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 중 1명 6개월에 3번 결석·휴가·조퇴…젊은 연령대 심각
환자들의 건강한 사회생활 위해 주변의 관심과 배려가 절실
염증성 장질환 환자 10명 중 6명은 정상적인 학업·업무·가사활동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명 중 4명가량은 질환으로 인한 실질소득 감소를 경험했다.
대한장연구학회(회장 한동수·한양대구리병원 소화기내과)는 최근 '제3회 행복한 장(腸), 해피바울 캠페인'의 일환으로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 447명 대상으로, 질환으로 인해 환자들이 직면하는 사회활동의 어려움을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 중 63.1%는 '질환으로 인해 학업이나 업무 또는 가사에 지장을 받는다'라고 대답했으며, '질환으로 인해 실질소득이 감소했다'라고 응답한 환자도 37.9%로 나타났다.
▶2명 중 1명, 질환으로 6개월에 3번 학교·회사 쉬어
환자들이 질환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구체적인 형태를 살펴보면, 전체 응답자 중 36%는 최근 6개월 이내 질환으로 결석·휴가를 낸 적이 있으며, 28%는 조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2명 중 1명은 6개월에 최소 3번 이상의 결석·휴가(51.4%)를 냈거나 조퇴(50.9%)를 한 적이 있다고 답했는데, 이러한 경향은 특히 사회활동이 왕성한 젊은 세대에게서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 비율을 살펴보면, 젊은 10-20 세대 환자가 가장 많이 결석·휴가(46.9%)를 사용했고, 조퇴(41.1%)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이 학교 또는 직장 생활 중 결석이나 휴가 및 조퇴를 사용해야 했던 가장 큰 이유로는 '학습·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한 증상(결석·휴가 52.1%, 조퇴 58.6%)'과 '외래 진료(결석·휴가 28.9%, 조퇴 30.2%)'의 순으로 꼽았다.
이에 대해 차재명 대한장연구학회 섭외홍보위원장(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염증성 장질환은 설사·혈변·복통 등의 증상 발현과 재발이 특징이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수업이나 업무 및 회의를 진행할 수 없을 만큼의 갑작스러운 복통을 느끼는 경우가 많으며, 병원 진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결석·휴가를 내거나 조퇴를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환자들의 일상 속 불편함을 초래하는 구체적인 증상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2명 중 1명은 최근 1개월 이내에 참을 수 없는 설사(57%)와 경련·복통(56.7%)을 경험했다고 대답했다.
이러한 질환의 증상은 젊은 20대에게서 특히 심한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1개월 동안의 연령별 참을 수 없는 설사 경험 비율을 살펴보면 ▲20대(67%) > 30대(57.6%) > 40대(51.2%) > 50대(48%) > 10대(40.5%) > 60대 이상(33.4%)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경련과 복통을 겪는 비율 역시 ▲20대(66.1%) > 10대(59.5%) > 30대(51.7%) > 50대(51.3%) > 40대(48.2%) > 60대 이상(41.7%)의 순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상황이 이러함에도 조사 응답 환자 10명 중 3명(33%)은 본인이 질환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주위에 밝히지 않았다고 응답한 점이다.
그 이유는 '승진 또는 학업에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라고 응답한 비율이 37.2%로 가장 높게 나타나 많은 환자들이 질환으로 인한 고통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사회적 불이익을 걱정하며 정신적·심리적인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응답자의 77.3%는 질환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80.3%는 정서적인 불안감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동수 대한장연구학회회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은 질환 고통도 심각하지만, 질환으로 인해 학업·직장 등 사회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는 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것이 확인됐다"도 말했다.
따라서 "환자들이 사회적 불이익에 대한 걱정으로 질환을 숨기지 않고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주변의 이해와 배려로 사회 생활을 건강하게 영위하도록 우리 사회의 관심과 배려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