 당황하는 일도 종종 생기게 마련이다.
"라오스에서 통역하는 분을 섭외했지만 사투리가 심해 의사소통을 못하기도 했습니다. 당황하던 그 때 영어를 잘 하는 학교 선생님을 만나게 됐습니다.

알고 보니 비엔티엔에서 공부를 꽤 잘해서 마을사람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공부를 시켰고, 공부를 마친 뒤 고향으로 돌아와서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던 겁니다. 그 친구에게 도움을 받은 후 이 곳에서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를 물었고 교실이 필요하다고 해서 만들어주게 된 것입니다."

정 원장에게 봉사활동은 신나고 즐거운 일이다. 그는 봉사에 중독돼 있다.
"함께하는 사람들에겐 엄격한 규정이 따릅니다. 핸드폰도 못 쓰고 음식 타박도 안 됩니다.

특히 어린 친구들에겐 라오스와 미얀마의 아이들이 열등한 것이 아니라 환경 자체가 다른 것이라며, 다름의 차이를 인정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많은 아이들이 매우 힘들어 하지만 봉사활동 이후엔 달라진 모습을 보입니다. 또 다시 오고 싶다는 아이들의 얘기에 보람을 느낍니다."

정 원장은 선한 영향력의 모토처럼 선한 영향력의 영향을 받아 새로운 꿈을 꾸는 이들이 한 명이라도 나온다면 이 활동은 성공한 것이라고 했다.

정 원장은 얼마 전 광주에 선한병원을 개원했다. 병원이 자리잡게 되면 미얀마에도 병원을 짓고 싶다고 했다. 선한 영향력의 활동을 넓히고 싶은 마음에서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는 선한병원을 개원했고 그는 이제 또 다른 꿈을 꾼다.

"미얀마 응급구조 시스템은 사립병원·공립병원을 환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습니다. 돈이 없다고 가난하고 부끄러운 것도 아니고 부자라고 해서 질투나 시기의 대상도 아닙니다.

미얀마에 병원을 짓게 되면 부자병동과 빈자병동으로 나뉘어 부자병동의 수익으로 가난한 병동을 돌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딱 10년 정도면 이뤄지지 않을까요?"

꿈을 실천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런데 정 원장은 꿈을 꾸며 그 꿈을 현실로 만든다.

"개원에 성공한 친구들을 보면 목적의식이 뚜렷합니다. 그런데 유형적인 목적이 달성되면 삶의 목적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방황도 하고 일탈도 뒤따를 수 있습니다. 목적을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후배들이 없기를 바랍니다."

그는 훗날을 계획해나가는 일이 매우 행복하다. 라오스 혹은 미얀마에서 내년에는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어떤 네트워크를 쌓게 될까 기대되고 설렌다.

그의 동력은 설레임이다. 그의 의료봉사 활동이 앞으로도 더욱 즐겁고 특별한 경험이 되기를, 보다 넓고 또 깊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기를 바란다.

글·사진=정지선 보령제약 사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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