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일송 윤덕선 평전

[신간] 일송 윤덕선 평전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6.03.2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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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송기념사업회 지음/민음사 펴냄/2만 8000원

 
한림대학교와 한림성심대학교·한림대학교의료원의 설립자 일송(一松) 윤덕선 박사의 20주기를 맞아 그의 삶을 정리하고 재조명한 <일송 윤덕선 평전>이 출간됐다.

일송기념사업회에서 펴낸 이 책은 한국 의학계 및 교육계에 헌신한 일송의 일대기를 담고 있다.

1921년에 태어난 그는 일본인에게 고개숙이지 않고 살기 위해 의학도의 길을 택했다. 백병원·가톨릭의과대학 성모병원·필동성심병원을 거치며 외과의사이자 교육자로서 성공을 이룬 그는 한강성심병원 설립을 시작으로 전문 의료 경영인의 길에 들어섰다. 이어 일송은 동산성심병원·강남성심병원·춘천성심병원·강동성심병원을 차례로 설립했다. 그가 세운 병원들은 모두 의료시설이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자리잡았고, 병원은 개인 소유가 아니라 사회 공공재라는 신념에 따라 지역의료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일송은 진료와 교육·연구의 연계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한림대학교를 설립하고 춘천간호전문대학(현 한림성심대학교)을 인수해 인문적 가치를 중시하는 새로운 지식인과 전문가 양성에 나섰다.

한림대학교가 개교하면서 그가 세운 병원들은 대학 부속병원이 됐고, 현재 한림대학교의료원은 성심병원 등 6개 의료기관, 총 4000병상의 국내 최대 규모 의료기관으로 성장했다.

한국 현대사에서 일송처럼 많은 병원을 설립하고 성공으로 이끈 이는 없다. 일송은 갈등과 시련이 있을 때마다 기존의 성공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 성공 신화를 이뤘고, 많은 병원을 차례로 성공시키며 현대 의료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그는 병원 재벌이라 불리는 것을 가장 싫어했으며 병원을 개인 소유로 두지 않고 재단을 설립해 운영했다. 일송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병원은 사기업이 아니고, 병원은 국민의 것이며, 경영자는 관리자"라고 말했으며, "병원을 해서 돈을 번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으며, 나는 돈을 벌기 위해 병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을 훌륭히 키우겠다고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일송은 학창시절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 "땅에 묻혀서 주춧돌이 되어라. 외부에 나서지 마라. 다른 사람을 내세우고 너는 뒤에서 뒷받침을 하라"는 좌우명에 자신을 비추며 살았다.

지난 1996년 76세를 일기로 영면한 일송. 그의 삶의 역정이 담긴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에는 지도자가 없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러나 지도자가 없다기보다는 땅에 묻힐 주춧돌 노릇을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 위에 튼튼한 국가를 세울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좌우명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고 지키며 살아왔다"라는 일송의 호언은 결코 허언이 아니었음을 느낄 수 있다(☎ 02-515-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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