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방사선이 신체 장기에 미치는 영향 알아볼 겁니다"

"우주방사선이 신체 장기에 미치는 영향 알아볼 겁니다"

  • 박소영 기자 syp8038@daum.net
  • 승인 2016.03.11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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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독점 무대에 한국인으로서 첫 발 디뎌
중입자 연구주제 잡아 후속 연구에 몰입 계획

▲ 340일간 우주비행을 마치고 귀환한 스콧 켈리. /사진_스콧 켈리 트위터
2030년, 영화 '마션'처럼 인류는 화성에 첫 발을 디디게 될까.

1일, 우주비행사 스콧 켈리가 340일간의 우주 여행을 마치고 지구에 돌아왔다. 켈리는 지난해 3월부터 지구에서 400km 위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생활했다.

그는 지구를 5440바퀴나 도는 동안 인체실험을 하며 우주방사선과 무중력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다. 바로 미 항공우주국(NASA)이 계획 중인 꿈, '화성 탐사'를 위해서다.

NASA는 2030년 화성에 사람을 보낸다는 목표로 우주비행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지구에서 화성까지가려면 최소 2년이 걸린다. 화성에는 지구의 100배에 달하는 방사선이 쏟아진다. 우주방사선과 무중력 상태에 장기간 노출되는 만큼 관련 연구가 필수적이다. 

이에 NASA는 우주방사선 영향을 규명하고 리스크 관리를 다루는 '우주방사선 전문가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9일, 한국원자력의학원은 방사선종양학과의 장원일 과장이 이 과정에 선발됐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참여 연구진들은 방사선생물학 전문가들이 대부분이며, 장 과장처럼 방사선종양학을 연구하는 의사도 가끔 포함된다.

사실 이 과정은 미국인을 제외한 외국인에겐 매우 배타적이다. 우주산업은 미국의 독점 무대다. 대기권 밖으로 나갔을 때는 지구에서와는 다른 종류의 방사선에 노출되는데, 이때 인체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또 우주산업은 천문학적인 연구비가 드는 데다 난이도도 높은 만큼 정보 공개도 꺼리고 있다. 

▲ 장원일 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선종양학과장.
그래서 매해 15∼16명가량 선발되는 연구진 중 10∼12명이 미국인이다. 나머지도 우주강국인 러시아·독일·이탈리아 등이며, 동양에서는 2012년 일본이 유일했다. 그만큼 외국, 특히나 아시아엔 더더욱 '좁은 문'인 셈이다.

장 과장은 9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운이 좋았다"고 겸손해 했다. 지난해 최종에서 아깝게 미끌어졌던 데 이어 올해는 두 번째 도전 끝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 1년간 한국항공우주학회 등과의 심포지엄 등 관련 네트워크 구축과 연구에 더욱 집중했다. 원자력의학원이 우주방사선 생물학 연구 의지가 강해 다양한 협력관계를 구축한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 우리나라와 미국이 한미우주협력협정을 맺은 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2월 28일 지구 관측과 우주 탐사 등 우주 개발의 법적·제도적 토대를 규정하는 우주협력협정에 미국과 합의했다. 미국은 전 세계 10개국과 우주협력협정을 체결했지만, 정부간 우주협정은 아시아에서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그는 지원 동기로 "방사선종양학 전문의인만큼 방사선 전문가 과정에 관심을 두게 됐다. 또 원자력의학원에서 일한 이후부터 미국·일본·독일 등이 참여하는 우주방사선 학회를 매년 다니다 보니 자연스레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원자력의학원에서 중입자 방사선을 활용한 사업을 계획 중인 것도 한몫했다. 중입자 가속기는 난치성 암이나 말기암, 재발 암을 치료할 수 있어 '꿈의 암 치료기'라 불리기 때문이다.

장 과장은 "연구를 수행할 미국 브룩헤이븐 국립연구소에는 엄청나게 큰 중입자 가속기가 있다. 이를 활용한 실험과 팀 프리젠테이션 등이 있을 예정"이라며 "우주방사선에 포함된 중입자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가령 장기별로 방사능에 따라 어떤 영향을 받는지를 알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 NASA 우주방사선 전문가 양성과정의 2015년도 프로그램. 올해도 이와 비슷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또 이 프로그램은 3주라는 다소 짧은 기간 이뤄지므로 향후 연구를 위한 '트레이닝 기간'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이곳에서의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주제를 선정해 개별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거나, NASA 연구소와 협력해 연구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주방사선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이다. 대부분의 정보를 NASA가 독점한 데다 비공개가 많다. 때문에 미국에서 주는 정보만 그대로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전문가 양성과정 참여로 많은 정보를 얻고 우주에서 사람이 더욱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의학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장원일 과장은 6월 6∼24일간 미국 브룩헤이븐 국립연구소(Brookhaven National Laboratory)를 방문, 우주방사선과 유사한 환경을 재현하기 위해 설치된 거대 가속기 등을 이용해 우주방사선의 인체영향에 대한 교육 및 공동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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