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보제도 수출, 국가별 상황 맞춰 설계"

"한국 건보제도 수출, 국가별 상황 맞춰 설계"

  • 박소영 기자 syp8038@daum.net
  • 승인 2016.04.20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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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일회성 원조 아닌 제도 개선 추진

▲ 이홍균 건강보험정책연구원장.
"의료원조와 의료봉사는 지속성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빠른 시간 내에 의료서비스를 받게 하려면 제도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제도가 잘 됐을 때 의료원조까지 이뤄져야 금상첨화다. 의료원조에만 방점을 두는 건 이제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이홍균 건강보험정책연구원장은 19일 출입기자협의회와 만난 자리에서 외국의 보편적 건강보장 달성을 위해서는 일회성 원조가 아닌 제도적 차원의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개발도상국 등을 대상으로 포럼 개최 및 연수교육, 건보제도 도입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모색하는 등 보편적 건강보장 달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공단은 4일 멕시코 사회보장청과 MOU 체결에 이어 18일엔 가나 건강보장청 직원을 대상으로 건강보험 연수과정을 운영했다. 에티오피아와의 건보 노하우 공유 협력 사업도 추진 중이며, 오는 10월에는 한국-가나-에티오피아 3각 협력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이홍균 원장은 "최근 콜롬비아·이집트·페루·인도·이란·사우디아라비아·태국 등 총 11개국에서 MOU 체결이나 한국 건보제도 조사를 위한 방문신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한국 방문연수과정의 경우 우리의 건보제도 운영경험과 ICT에 기반한 데이터 분석 기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무엇보다 각 나라 상황에 맞춘 제도 설계 및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각 나라의 실정에 맞는다는 건 상당히 복잡한 의미를 지닌다. 일종의 종합예술"이라며 "건보제도 자체만을 도입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라 그 나라가 처한 상황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직장·지역가입자 비율이 어떤지, 보험체계로 끌어들일 수 있는 적정보장 및 적정부담은 어느 수준이며, 그 나라에서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총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

이 원장은 "가령 멕시코의 건보제도는 우리나라의 1970년대를 보는 것 같았다. 사회보험방식과 조세방식이 뒤섞여있는데, 농촌 지역가입자의 경우 거의 조세방식으로 운영된다. 때문에 아주 최소한의 의료서비스만 받거나 필요한 약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긴다. 이러한 사항을 모두 염두에 두고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나의 경우 저부담과 저급여에서 시작하는 게 맞을 것이다. 가나엔 주민등록시스템이 없으며 현재 건보 가입이 법으로는 강제하고 있지만 가입하지 않아도 패널티가 없어 가입률이 지지부진하다. 공단은 올해 가나 정부와 건보 가입률을 높이는 시범사업을 출범하는데, 이를 통해 보편적 건강보장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아프리카에선 가나가 선두주자다. 그 다음으론 에티오피아와 탄자이나 순"이라며 "내년에 10여개 국가를 함께 모아 심포지엄을 할 계획이다. 2017년은 건보 도입 40주년인 만큼 이같은 행사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공단에 따르면 연간 ODA사업 예산은 7800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과 공동협력해 자원을 조달하고 있어 공단이 부담하는 비용은 크지 않은 것. 국가당 건보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은 5억원 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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