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홀로서기 이제 완성단계 접어들었다"

"한독, 홀로서기 이제 완성단계 접어들었다"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6.01.25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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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 CEO 릴레이 인터뷰 ④] 김영진 한독 회장

김영진 한독 회장
"홀로서기 중이라 고전하고 있다. 이익을 못내고 있지만 주가는 올라갔다. 시장이 가능성을 인정해 준 것으로 생각한다. 그동안 적지않은 투자를 했다. 올해에는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결실을 만들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김영진 한독 회장은 담담했다. 최근 몇년간 매출과 수익면에서 고전을 했다지만 쫓기거나, 다급한 느낌은 없었다. 홀로서기 후, 해야 할 투자를 했고 그 과정에서 당면해야 할 어려움이 있었다는 말로 이해됐다.

한독은 2012년 합작사업을 하던 사토피 그룹과의 지분을 정리하고 단독 경영체제에 나섰다. 1964년 설립 당시 독일 훽스트와 합작회사로 출범한 이래 다양한 파트너십을 맺어 온 한독이 홀로서기를 선언한 만큼 한독의 결정은 주목을 받았다. 2013년에는 설립 당시 회사명이었던 한독약품에서 '약품'을 떼고 토탈헬스케어기업으로의 지향점을 분명히 했다.

김영진 회장은 "과거 합작회사였다가 독립하면서 이제 새로운 컬처를 만들고 있고 이제 어느정도 완성단계에 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올해는 실질적인 결과를 만드는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문일답>

홀로서기 이후 운영상황은?

고전하고 있다. 홀로서기는 쉽지는 않은 일이다. '한독이 홀로 설 수 있을까'하는 시장과 내부의 우려있지만 우린 열심히 하고 있다. 독립 시기가 마침 약가인하 시기와 맞물려 마진이 높은 제네릭이 없는 상황에서 직격탄을 맞았다.

몇년 동안은 이익을 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묵묵히 투자에 힘을 기울일 생각이다. 지분투자한 바이오벤처 '제넥신'과 지속형 '성장호르몬제(gx-h9)' 유럽·한국 임상 2상을 하고 있다. 임상 2상 결과가 나오면 기술수출을 위한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몇년 동안 가지고 있던 약들은 약가인하되고 신제품 확보는 더뎌 성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해 골다공증 치료제 '비비안트'를 비롯해 '본비바'와 3년 전 출시한 '솔리리스'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는 솔리리스가 적응증을 추가하고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옵서미트와 재즈 파마슈티컬의 중증 간정맥폐쇄증 치료제 데피텔리오를 출시하면서 한 번 해볼만 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DPP-4 억제제 '테넬리아'도 좋은 약효를 무기로 커지는 시장에 안착할 것으로 본다. 영업사원들도 속속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니깐 사기가 오르고 있다.

새로 시작한 컨슈머 제품은 지난 한해 대략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일반의약품은 최근 8년 동안 두 자리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어 걱정없다. 이렇게 성장 기반을 닦아 놓았다. 올해 매출 4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3% 정도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성장호르몬을 포함한 바이오의약품을 통해 글로벌화를 추진하려는 것 같다.

성장호르몬은 이미 유럽 임상 중이다. 제넥신의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희귀질환 영역의 바이오신약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더이상 투자범위를 넓힐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일단 한 단계 성공하고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신약만으로 글로벌 시장에 가야 한다고도 보지 않는다.

헬스케어 즉, 건강기능식품으로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메디칼 디바이스 분야도 주목하고 있다. 5년 동안 적지않은 투자를 했다. 한독칼로스메디칼을 건립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해외시장을 잡지 못하면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분야가 무엇이든 자체 개발품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연구 중이다.

김영진 한독 회장
최근 4∼5년간 투자가 적지 않았다.

4∼5년간 미래가치를 보고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했다. 제넥신에 300억원 이상을 투자했으며 태평양제약을 580억원을 넣어 인수했다. 한독테바 설립에도 몇백억원이 들어갔다. 케토톱 공장 설립에도 300억원이 투자됐다. 

DPP-4 억제제 '테넬리아'를 개발하는데에도 100억원 이상을 들였다. 테넬리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약효가 좋아 계열 선두 제품인 '자누비아'와 '헤드투헤드'도 하고 있다.

올 9월이면 임상시험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데넬리아에 대한 자신이 있기 때문에 헤드투헤드도 시작했다. 어느정도 궤도에 이르면 한 해 500∼6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독이 이익을 내지 못했지만 시장은 한독의 가능성을 인정해 주가는 올라갔다. 올해는 이런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해로 삼을 생각이다.

출범 3년차가 된 테바와의 합작이 기대만큼 효과는 내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출범한 한독테바가 제네릭 시장에 참여를 거의 하지 못하니깐 한국 시장에서 테바가 맥을 못추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있다는 것을 안다.

당시에는 제약시장이 빠른 시간 안에 투명해질 것이라고 봤다. 투명해진 시장 상황을 고려해서 글로벌 제네릭 회사인 테바와 제네릭 시장을 공략한다는 생각이었는데 시장의 투명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것 같다.

그렇지만 테바는 제네릭 뿐 아니라 고유의 제품도 있다. 지난해 한독테바는 주로 이런 스페셜티 부분과 CNS에서 의미있는 성장을 했다. 지난해 100억원을 매출을 넘겼다. 호흡기 관련 전문의약품도 곧 시장에 나온다. 아직 성공했다거나 그렇지 못하다거나 하는 판단을 하기 이르다고 본다.

제네릭 전문 글로벌 제약사인 산도스도 한국에서 매출 100억원을 넘는데 적지않은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희망적이라고 판단한다.

최근 국내 제약사간 위탁판매 경쟁이 치열하다. 한독의 위탁판매 규모는?

위탁판매에 주력할 생각은 없다. 위탁판매는 계약이 종결되거나 재계약을 맺지 못하면 매출면에서 타격을 주기 쉽다. 수수료도 너무 낮아져 한독이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물론 그동안 사노피와 합작했던 품목들은 그대로 간다. 사노피는 여전히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다.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옵서미트'와 재즈파마슈티컬의 희귀질환 중증 간정맥폐쇄증 치료제 '데피텔리오' 등의 위탁판매 성적도 좋다. 한독은 협력사와의 파트너십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신뢰를 쌓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독자경영 이후 적지않은 변화를 이끄는 것으로 안다.

독립경영을 시작했다. 이제 스스로 모든 것을 만들어가는 한독이 돼야 한다. 새로운 컬처를 만들어야 한다. 이제는 어느정도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 올해 실질적인 결과를 만들어 완성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보여줄 생각이다.

한독의 주인은 이제 직원들이다. 주인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직원에게 주식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있다. 우리사주조합도 만들어 몇십주씩 주고 유상증자할 때 직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거의 모든 직원이 주주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700명 이상의 직원이 평균 709주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적지않은 투자로 꽤 괜찮은 미래가치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본다. 이제 미래가치를 현재가치로 환원해 주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한독의 변화된 모습을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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