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한 협진' 아닌 보완대체의학 보조 활용
의협 "검증 없는 의-한방 협진, 국민 건강·생명 위협"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는 최근 한의사협회가 '미국 암치료에는 있고 한국 암치료에는 없는 것은 의·한 협진'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과 관련해, 안전성 및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한방과 협진은 국민 건강과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협에 따르면 의·한 협진제도는 2010년 의료법 개정으로 도입됐으나, 한방에 대한 안전성·유효성이 검증되지 않는 등 이유로 활성화되지 못해 일선 병원들이 한방과의 협진을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한의계가 주장하는 미국 암치료의 의·한 협진은 사실이 아니며, 미국의 경우 암치료를 포함한 모든 의료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근거중심의학(EBM)을 기반으로 안전성 및 유효성이 검증돼 가능하며, 전통의학을 포함한 보완대체의학도 철저한 검증 후에 암치료를 위해 부가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현대의학과 한방으로 이원화되어 있지 않고 현대의학이 주류인 의료체계를 갖고 있는 미국에서 '의·한 협진'개념은 당연히 없으며, 의사가 검증된 전통의학을 포함한 보완대체의학을 필요에 따라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의협은 특히 미국이 암치료 등에 전통의학을 포함한 보완대체의학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것은 현대의학을 중심으로 의사가 과학적 검증을 통해 전통의학을 포함한 보완대체의학을 발전시켜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스홉킨스병원, 엠디엔더슨 암센터 등 미국 주요 암센터에서의 의·한 협진을 하고 있는 한의계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의협에 따르면 미국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암연구소에서는 일부 보완대체의학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효과적이지 않고 위험 요소가 있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또 한의협이 근거로 제시한 '진행 간세포암 환자에서 한약투여에 따른 생존기간 연장' 등 논문 또한 편향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어 암 환자의 생존을 증가시킨다고 주장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한방에 대한 안전성 및 유효성 검증 없이 의·한 협진은 공염불에 불과하다"며 "한의계는 한방의 과학화 및 표준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해 명확한 근거를 마련한 후 협진을 검토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밝혔다.
또 "한의계가 한방에 대한 과학화 및 표준화를 등한시한 결과 의·한 협진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계가 반대해서 지연되고 있다고 매도하는 구태의연한 행태는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의 의·한 협진시범사업은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주현 의협 대변인은 "한의계는 한방의 과학화 및 표준화를 통해 한의약 발전을 위한 사회적으로 수용가능 방안을 택하지 않고, 한방에 대한 검증 없는 의·한 협진,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추진 등과 우회적이거나 불법적인 방안으로는 더 이상 한방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