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물질과 비만·당뇨병 발생 연관성 집중 탐구
한국과학기술한림원 29일 플라자호텔서 한림국제심포지엄
비만·당뇨병을 비롯한 만성질환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 그리고 유전적 요인에 의해서만 발병하는 것일까?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환경오염물질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한국과학기술원은 29일 오후 1시 30분 플라자호텔 4층 메이플홀에서 '환경오염물질에 의한 비만·당뇨병 발생과 그 대책'을 주제로 제27회 한림국제심포지엄을 연다고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린다 빈바움 미국 국립보건환경 연구원장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환경오염과 만성질환 연구에 앞장서고 있는 장윤석(포항공대)·이덕희(경북의대)·홍윤철(서울의대)·김영미(경희의대)·이홍규(을지의대) 교수가 연자로 참석, 수많은 화학물질들이 비만·당뇨병·고혈압 등 대사질환들을 유발한다는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명자·유영숙 전 환경부 장관은 토론자로 참석한다.
준 카노 박사(일본 환경의학·안전기구)는 일본은 환경오염과 민성질환 연구를 비롯해 바이오 측정법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화학물질은 산업화와 현대문명의 발전과 함께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비만·당뇨병을 비롯한 만성질환의 경우 화학물질 사용량 증가와 높은 인과관계를 보이며 증가하고 있다. 특히 농약류·살충제·제초제·다이옥신류·다중고리 방향족 탄화수소(PAH) 계열의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 등이 높은 관련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POPs은 현재 32종류가 지정되어 있으며, UN 조약을 통해 세계 각국이 퇴출을 위해 합심하고 있다.
이홍규 제27회 한림국제심포지엄 조직위원회 위원장(을지의대 교수)은 "POPs은 반감기가 수년에서 수십년에 이르는 화학물질로 잘 분해되지 않으면서, 동식물의 지방조직에 축적되는 공통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면서 "환경오염물질에 노출되는 것이 비만·당뇨병의 원인이라는 사실이 완벽하게 증명된 것은 아니다. 수많은 화학물질들 중 어떤 것이 나쁘고 어떤 것은 좋은지, 그 복합적 효과는 어떤지 등을 연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명철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은 "세계보건기구는 식습관과 생활 양식의 변화 뿐 아니라 각종 산업용 화학물질이 환경과 인체에 축적되는 것 역시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발병 원인임을 지적했다"면서 "환경오염이 비만과 당뇨병을 비롯한 여러가지 만성질환을 야기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운동부족과 과식에 의해 비만·당뇨병·고혈압 등 대사질환들을 일으킨다는 전통적 생각을 바꿔야 한다"며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과학적으로 판단하고, 개발이 필요한 기술에 대한 검토와 함께 정부와 사회 지도자들이 취해야 할 정책들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암·알레르기·천식 등 일부 질환만 환경오염과 관련이 있다는 입장이며, 보건복지부 역시 비만·당뇨병을 비롯한 만성질환에 대해 유전자 연구에만 지원을 하고 있다.
환경오염물질 연구는 고가의 장비와 시설을 비롯해 연구지원이 이뤄져야 하지만 지원이 전무하다보니 새로운 기술 개발이나 측정법은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원장은 "환경오염물질에 대한 연구를 위해 환경과학자·생물학자·의료인·산업체의 협력연구가 필요하고,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도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면서 "의료인·보건학·약학 분야 전문가들도 대사질환의 발생에 환경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