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허가나야 남반구 수출물량 맞출 수 있어
국산 백신 지원약속한 식약처 쳐다보며 학수고대
올 4월 허가신청된 국산 4가 독감백신이 신청 7개월이 넘도록 제품허가가 나오지 않아 관계자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늦어도 12월에는 허가가 나야 제품생산에 들어가고 수출물량을 확보할 수 있어 시간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백신시장은 이달 거의 접종이 끝나기 때문에 새로 허가가 나는 물량은 대부분 남반구 수출물량이다. 북반구 나라는 9~11월을 백신접종 시기로 잡고 있지만 남반구 나라는 3~5월이 접종 적기다.
12월초에는 허가가 나야 일정상 남반구 수출물량을 생산할 수 있다. 특히 4가 독감백신은 아직 생산하는 제약사가 많지 않은 새로운 백신이라 허가가 빨리나면 날수록 시장선점 효과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001~2012년 중 5차례나 예측하지 않은 B형 바이러스주가 유행했다며 4가 독감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언급한 이래 글로벌 4가 독감백신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다.
다국적제약사 GSK는 올해 미국의 4가 독감백신 점유율이 70%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4가 독감백신은 A형 바이러스주 2종과 B형 바이러스주 1종을 예방하는 3가 백신보다 B형 바이러스주 1종을 추가해 예방률을 높일 수 있다.
업계는 기존 국산 독감백신은 가격경쟁력과 품질경쟁력 높아 4가 독감백신 수출전망도 밝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승인시기에 노심초사해야 하는 이유는 4월과 5월에서야 제품승인 신청을 한 녹십자와 SK케미칼 탓이다.
하지만 올 8월 김승희 식약처장이 4가 독감백신 제조시설이 있는 녹십자 화순공장을 방문해 백신주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백신제조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면서 4가 독감백신 조기승인 가능성에 불이 붙였다.
이날 김승희 처장은 "신종 감염병 출현으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자체 백신 생산능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백신주권을 지키기 위해 국내 생산백신의 수가 확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김 처장의 방문을 계기로 "국산 4가 백신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식약처가 허가신청 기간을 최대한 당기는 것 아니겠냐"며 10월 승인을 기대했지만 승인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 2010년 처음으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에 600만달러 규모의 독감백신을 수출한 이래 매년 수출량을 늘리고 있다.
2015년도 남반구 백신입찰로만 전년대비 25% 이상 오른 약 2900만달러(한화 약 320억원) 규모의 독감백신을 수주해 올 4월까지 공급을 마쳤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출 규모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녹십자 관계자는 "독감백신 첫 수출을 시작한 2010년 기점으로 국제기구 입찰을 통한 수주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독감백신 수출액은 매년 사상최대치를 갱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