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진료패턴' 학술좌담회
의협신문-대한심장학회혈관연구회 공동기획
·일시 : 2015년 12월 8일 오후 3시∼6시
·장소 : JW메리어트호텔 1층 비지니스센터 미팅룸A
·주제 :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뒤흔들 'SPRINT'
<좌 장> 박정배 단국의대 교수(제일병원 순환기내과)
<주제발표 1> SPRINT 연구 개요와 임상적 의의
성기철 성균관의대 교수(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주제발표 2> 관상동맥질환 고혈압환자에서 SPRINT 결과와 진료패턴
이해영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주제발표 3> 콩팥질환 고혈압 환자에서 SPRINT 연구 의의 및 진료패턴
오국환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신장내과)
<주제발표 4> 뇌졸중 환자에서 SPRINT 연구 의의 및 진료패턴
권순억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주제발표 5> 당뇨를 동반한 고혈압 환자에서 SPRINT 연구 의의(New ACCORD)
최성희 서울의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주제발표 1> SPRINT 연구의 개요와 임상적 의의 |
연구배경 및 방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ACCORD 연구에서는 집중치료로 기대했던 효과를 얻을 수 없었고, 최근 가이드라인에서는 목표혈압을 140/90mmHg 미만으로 권고하고 있지만 목표혈압을 낮게 설정하는 이익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밝혀진 것이 없다.
이에 미국국립보건원의 주도로 SPRINT 연구가 고안됐다. 연구진은 목표혈압을 수축기 혈압(systolic blood pressure, SBP) 120mmHg 미만으로 하는 집중치료군과 SBP 140mmHg 미만으로 하는 표준치료군으로 무작위 배정하고 결과를 비교했다.
총 1만 4692명의 고혈압 환자 중 선별검사에서 연구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5331명을 제외한 9361명이 집중치료군과 표준치료군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연구 포함기준과 제외기준이 매우 엄격했으며, 임상팀의 판단 하에 순응도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 인자를 갖고 있는 환자와 같이 취약계층도 대상에서 철저히 배제시켰다.
또 연구진은 연령(75세 미만 vs. 75세 이상), 성별(남성 vs. 여성), 인종(흑은 vs. 비-흑인), 만성 신질환(eGFR 60mL/min/1.73㎡ 미만 vs. 60mL/min/1.73㎡ 이상), 심혈관 질환(기왕력 유 vs. 무), 혈압 수치(베이스라인 SBP 삼분위수)에 따라 하위군을 미리 정의하고 결과를 분석했다.
심근경색·급성 관상동맥 증후군(non-MI ACS)·뇌졸중·심부전·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의 최초 발생이 일차 결과지표였으며, 표준치료 대비 집중치료에서 심혈관 질환 복합 사고 발생률이 더 낮다는 가설 하에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결과
평균 SBP는 표준치료군과 집중치료군이 각각 134.6mmHg과 121.5mmHg였고, 연구 종료시점에서 복용중인 약물의 평균 개수는 각각 1.9개와 3.0개였다.
일차 결과의 누적 발생은 각각 319건과 243건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며(HR 0.75, p<0.001), 이를 예방하기 위한 NNT(number needed to treat)는 61이었다. 집중치료에 따른 이익은 특히 심부전과 심혈관 질환 사망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총사망)의 누적 발생은 각각 210건과 155건으로, 이를 예방하기 위한 NNT는 90이었다(그림 1).
미리 정의한 하위군에 따른 유의한 차이를 입증하지는 못했지만, 만성 신질환 비동반 환자·남자·비-흑인·심혈관 질환 기왕력이 없는 환자·혈압이 낮은 환자와 같이 비교적 건강한 환자와 75세 이상 고령자에서 더 양호한 결과를 보였으며, 상호작용은 없었다.
신장 결과는 베이스라인에서 만성 신질환이 없는 환자에서 eGFR이 30% 이상 감소한 것에 대해서만 표준치료 대비 집중치료에서 유의한 차이를 입증했다(HR 3.49, 2.44-5.10, p<0.001).
중대한 이상반응과 관련해 저혈압과 실신, 급성 신장손상이나 급성 신부전이 집중치료군에서 더 많았지만 감수할 수 있는 범주 이내였다. 흥미롭게도 기립성 저혈압은 표준치료군에서 더 많았다.
전반적으로 중대한 이상반응과 응급실 방문의 합을 항목별로 살펴보면, 저혈압·실신·서맥·전해질 비정상·외상을 동반한 낙상(injurious fall)·급성 신장손상이나 급성 신부전 발생 항목 모두 집중치료에서 유의하게 높았으나, 75세 이상에서는 외상을 동반한 낙상의 발생이 오히려 집중치료에서 유의하게 낮은 결과를 보였다.
요약 및 결론
본 연구는 심혈관 질환 위험을 동반한 50세 이상의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SBP의 신속하면서도 지속적 감소를 통해 표준치료 대비 집중치료의 이익을 추적관찰 기간인 평균 3.26년 만에 입증해 조기에 연구가 종료됐다.
NEJM 외에도 미국인 성인 인구집단에 SPRINT 연구 결과를 일반화할 수 있는지가 JACC에 발표됐다.
이 논문에서는 미국 성인의 7.6%, 고혈압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의 16.7%가 SPRINT 연구 포함기준에 부합한다고 했지만, 임상팀의 판단 하에 순응도를 제한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인자를 갖고 있는 사람은 연구에서 제외했기 때문에, 실제 진료환경에서 SPRINT 연구대상자에 해당하는 환자군은 이보다 더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SPRINT 연구 결과가 가이드라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연구에서 제외된 당뇨병 환자와 뇌졸중 환자를 비롯해 연구에서 좋은 결과를 보였던 노인 환자의 고혈압 치료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아울러 목표혈압을 어떻게 정할지, 고혈압 전단계 환자도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지, SPRINT 연구 결과를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인에 그대로 적용해도 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주제발표 2> SPRINT 연구와 관상동맥 질환 환자에서 고혈압 치료 이해영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
과연 어떤 고혈압 환자에게 SPRINT 연구 결과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SPRINT 연구대상자는 SBP 130~180mmHg 사이의 50세 이상 환자로, 뇌졸중을 제외한 심혈관 사고의 기왕력이 있고, Framingham 10년 위험도가 15% 이상, GFR 20~59mL/min/1.73㎡인 만성 신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고위험군이 포함됐다.
비록 연구 포함기준에 ASCVD(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위험도가 사용되지는 않았지만, Framingham 위험도가 아닌 ASCVD 위험 점수 SCORE로 환산해 같은 수준에 해당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면 동일한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가정해도 무리는 아니다.
특히 하위군 분석 중 연령에 따른 효과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J point 가설에도 크게 구애 받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SPRINT 연구 해석에서 가장 유의할 점은 혈압조절이 용이한 사람에서 그리 크지 않은 폭의 감압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연구 등록 당시 혈압이 139.7/78.0~78.2mmHg였고, 집중치료군의 최종혈압이 121.4/68.7mmHg로 18mmHg 정도의 강압이 이루어졌으며, 사용한 약제수도 표준치료와 집중치료에서 각각 평균 1.8개와 2.8개로 큰 차이가 없었다.
집중치료에 사용된 약제도 알도스테론길항제나 알파차단제와 같이 전문적 약제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으며, 흥미롭게도 기저혈압 삼분위수가 가장 큰 하위군에서 양 군 간 차이가 적었다.
때문에 예를 들어 기저혈압이 180mmHg인 고위험군에서도 SPRINT 연구를 바탕으로 목표혈압을 120mmHg 이하로 잡는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며 이는 적절치 않다는 것이 발표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다.
혈압조절이 잘 안되거나 기저혈압이 매우 높은 환자의 목표혈압에 대한 연구가 앞으로 발표될 때까지는 SPRINT 연구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우며, 50세 미만 고혈압 환자, 심혈관 질환이나 만성 신질환이 없는 50세 이상의 단순 고혈압 환자는 SPRINT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 목표혈압에서 변화할 근거는 없다.
지금까지 노인 고혈압 환자 대상의 연구는 SBP가 160mmHg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만 진행됐고, 8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HYVET과 JATOS 연구에서도 SBP 140mmHg 이하로 낮추는 것이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더 크다는 임상적 증거를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에 노인에서의 목표혈압은 SBP 150mmHg 미만으로 보수적으로 권고되는 배경이 됐다.
그러나 SPRINT 연구에서는 75세 이상 노인에서 SBP를 120mmHg까지 낮췄을 때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과 심부전을 포함한 일차 결과지표가 33% 유의하게 감소했다.
이는 분명히 진료지침에 새롭게 반영돼야 하는 결과이지만, 기존의 높은 목표혈압에서도 여전히 과반수 이상이 혈압조절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해볼 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권고안이 수정된다면 우선은 일차 목표로 SBP를 150mmHg 이하로 낮추고, 환자가 부작용 없이 증량과 그에 따른 혈압강하를 견딘다면 치료강도를 높여 이차 목표로 SBP를 SPRINT 연구의 집중치료군에서와 같이 125~130mmHg 이하로 권고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혈관 질환을 동반한 50세 이상의 고위험 고혈압 환자는 노인 고혈압 환자와 함께 가장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환자군이다.
SPRINT 등록기준처럼 증상이 동반된 관상동맥이나 말초혈관 질환의 병력이 있거나, 무증상 심혈관 질환이 동반된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목표혈압에 따른 예후의 차이를 살펴본 연구는 없었다.
최근까지 이들 환자군의 목표혈압은 140/90mmHg 미만이었으나 차후의 권고안에서는 SPRINT 연구 결과를 반영해 130/80mmHg 이하로 변경될 가능성도 높다.
그렇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존 권고대로 조절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에 우선은 기존 권고안과 같이 140/90mmHg 미만으로 낮출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추가 혈압강하에 따른 부작용이 없다면 125~130mmHg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합리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주제발표 3> SPRINT 연구와 신질환 환자에서 고혈압 치료 오국환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신장내과) |
SPRINT 연구대상자의 28%는 eGFR 20~60mL/min 사이의 PKD(polycystic kidney disease)를 제외한 만성 신질환(chronic kidney disease, CKD) 환자였으며, 이들의 평균(±SD) eGFR은 48(±8)mL/min로 대부분이 경증에서 중등증 CKD였고, eGFR 20mL/min 미만의 투석중인 환자, 1g/day가 넘는 단백뇨, albumin dipstick에서 2+ 이상이 검출되는 환자, ISA 요법중인 사구체신염 환자도 제외됐기 때문에 광범위한 신질환 환자에게 연구결과를 적용하기는 무리다.
연구결과 베이스라인에서 CKD가 있었던 환자에서는 50% 이상의 eGFR 감소·장기 투석·신장 이식·알부민뇨 감소와 같은 복합 신장 결과의 유의한 차이를 입증하지 못했으나, 베이스라인에서 CKD가 없는 환자는 표준치료 대비 집중치료에서 혈압감소 외에 30% 이상의 eGFR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차이를 보였다(그림 2).
또 저혈압, 실신, 전해질 이상소견, 급성 신장손상이나 급성 신부전 발생과 같은 부작용이 집중치료군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혈압조절과 CKD 결과에 관한 대표적 임상으로 MDRD 연구와 AASK 임상을 비교해 보겠다.
MDRD 연구는 비당뇨병성 CKD 3~4단계(GFR 13~55mL/min/1.73㎡ 사이)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AASK 임상은 고혈압성 신장경화증이 있는 흑인으로 CKD 3단계(GFR 20~65mL/min/1.73㎡ 사이)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두 연구 모두 SPRINT 연구와 같이 목표혈압을 엄격하게 낮추는 집중치료와 표준치료로 분류하고, 그에 따른 GFR 변화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MDRD 연구에서는 초반 4개월간은 집중치료에서 GFR 감소가 더 컸으나 그 이후부터는 차이가 좁혀지면서 결국 3년 경과시점에서 두 군 간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다만 단백뇨 검출량에 따른 하위군 분석 결과, 표준치료에 비해 집중치료에서 CKD 진행에 관한 예후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 단백뇨 검출량에 따라 목표혈압을 다르게 설정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AASK 임상에서도 전반적인 CKD진행에서는 두 치료군 간 유의한 차이를 입증하지 못했다.
다만 단백뇨가 0.22g을 초과한 하위군은 그 이하였던 환자군에 비해 표준치료군 대비 집중치료군에서 주요 결과의 누적 발생이 더 적었다.
이처럼 신장내과 영역에서 혈압조절에 관해 빈번하게 인용되는 두 연구 모두 표준치료 대비 집중치료에 따른 신장 혹은 심혈관 평가지표의 유의한 감소를 입증하지는 못했지만, 사후분석 결과 단백뇨가 있는 환자는 보다 엄격하게 혈압을 조절하는 것이 유익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가이드라인은 두 연구를 인용하고 있다. 즉 JNC8에서는 18세 이상의 CKD환자는 목표혈압을 140/90mmHg 미만으로 권고하며(전문가 의견), 2013 ESC/ESH 가이드라인에서는 SBP 140mmHg 미만을 권고하지만, 현성 단백뇨가 있으면 SBP 130mmHg 미만을 권고했다(근거수준 B).
그렇다면 신장내과 영역에서 SPRINT 연구가 이 두 연구를 능가하는 임상적 의의를 가지고 있는가?
3b나 4단계 CKD이나 단백뇨처럼 병이 진행된 환자는 연구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한계가 있다. 그 외에도 CKD을 대변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으며, 하위군 분석에서 CKD 동반여부에 따른 유의한 차이를 입증하지 못했다.
또 집중치료에 따른 급성 신장손상이나 급성 신부전 발생, 전해질 이상소견과 같은 부작용 발생이 유의하게 증가했기 때문에 SPRINT 연구를 근거로 CKD 환자에서 집중치료를 지지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따라서 진행된 CKD 환자를 비롯, CKD환자의 절반에 해당하는 당뇨병 환자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주제발표 4> SPRINT 연구와 뇌졸중 환자에서 고혈압 치료 권순억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신경과) |
61개 전향적 관찰연구 메타분석 결과, SBP가 평균 2mmHg 감소 시 허혈성 심질환에 의한 사망은 7%, 뇌졸중에 의한 사망은 10% 감소한다.
뇌졸중의 위험요인을 분석한 INTERSTROKE와 급성심근경색의 위험요인을 INTERHEART 연구에서 고혈압에 의한 뇌졸중 유발 정도(population attributable risk, PAR)는 34.9%로서 급성심근경색의 17.9%보다 의미 있게 높아서, 혈압강하에 따른 이익은 심혈관 사고보다 뇌혈관 사고에서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ACCOMPLISH 연구에서 사망·심근경색·뇌졸중·혈관재개통의 일차 평가지표 및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은 SBP 140mmHg 초과에 비해 SBP 130~140mmHg와 130mmHg 미만인 환자에서 유의하게 낮았으나, SBP 130~140mmHg와 130mmHg 미만 간에는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이에 JNC8에서는 당뇨병이나 CKD를 동반한 환자도 일반 고혈압 환자와 마찬가지로 목표혈압을 140/90mmHg로 권고하고 있으나 뇌졸중 예방을 위한 목표혈압에 대한 언급이 없다. 마찬가지로 2011 NICE, 2013 ESC/ESH, 2013 KSH 가이드라인 모두 뇌졸중 환자의 혈압조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한 ACCORD 연구에서 일차 결과지표인 전반적인 심혈관 사고(composite of cardiovascular events)는 SBP 120mmHg 미만을 목표로 하는 집중치료와, 140mmHg 미만을 목표로 하는 표준치료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뇌졸중의 발생은 의미 있게 줄여 줬다(hazard ratio=0.59, 95% confidence interval 0.39~0.89). 그러므로 당뇨병 환자에서도 적극적인 혈압조절은 뇌졸중의 발생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SPS3 무작위 임상은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혈압조절 효과를 평가한 유일한 대규모 연구다.
그러나 고혈압에 의한 열공성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목표혈압(SBP 130~149mmHg 사이를 목표로 하는 치료와 130mmHg 미만을 목표로 하는 적극적 치료)과 항혈소판제 복용여부를 2X2 요인설계로 비교한 연구로서, 아스피린과 clopidogrel을 병용한 연구에서 출혈성 뇌졸중 발생이 유의하게 증가해 연구가 조기에 종료됐다.
이로 인해서 뇌졸중 발생을 다소 줄여주었지만, 관찰기간의 부족으로 인해 통계적 유의성을 보여주지는 못했다(hazard ratio=0.81, 95% confidence interval 0.64~0.03). 다만, 출혈성 뇌졸중은 63%를 감소시켜 통계적 유의성을 보였다(p-value 0.03).
이처럼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적지만, 여러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장기 혈압강하에 따른 뇌졸중 이차예방에 관한 분석에서는 혈압조절을 잘 할수록 뇌졸중 사고 발생이 적었다.
SPRINT 연구에서는 평균 3.26년간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 표준치료 대비 집중치료에서 일차 복합 결과지표 발생의 누적 위험비가 더 적었는데(319건 vs. 243건) (그림 3), 그 중 뇌졸중 발생의 HR은 0.89로 집중치료에서 더 적었지만 p=0.05로 유의성 입증은 실패했다.
또 뇌졸중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했고 뇌졸중 발생건수 자체가 적었기 때문에 뇌졸중이 우연히 발생한 것인지 혈압상승에 의한 것인지 구별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SPRINT 연구는 뇌졸중 환자에서 집중치료를 지지하는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했지만, 혈압이 많이 높지 않은 비교적 건강한 고혈압 환자에서는 집중치료가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주제발표 5> SPRINT 연구와 당뇨병 환자에서 고혈압 치료 최성희 서울의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
SPRINT 연구에 당뇨병 환자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가이드라인 위주로 당뇨병 환자의 혈압조절 중요성과 SPRINT 연구의 우려사항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당뇨병 환자는 고혈압 동반 위험이 2배 이상 높으며(31.3% vs. 65%), 특히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진단시점에서 이미 절반이 고혈압을 동반하고 있다.
국내 현황도 마찬가지이며(22.7% vs. 54.6%), 고혈압 조절률도 당뇨병 환자가 더 저조하다(39.5% vs. 68.5%).
이렇게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의 혈압조절이 어려운 이유는 혈압 외에도 혈당과 지질을 포함해 여러 가지 위험요인을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 당뇨병 환자의 목표혈압은 130/80mmHg였으나 이런 현실적인 이유와 임상연구를 근거로 2015 ADA에서는 140/90mmHg를 권고하고 있다.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표적 연구로 ACCORD 임상이 있다. 당뇨병 환자에서 SBP 140mmHg 미만의 표준치료 대비 120mmHg 미만의 집중치료와 지질조절 여부가 심혈관 질환 사고를 더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지 조사한 2X2 요인설계 연구이다.
1년 경과시점에서 두 군의 SBP 평균이 각각 133.5mmHg와 119.3mmHg로 차이가 있었고, 저혈압과 eGFR 30mL/mi/1.73㎡을 포함해 중대한 이상반응의 발생이 유의하게 많았다.
뇌졸중을 제외하고는 일차 및 이차 결과지표의 유의한 감소도 입증하지 못했다(그림 4).
ACCORD임상처럼 당뇨병 환자에서 강력한 혈압조절에 따른 임상 이익을 규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ADA를 비롯해 우리나라 당뇨병학회 진료지침(2013)에서도 당뇨병 환자의 목표혈압을 140/90mmHg으로 권고하고 있다.
표적장기 손상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의 경우 신장내과와 입장차이가 있어 국내 진료지침에는 이에 관한 언급이 빠져 있지만, JNC8은 CKD 동반여부에 상관없이 목표혈압은 140/90mmHg으로 동일하며 일차 치료제 선택에서만 차이가 있다.
SPRINT 연구에는 당뇨병 환자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연구결과를 당뇨병 환자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당뇨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CKD에 관한 부분은 참고할 수 있다.
물론 이 연구에서 CKD환자는 집중치료가 유익했지만 단지 이를 근거로 목표혈압을 낮추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추가 감압으로 신기능 보존이나 뇌졸중 감소를 기대해 볼 수는 있지만 유의한 차이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박정배(좌장): 기존 가이드라인의 권고와 달리 SPRINT 연구는 혈압조절에 대해 "The lower is the better" 치료 개념을 지지하는 결과를 보였다.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로 동양인이 포함되지 않았고, 연구대상자들도 미국인 고혈압 환자 전체를 대변하지는 못했다.
일부 고위험군이지만 당뇨병과 뇌졸중이 없는 비교적 건강한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고혈압 연구로서는 드물게 심혈관 사망과 총사망의 감소를 입증한 연구라는데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또 임상연구의 포함 및 제외 기준이 엄격하긴 했지만, 약물선택은 임상의의 재량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임상의 입장에서는 실제 진료환경이 많이 반영된 연구라고 평가한다.
따라서 일부 제한이 있지만 50세 이상의 비교적 건강한 고혈압 환자로서 내약성과 치료 순응도가 양호하다면 되도록 혈압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에 힘을 실어주는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이 연구를 근거로 현재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것보다 더 강력하게 혈압을 조절하는 방향으로 진료패턴도 점차 변경돼야 할 것으로 본다. 물론 집중치료에 따른 부작용으로 저혈압, 전해질 이상, 신기능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면밀한 모니터링을 하면서 치료 해야 할 것이다.
각각의 입장에서 SPRINT 연구에 대해 간단히 코멘트 부탁 드린다.
권순억: SPRINT 연구에서는 집중치료가 뇌졸중을 유의하게 감소시키지 못했지만, 뇌졸중 발생 및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혈압을 낮게 유지해야 한다는 기존 개념을 부정하는 결과는 아니기 때문에 내약성과 부작용 면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뇌졸중 예방을 위해서는 기존 개념대로 혈압은 되도록 낮게 유지해야 한다.
성기철: 건강한 고혈압 환자에서 강력한 혈압조절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 '건강한 고혈압 환자'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즉, '고위험군이지만 약물치료에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적은 건강한 고혈압 환자'는 보다 엄격하게 혈압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혈압관리와 함께 정확한 혈압측정도 중요하다. SPRINT 연구에서는 어두운 방에서 충분히 안정을 취하고 3회 이상 측정한 혈압의 평균값을 사용했기 때문에 이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해영: 최근 혈압조절에 관한 가이드라인에서 목표혈압이 상향조절 되는 경향을 보였는데, SPRINT 연구는 이에 반대되는 결과를 보여줬다.
임상의들에게 혈압조절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 중요한 연구이다. 기본에 충실하게 치료를 하되, 현재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목표혈압을 잘 유지하고 있고, 치료중인 약물에 이상반응이나 부작용이 없으면서 치료 순응도와 내약성이 우수하다면 추가적인 감압을 고려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시 예전처럼 엄격한 혈압조절로 돌아가야 한다.
오국환: 대규모 연구이고 연구대상자의 20%가 CKD(만성신장질환)였기 때문에 고혈압 연구로서는 CKD환자가 많이 포함된 임상이다.
신장내과 영역에서는 SPRINT 연구가 전하는 임상적 의미가 크다. 다만 진행된 CKD나 단백뇨가 다량 검출되는 환자보다 주로 경증에서 중등증 CKD 환자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CKD 전체 환자에게 이 연구 결과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비록 신장 결과에서는 유의한 차이를 입증하지 못했지만, 심혈관 사망과 총사망을 감소시켰기 때문에 경증에서 중등증의 CKD 환자는 연구에서와 같이 집중치료를 통한 혈압조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하위군 분석 수준이 아니라, CKD 환자만을 대상으로 해 목표혈압 설정에 관한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이때에는 보다 진행된 CKD 환자도 포함시켜 연구를 진행 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된다면 보다 확실한 결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집중치료가 바람직한 환자도 있지만 집중치료로 인한 신장관련 부작용 문제를 고려할 때, SPRINT 연구 결과에 대해 보다 조심스러운 접근을 취할 필요가 있다.
좌장: 혈압강하에 따른 부작용과 약물에 의한 부작용의 구별이 어렵기 때문에 집중치료를 하면 신기능을 잘 모니터링 해야 한다. 해외에서는 ACCORD와 SPRINT 연구를 비교하는 논쟁이 뜨겁다고 들었다.
고혈압 환자의 절반이 당뇨병을 갖고 있기 때문에 SPRINT 연구에서 당뇨병 환자를 제외했다는 점을 크게 비판하고 있고, 반대로 ACCORD연구가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최성희: SPRINT 연구 대상자들도 고위험군이긴 하지만 당뇨병이 있다면 그 위험도는 아마 더 높을 것이다. 따라서 직접적으로 두 연구를 비교할 수 없으며, ACCORD 연구는 당뇨병 환자 대상의 연구이므로 당뇨병 환자에게 직접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다만 앞서 말씀해주셨던 것처럼 내약성과 부작용 면에서 유해하지 않다면 추가적인 감압을 시도해보는 것이 좋으며, 앞으로 후속 연구를 통해 보다 확실한 내용이 밝혀져야 할 것이다.
3차 진료를 받는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들은 미세알부민뇨나 단백뇨를 동반하고 있어 목표혈압은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것보다 낮게 정하여 치료 하고 있고, 단순 고혈압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는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목표혈압을 정해서 치료한다. 이처럼 환자에 따라 치료 전략을 다르게 하고 있다.
좌장: 고혈압 환자에서 'SPRINT' 연구가 시사하는 임상적 의미와 앞으로 진료패턴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 논의가 고혈압 환자 진료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마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