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3.3%, 의사 98.7% "호스피스 이용하겠다"

국민 73.3%, 의사 98.7% "호스피스 이용하겠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10.27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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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계획서·사전연명의료의향서 국민 인지도 매우 낮아
사전의료계획 적정 수가, 국민은 10만원 의사는 20만원 원해

대부분의 일반국민과 의사들이 호스피스·연명의료를 이용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이에 필요한 연명의료계획서 및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인식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영호 서울의대 교수팀과 이근석 국립암센터 교수팀은 9월 여론조사기관(월드리서치센터)에 의뢰, 호스피스·연명의료법 시행이 1년 남은 시점에서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연명의료'를 주제로 일반국민 1241명(면접조사)과 의사 859명(온라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호스피스·완화의료 관련 12개 문항, ▲사전의료계획서(사전연명의료의향서/연명의료계획서) 관련 6개 문항 등 총 18개 문항으로 구성됐으며, 의사들 조사는 대한의사협회와 서울대병원·국립암센터 등 15개 종합병원의 협조를 받아 진행됐다.

일반국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잘 몰라...대상질환 확대 원해
먼저, 호스피스·완화의료 관련 설문에서는 일반국민들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에 대한 인식이 낮은 반면 의사들은 높았으며, 호스피스·완화의료 대상 질환이 4개 질환(암, 에이즈,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만성간경화)에 한정돼 있는 것에 대해서는 국민·의사 모두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생각했다.

설문조사 결과 국민 73.3%, 의사 98.7%는 호스피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이용하는 이유로는 국민은 '가족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31.3%)가 가장 컸으며, 의사는 '삶을 품위 있게 마무리하고 싶어서'(45.8%)라고 응답해 서비스 이용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보였다.

현재 호스피스·완화의료 활성화를 위한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국민은 통상적 치료를 가능한 끝까지 하려는 환자 및 가족의 태도'(24.4%)를 꼽은 반면, 의사는 '호스피스기관 및 인력의 부족'(25.8%)을 꼽았다.

호스피스·완화의료 대상 질환이 4개 질환에 한정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응답은 일반국민(76.1%)과 의사(81.3%) 모두 높게 나타났다.

또 대상 질환 확대에 포함되길 희망하는 질환(복수 응답)은 일반국민 및 의사들 모두 '난치성 유전 및 신경질환'이 각각 69.7%와 91.5%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일반국민은 치매(68.2%)를 꼽은 반면, 의사들은 소아 비 암성 중증질환(75.0%)을 꼽아 차이를 보였다.

 <그림1> 호스피스 완화의료 서비스 이용 의향
임종 예상 시, 국민-상급종합병원, 의사-호스피스기관 이용
2018년 2월부터는 요양병원도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기관이 되는데, 요양병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일반국민은 시설·인프라(66.5%) 및 서비스 질 향상 기대(69.5%)에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의사들은 관련 시설(인프라)이 잘 갖추어져 있다(27.7%)것에만 긍정적으로 답했해 두 집단간 큰 차이를 보였다.

임종이 예상 될 시 돌봄 선호 장소에 대해서도 조사했는데, 일반국민은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겠다(37.5%)는 응답이 많았고, 의사들은 호스피스기관을 이용하겠다(44.9%)는 응답이 많았다.

이밖에 국내에서 호스피스 병상과 인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에서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서는 '말기환자 및 임종환자 돌봄을 위한 전문 인력 훈련'의 필요성에 대해 일반인(90.0%)과 의사들(91.0%) 모두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의사들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말기환자의 삶과 죽음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활동'이 필요하다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95.0% vs 84.9%) 또 의사들이 가장 많이 필요성을 느낀 항목은 '질병 및 치료에 대한 설명, 호스피스 선택 및 연명의료 결정'(98.8%)이었으며, 일반국민(89.2%)도 높은 필요성을 느꼈다.

가정에서 임종을 맞을 때 일반국민은 '임종돌봄에 필요한 경제적 지원'(95.0%)을 가장 원했으며, 의사들은 '필요시 신속히 의뢰할 수 있는 호스피스기관이 필요하다'(99.0%)고 응답했다.

범부처 차원의 다양한 정책지원 국민·의사 모두 희망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일발국민과 의사들은 '가족들이 직접 환자를 돌볼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96.0% vs 85.5%), '건강보험에서 수가를 지원하는 간병 도우미 지원'(93.4% vs 95.8%)을 희망했다.

'자원봉사자의 말기 환자 돌봄 의무화 정책 도입'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서는 일반국민의 84.9%가 '찬성' 한다고 답했으며, 의사들은 72.2%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자원봉사자 교육비 지원 사업'에 대해서는 일반국민의 90.5%가 '동의' 했고, 의사들은  93.9%가 '동의'했다.

특히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하는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 활성화 이외에도 고용노동부의 말기환자와 가족의 수입과 생활 안정 지원에 대해 일반인(91.3%), 의사(91.0%) 모두 필요성을 많이 느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바람직한 임종 문화 켐페인 활성화 지원(일반국민 86.1%, 의사 87.2%), 교육부의 생명의 가치와 죽음에 대한 학교교육 지원 서비스(일반국민의 85.7%, 의사 93.8%), 여성가족부의 여성과 가족의 말기환자 돌봄 지원(일반국민 91.9%, 의사 69.0%)에 대해서도 필요성을 공감하는 의견이 많았다.

환자가 돌아가셨을 때 조의금 대신 환자 이름으로 호스피스기관에 기부하는 '조의금 기부 문화'에 대한 질문에서는 일반국민(64.8%), 의사(72.2%) 모두 기부를 하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그림2> 각 정부 부처의 정책 지원 필요성
일반국민 사전의료계획 인식 낮아 대국민 홍보·교육 필요
다음으로 사전의료계획(사전연명의료의향서/연명의료계획서)와 관련 일반국민은 인식이 매우 낮은 반면, 의사들은 높은 인식률을 보였다. 또 일반국민, 의사 모두 사전의료계획에 대한 대국민 홍보 및 교육의 필요성을 느꼈고, 의사들은 사전의료계획 서비스 제공에 대한 보험수가 적용을 원했다.

설문조사결과, 19세 이상인 사람이 평소 자신의 연명의료결정 및 호스피스에 관한 의사를 직접 문서로 작성하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한 인지도는 일반국민(15.6%)과 의사(60.8%)가 큰 차이를 보였으며, 연명의료계획서에 대한 인지도도 일반국민(9.8%)이 의사(48.4%)보다 낮았다.

'건강할 때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및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하겠다'는 의견은 일반국민(46.2%) 보다 의사(65.5%)가 더 높았고, 중'증질환 악화 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및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하겠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일반국민(64.2%) 보다 의사(97.4%)가 더 높았다. 말기 진단 시에도 일반국민(68.3%) 보다 의사(97.1%)가 훨씬 높았다.

 <그림3> 사전의료계획 서비스의 적정한 건강보험 수가
사전의료계획 보험수가 의사 64.6%가 20만원 이상 "적당하다"
사전의료계획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사전의료계획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 및 교육'이 일반국민과 의사들 모두에서 36.7%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사전의료계획에 관한 보험 수가를 마련해야 한다고 응답한 의사들의 비율도 26.4%에 달했다.

사전의료계획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한 적정 수가에 대해(뇌 MRI 촬영 40분, 보험적용 40만원 내외, 상급병원 외래초진 진찰료 18,000 내외 자료 제시 후 응답) 일반국민의 58.5%가 뇌 MRI 비용의 4분의 1(대략 10만원) 이상의 수가를 적정하다고 응답했으며, 의사들은 64.6%가 뇌 MRI 비용의 2분의 1(대략 20만원) 이상의 수가가 적당하다고 응답해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를 총괄한 윤영호 교수는 "정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법 시행전이라도 호스피스와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수요를 예측하고, 사전의료계획, 호스피스 대상자 확대, 시민사회 참여 역할, 홍보전략, 범부처 웰다잉종합계획 수립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전의료계획은 국민들에게 '건강할 때', '중증질환 진단시', '말기 시점'등 3회에 건강보험수가를 인정해 국민적 수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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