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19 06:00 (금)
[신간] 바람 부는 날이 날기 연습하기 좋은 날

[신간] 바람 부는 날이 날기 연습하기 좋은 날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6.05.31 22: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대현 지음/도서출판 밭 펴냄/1만 3000원

 
알에서 깨어나 어느 정도 성장한 어린 새들이 처음 날개를 펴고 하늘을 나는 처녀비행의 날, 어미 새는 일부러 바람이 세계 부는 날을 택한다. 불어오는 바람을 이겨내고 그 바람을 타야만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온한 날이 아닌 세차게 바람 부는 날이 오히려 어린 새를 제대로 날 수 있게 한다.

20여 년 동안 정형외과 전문의로 살아 온 백대현 원장(서울 서초·방배성모정형외과의원)이 첫 수상집 <바람 부는 날이 날기 연습하기 좋은 날>을 펴냈다.

이 책에 담긴 55편의 글들은 저자가 자신과 주변을 둘러보며 틈틈이 써왔던 단상이다.

의사로서 단지 성공만을 위해 달려왔던 저자의 삶에 변화가 온 것은 아주 작은 일 때문이었다.

"저희 병원에 자주 오시는 70대 할머니가 계십니다. 비록 의사와 환자로 만났지만 격 없이 친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 할머니께서는 늘 '내가 여태껏 나 자신을 잘 몰라' 하시면서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당신의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잘 모르고 평생을 살아왔다고 말씀하십니다. 그 말씀을 듣고, 저는 인생의 후반기에는 자신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또한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는 있을까 곰곰이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 때부터라도 마음의 주인이 되는 삶을 살겠다고 결심한 저자는 자신과 이웃을 찬찬히 들여다보게 됐다.

이 책에 실린 글들에는 요란한 허세도 현학적인 금언도 없다. 다만 소소한 일상을 통해 온 몸에 젖어드는 삶의 지혜에 다가설 수 있을 뿐이다. 그 작은 깨달음은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고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저자는 사랑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저마다 더없이 소중한 존재들입니다. 우리 자신을 이해해주고, 격려해주고, 어떤 잘못헤 대해서는 용서해주면 어떨까요. 나와 너 그리고 우리들 모두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 나아가 서로 사랑하는 것만이 이 세상에서 인생을 진정한 성공과 행복으로 이끄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은 또 이렇다.

"어렵게 성공의 문턱에 들어섰다고 해도 그 사람이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성공만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이기려고만 한다면 그 사람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요? 성공보다 더 중요한 것은 행복입니다."

그는 마흔에 내려던 책을 쉰을 넘겨서 상재했다. 그만큼의 시간이 책 속에 녹아 있다. 인생의 후반을 준비하면서 그동안 갈무리된 마음 속에 간직한 이야기들을 이 책에 풀어 놓았다.

"부족하나마 제 글을 통해 역경에 빠진 분들과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합니다."

저자의 작은 소망이다(☎ 070-8654-1845).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