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긴급 기자회견, "의무실에서 구입한 약 주치의와는 별개" 주장
일본 출장 도피성 아니고, 리프팅 실 연구는 계획단계만 관여후 빠져
2014년 9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박근혜 대통령 주치의를 맡았던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최근 청와대 의약품 구입 논란에 대해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서창석 병원장은 26일 오후 3시 30분 서울대병원 암병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주치의로 있을 때 경호실 소속의 의무실에서 어떤 약을 구입했는지 결제라인이 다르기 때문에 알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최근 언론보도에서는 서창석 병원장이 주치의로 있을 때 청와대에서 구입한 의약품(1억 여원)이 전임 주치의였던 이병석 세브란스병장이 있을 때(5000여만원)보다 2배 가까이 많아지면서 그 배경에 의문들이 쏟아지고 있다.
또 태반주사, 백옥주사 등 영양·미용목적의 주사제 구입은 물론 지난해 12월 비아그라·팔팔정(발기부전치료제)을 대량으로 구입한 것, 여기에다 '제2의 프로포폴'이라고 불리는 에토미데이트 리푸로주(에토미) 라는 마취제도 의약품 구익 목록에 포함되면서 의혹은 더 커지고 있다.
더군다나 지난 24∼25일까지 서창석 병원장이 일본 홋카이도대학병원에서 열린 공동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 25일 귀국한 것을 놓고 일각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 일시적으로 도피를 위한 해외출장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특히, 서 병원장은 최순실씨가 단골로 이용했던 성형외과의 김영재 원장을 서울대병원 외래교수로 위촉하는 데 영향력을 줬다는 의혹, 그리고, 김영재 원장측이 설립한 의료기기업체(와이제이콥스메디칼)의 제품을 공급받은 것에 대해서도 의혹을 받고 있다.
이같은 의혹들이 눈덩이 처럼 커지자 25일 일본에서 입국한 서창석 병원장은 26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들은 대부분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서 원장은 "대통령 주치의로 있을 때 경호실 소속의 의무실장은 군의관 출신이 맡고 있었으며, 의무실에서 어떤 약을 구입했는지는 비서실 소속의 주치의로서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비아그라 구입과 관련 서 원장은 "남미 순방을 앞두고 고산병 문제 때문에 다른 교수에게 자문을 구한 뒤 소량을 구입했다"고 밝힌 뒤 "당시 경호원 및 수행원들이 대통령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고산병 때문에 고생해 이후 대량으로 구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산자부 연구과제로 진행된 연구는 실이 독특해 앞부분에 바늘을 달게 되면 산부인과에서 복강경 시술 때 사용할 수 있고, 외국산에 의존하는 것을 벗어날 수도 있겠다 싶어 연구 계획단계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또 "주치의는 의무실에서 구입한 의약품 목록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지만 대통령에게 처방된 약은 대부분 알고 있다. 그리고 자문의사가 쓴 약은 거의 알고 있다"고 밝힌 뒤 "주치의로 있을 때에 대통령이 태반주사 등을 요구한 적은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정상적인 해외출장도 도피성이라고 보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죄를 짓지도 않은 상황에서 서울대병원장으로서의 리더십을 계속 가져가는 것이 맞다"며 병원장직을 계속 수행할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