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리나 졸리 효과…예방적 유방절제술 5배 증가

안젤리나 졸리 효과…예방적 유방절제술 5배 증가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10.1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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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성 유방암 BRCA 유전자 검사도 최근 3년 간 3배 증가
한국유방암학회, 유전성 유방암 진료 현황 분석 결과 발표

최근 3년 동안 유전성 유방암 BCRA 유전자 검사 건수는 3배,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받은 건수는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유방암학회(회장 정성후/이사장 한세환)는 '안젤리나 졸리 효과' 때문에 국내 여성들의 BRCA 유전자 검사가 증가하고, 수술 건수도 증가했다는 조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예방적 유방절제술은 유방암 및 난소암의 가족력이 많았던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BRCA 유전자(유방암 및 난소암의 발생률을 높이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BRCA1 유전자에 변이가 있음을 확인하고, 2013년 예방적 절제술을 받은 사실이 미디어에 발표되면서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또 안젤리나 졸리처럼 유전자 검사를 미리 받기 시작한 건수가 증가하면서, 이를 '안젤리나 졸리 효과'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유전성 유방암이란 특정 변이 유전자로 인해 가족 내 세대를 거듭해 질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전체 유방암의 5∼10%를 차지하며, 원인이 되는 대표 유전자는 BRCA1, BRCA2이다. BRCA1, BRCA2 유전자 변이가 있는 여성은 유방암뿐만 아니라 난소암 발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국내 보고에 의하면 BRCA1 변이 여성의 경우 70세까지 유방암 발생 위험률은 72.1%, 난소암의 발생 위험률은 24.6%였으며, BRCA2 변이의 경우네는 각각 66.3%와 11.1%로 밝혀졌다.

한국유방암학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지료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안젤리나 졸리의 예방적 수술이 알려진 2013년을 기점으로, BRCA1 검사 건수는 2012년 946건에서 2015년 2837건으로 약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BRCA1 유전자 검사 건수 추이
BRCA1 검사 건수 증가는 물론 2013년을 기점으로 국내 예방적 수술 건수도 증가했다. 학회가 전국 28개 대형병원에서 한쪽 유방암이 있는 'BRCA 변이 보인자' 717명을 조사한 결과, 예방적 수술로 반대편 유방절제술을 받은 건수는 2012년 대비 2015년 5배, 양측난소절제술을 받은 건수는 4.7배 증가했다.

학회는 "예방적 수술의 목적은 유방암과 난소암의 발생 위험과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것으로, 수술의 종류는 예방적 유방절제술(예방적 양측, 예방적 반대측 유방절제술), 예방적 양측난소절제술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유방절제술의 경우, 많은 환자들이 여성성의 상징인 유방 절제에 대한 상실감과 두려움으로 인해 반대편 유방절제까지 받는 경우가 많지 않았으나, 안젤리나 졸리의 예방적 수술을 기점으로 해서 유방암 환자들의 인식이 바뀐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보험 확대,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 등도 유전성 유방암 인식 변화에 한 몫 했다고 밝혔다.

한쪽 유방암 있는 BRCA 보인자의 예방적 수술 건수 추이
학회는 "BRCA 유전자 검사 및 예방적 수술에 대한 보험 확대, 전문의들의 유전자 검사 및 치료에 대한 인식 변화,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KOHBRA)도 여성들의 유전성 유방암 예방에 대한 인식 증대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학회에 따르면 2005년 BRCA 검사가 보험 적용을 받았으며, 2012년 12월 예방적 난소절제술도 보험 적용을 받기 시작했다. 또 KOHBRA(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 연구는 한국유방암학회 산하 40개 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 연구는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의 특징과 유전자 변이 검사 대상자를 명확하게 규명하고 진료지침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됐다.

또 아시아 최초로 한국인 BRCA 유전자 변이 예측 모델(KOHCal)을 개발, 유방암 진료 권고안에 유전성 유방암을 새롭게 추가하는 등의 연구 성과로 국내 유전성 유방암 치료에 앞장서고 있다.

한세환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아주대병원 유방암센터장)은 "BRCA1, BRCA2 유전자의 변이는 유방암과 난소암뿐만 아니라 남성 유방암·전립선암·췌장암·담도암·대장암 등 다양한 암의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김성원 한국유방암학회 홍보이사(대림성모병원장)는 "유전자 검사는 반드시 시행 전 유전상담을 통해 BRCA 변이 확률이 높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이뤄져야 하며, 특히 예방적 수술을 선택한 경우 수술로 생길 수 있는 득과 실에 대해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BRCA 유전자(유방암, 난소암의 발생률을 높이는 유전자)
유전적 유방암의 원인유전자 중 하나로 BRCA1, BRCA2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나타나면 유방암, 난소암 발병확률이 매우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전자 검사를 통해 BRCA1 유전자 변이로 인해 유방암 발병위험이 높다는 진단을 받고 절제술을 하면서 대중에게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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