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활동비 '실비 보상' '매년 수가인상 반영' 계획
"7월 중 관련 고시 입법예고 예정...9월 제도 시행 목표"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0일 촉탁의 제도 활성화를 위한 개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 개선 계획에 따르면, 우선 활동비용을 진료 인원을 기준으로 지급하되, 환자 1명당 지급액은 의원급 수준(초진 1만 4000원, 재진 1만원)에 준해 산정한다. 특히, 활동비용을 시설에 지급하지 않고 촉탁의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하면 직접 지급한다. 원외처방전 발급 비용은 종전과 같다.
요양시설의 장이 일방적으로 촉탁의를 지정하던 것도 지역의사회가 촉탁의의 이동 거리, 전문성, 교육이수 여부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추천하도록 한다. 다만, 지역의사회가 추천한 촉탁의가 당연히 지정되는 것은 아니며 추천인 중 시설장이 선택할 수 있고, 시설 규모와 노인 특성에 맞춰 복수 지정도 가능하다.
촉탁의 관리 체계도 강화하는데, 대한의사협회 등 각 협회에서 촉탁의를 대상으로 역할과 활동에 대한 교육을 하고, 교육이수 여부를 시설정보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하며, 의료법 관련 규정에 준해 진료기록을 작성·보관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이상희 보건복지부 요양보험운영과장은 1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촉탁의 제도 개선 계획 마련 배경과 세부 추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 과장은 먼저 "오래 전부터 촉탁의 활동비용 현실화 등 촉탁의 제도 개선 요구가 있었다"면서 "지난해부터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과 10여 차례 협의를 통해, 개선안을 협의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촉탁의 활동비용 보상 계획에 대해 오랜 시간을 할애해 자세히 설명했다. 이 과장은 "촉탁의 활동비용을 의원급 초·재진료 기준에 맞춰 인상하고 진료 인원수에 따라 직접 보상할 것"이라며 "현재는 요양시설 이용자가 월 2회 촉탁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을 기준으로 진료 비용의 20% 본인부담금을 시설 이용비에 포함해 지불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시설 이용비에 포함된 본인부담금을 분리해 촉탁의에게 직접 지급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렇게 하면, 촉탁의에게는 제대로 된 비용을 지급하면서 시설 이용자들의 부담은 늘지 않도록 할 수 있다"면서 "행정 절차 개선만으로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진료 인원에 따라 활동비용을 산정해 지급할 계획인데, 이렇게 하면 진료하는 환자 수에 따라 보상 비용에 차이가 있을 뿐, 일반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진료하는 개원의의 수익과 거의 같은 수준의 보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활동비용 산정에 매년 수가인상분을 반영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그는 "활동비용에 건강보험 수가인상률과 연동하는 '활동비용 자동조정기전'도 검토 중"이라면서 "상대가치점수 항목 중 하나로 '장기요양시설 촉탁의 활동비용'을 넣으면, 다른 의료행위와 마찬가지로 매년 수가인상에 따라 활동비용을 인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환자를 진료했다는 촉탁의의 일방적인 신고만으로 활동비용을 지급할 수 없다. 제대로 된 진료를 했는지 확인하는 최소한의 절차를 마련할 것이다. 일례로 비용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환자를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몇 가지 항목을 만들고, 해당 항목을 입력한 경우에만 실제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촉탁의가 진료할 수 있는 일당 환자 수 제한도 고려하고 있다. 이 과장은 "촉탁의 제도 개선 목적은 제대로 된 보상을 통해 제도를 활성화하는 것도 있지만, 촉탁의가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도 있다"면서 "이를 위해, 일당 진료 환자 수를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제한 인원수는 의료계와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촉탁의 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 과장은 "의협 등 의료 단체 주도로 촉탁의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교육이수는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지역의사회의 지정을 받아 시설장이 촉탁의를 지정하는 과정에서 교육이수 여부가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촉탁의 교육은 의료 단체의 기존 학술대회 프로그램 중 하나로 1~2시간짜리 강의를 넣는 방법으로 충분하다고 본다"면서 "이 정도 수준이라면 교육 비용을 의료 단체에 보상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과장은 끝으로 "활동비용 인상, 지역의사회 추천제 도입 등 제도 개선 골자는 이미 장기요양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친 사안이며, 각각의 운영방안에 대한 세부사항은 7월 관련 고시를 입법예고하고 관련 단체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제도 시행 시기 목표는 9월"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 요양시설 입소자 수는 13만명에 달하며, 활동 중인 촉탁의 수는 2600여 명이다. 촉탁의는 주로 지역 내 개원의로 가정의학과와 내과 전문의가 대다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