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단 GLP-1 인슐린과 경쟁하거나 병용되거나?

날개단 GLP-1 인슐린과 경쟁하거나 병용되거나?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6.04.2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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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한번 트루리시티·이페르잔 인슐린 병용 제각각
인슐린 처방 전단계 메트포민+설포닐우레아 병용

급여기준이 확대되고 장기지속형 제제가 급여되면서 GLP-1 유사체의 존재감이 커질 전망이다. 당장은 인슐린과의 관계가 어떻게 풀릴지 관심이다. 두 치료제가 경쟁 혹은 협력 구도에 놓일 가능성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5월 1일부터 급여되는 2개의 장기지속형 GLP-1 유사체 중 트루리시티는 인슐린과의 병용이 허가사항에 없고 이페르잔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같은 장기지속형 GLP-1 유사체이지만 인슐린을 대하는 태도(?)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트루리시티는 인슐린과의 병용허가 사항이 없기 때문에 인슐린의 진입 환자를 타깃으로 삼을 전망이다. 트루리시티가 없었더라면 인슐린을 맞아야 하는 환자군인만큼 인슐린과 일정부분 경쟁구도를 이룬다.

인슐린과 병용처방이 되는 이페르잔은 트루리시티의 포지셔닝에 인슐린 병용 환자군까지 손을 뻗을 것으로 보인다. 인슐린과 GLP-1 유사체를 병용하면 인슐린의 이상반응 중 하나인 체중증가 부작용을 GLP-1 유사체가 잡아준다.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중 체중감소 효과를 입증한 치료제는 GLP-1 유사체와 SGLT-2 억제제가 유일하다. 더욱이 GLP-1 유사체의 체중감소 효과가 SGLT-2 억제제보다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슐린 병용투여가 가능한 이페르잔은 트루리시티보다 처방확대면에서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처방경향이 인슐린 병용보다 인슐린 전 단계인 인슐린 대체재의 성격을 띤다면 트루리시티가 불리하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임수 서울의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는 "장기지속형 GLP-1 유사체 급여로 하루 한 번 맞아야 하는 인슐린이 가장 큰 피해를 당할 수 있다"며 대체 가능성을 전망했다. 권혁상 가톨릭의대 교수는 GLP-1 유사체가 인슐린을 대체하기보다 인슐린과의 병용투여될 것으로 본다.

식전혈당은 기저인슐린으로 잡고 인슐린으로 쉽게 잡히지 않는 식후혈당은 GLP-1 유사체가 낮출 수 있어 인슐린과의 병용투여가 이상적이라는 의견이다. 물론 임 교수 역시 인슐린과의 병용투여 장점이 있어 병용투여 처방이 확대될 수 있다고도 보고 있다.

장점많은 GLP-1 유사체가 어떻게 포지셔닝하느냐에 따라 트루리시티와 이페르잔의 주도권 경쟁의 향방이 결정될 수 있어 보인다.

당뇨치료제 시장에서 'GLP-1유사체'가 조명받기 시작한 계기는 급여기준 확대와 장기지속형 제제의 급여 덕이다. 지난해 10월 GLP-1유사체의 급여기준이 체질량지수(BMI) 30kg/㎡ 이상부터 25kg/㎡로 확대되면서 숨통이 트였다. 사실상 BMI 30 이상의 한국인이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GLP-1 유사체는 강력한 혈당강하 효과에 인슐린보다 낮은 저혈당 발생률을 겸비한 것도 모자라 체중까지 줄이는 효과를 입증했다. 경구용이 아닌 주사제라는 단점을 주당 한 번만 주사하는 장기지속형 제제로 극복하면서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5월 1일부터 이페르잔 40.3mg(2만 1168원)과 66.95mg(2만 3594원), 트루리시티 0.75mg(2만 3560원)과 1.5mg(4만 1230원) 등 장기지속형 GLP-1 유사체를 급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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