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일본뇌염의 역습

성인 일본뇌염의 역습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5.11.10 11:35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진수 인하의대 교수(내과)

이진수 인하의대 교수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전국적으로는 단풍 절정 시기가 1~2주 안이라고 하니 주말 나들이와 야외활동이 부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을을 만끽하기 위한 야외활동에 주의해야 할 것이 있으니 바로 가을 모기다. 최근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모기의 활동기간이 길어지면서 여름뿐만 아니라 가을철에도 모기가 매개체가 되어 발생하는 질환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본뇌염은 일본뇌염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게 되는데, 뇌신경을 주로 침범하는 특성을 가진다. 바이러스를 보유한 작은빨간집모기를 매개로하며, 돼지가 바이러스 증폭 숙주의 역할을 한다. 모기에 물려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감염이 되어도 대부분 증상이 없거나 열이 동반된 가벼운 증상으로 회복된다.

하지만 감염인 중 일부에서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한다.  주로 바이러스성 뇌염으로 진행하며, 20~30%의 높은 치명률과 생존자 중 절반 가량에서 신경학적 합병증이 남는 질병부담이 큰 감염병이다.

국내 발생을 보면 과거에는 주로 더운 여름철 소아에서 발생되었으나, 최근에는 선선해지는 가을철 성인에서 주로 환자가 발생하는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감시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9월부터 11월 사이에 발생한 총 일본뇌염 환자 수는 82건으로  전체 환자의 약 92%가 가을철에 발생한다. 연령별로는 2010년부터 2015년 10월 중순까지 총 117건의 환자 중 40세 이상이 105건으로 전체 발생의 89.7%로 환자의 대부분이 성인임을 알 수 있다.

이런 변화는 1971년 일본뇌염 백신이 국내에 도입되기 이전에 출생했던 코호트가 적절한 예방접종을 받지 못했던 점, 과거에 예방접종을 받았다 해도 시간이 지남에 따른 방어항체가의 감소, 지구 온난화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일본뇌염에 감염 시 특이적인 항바이러스제가 없고, 발병 시 위중한 경과를 보이기 때문에 가장 최선의 방법은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이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일본뇌염 백신 중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백신은 마우스 뇌조직 배양 불활화 백신과 베로세포 배양 약독화 생백신 2가지가 있다. 마우스 뇌조직배양 불활화 백신은 성인에서 총 3회 접종을 하며 감염 위험성이 남아있는 경우 2~3년 후 1회 추가 접종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경학적 이상반응과 같은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국내에서도 소아에서 이미 1차 접종으로 사용하지 않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베로세포 배양 약독화 생백신은 국내 출시된 일본뇌염 백신 중 유일하게 성인 연령에서 허가가 되어있다. 개발단계에서부터 성인을 대상으로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 연구 자료가 마련되어 있으며 18세 이상 성인 연령에서 1회 접종만으로 최소 10년 이상 지속되는 면역원성을 기대할 수 있다.

우리나라 백신접종 지침에서 아직 일반 성인은 일본뇌염 예방접종 권장 대상은 아니지만, 논 또는 돼지 축사 인근 등 일본뇌염 매개모기 출현이 많은 지역에 거주하거나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중국, 일본 등 일본뇌염 유행국가로 여행 계획이 있을 경우 과거 일본뇌염 예방접종 경험이 없는 성인에 대해 예방접종을 권장 한다.

성인에서 효과적인 백신이 개발되었고, 최근 우리나라의 변화되는 일본뇌염의 환자 발생 역학을 고려했을 때 성인에서의 일본뇌염 예방에 대한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다. 적절한 예방조치를 통해 더 안전하고 건강한 가을 나들이기 되기를 바란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