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치다꺼리 이제 그만…전공의 교육 확 바뀐다

뒤치다꺼리 이제 그만…전공의 교육 확 바뀐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12.0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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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회, 4년차 전문의 시험공부시간 안주고 단계별 평가시스템 검토
박중신 교수, "의사로서 역량강화에 중점...질 강화는 선택 아닌 필수"

박중신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는 "전공의 특별법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전공의 수련교육도 바뀌어야 한다"며 "앞으로는 역량중심의 교육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과 전공의 수련을 마친 전문의가 수련기간 동안 맹장수술을 한번도 하지 않는 것이 우리나라 전공의 수련교육의 현실이다. 따라서 정량중심의 전공의 수련교육평가에서 역량중심 수련교육 시스템을 시급해 도입해야 한다."

전공의 특별법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지금까지 안일하게 생각했던 전공의 수련교육 시스템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모든 의사들(전문의)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공통역량에 대한 표준지침을 만들어 모든 수련병원이 이를 지키도록 하고, 각 과목별로 역량강화를 중심으로 하는 수련교육목표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방안도 제시됐다.

박중신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서울의대 산부인과)는 12월 1일 오후 2시 경기도 양평 블룸비스타에서 열린 대한의학회 제15기 학회 임원 아카데미 '교육프로그램 변화를 통한 미래 교육수련 체계' 심포지엄에서 '바람직한 전공의 수련' 주제발표를 통해 전공의 수련교육의 틀을 이제는 바꿔야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박 이사는 "최근 전공의 특별법, 내과 수련기간 3년 단축 등으로 학회에서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4년 동안 수련을 받은 외과 전문의가 맹장수술도 못하는 현실이기 때문에 표준화된 전공의 수련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여러 가지 걱정거리들이 많음에도 대한의학회와 내과학회 등은 수련기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수련의 질이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군다나 "전공의들이 수련교육을 받으면서 윗년차, 교수, 기타 잡다한 일들을 뒤치다꺼리하면서 교수 등 너머로 술기를 슬쩍 배우다가 수련기간이 끝나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같은 일이 지속되고 반복된다면 수련의 질이 담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박 이사에 따르면 외과의 연차별 수련교과과정을 보면, 연차별 교육 목표가 부실한 것을 알 수 있다. 박 이사는 "연차별 수련과정에서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수술 등에 대해 언급이 없고, 실제 역량이 갖춰있지 않지만 이론적인 부분을 달달 외워서 전문의가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외과 뿐만 아니라 다른 과도 연차별 수련교과과정이 비슷하다"며 "연차별 성취해야 할 수련의 목표, 평가 방법, 평가의 주체,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의 제재, 보완 방법 부재 등이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4년차 전공의들이 전문의시험 때문에 평균 3개월 정도 수련교육 과정에서 빠져나가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앞으로는 이런 일은 없어질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박 이사는 "지금은 한꺼번에 시험을 일괄적으로 치르고 있는데, 이는 전공의 수련을 올바르게 테스트 할 수 없다는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의학회는 전공의 수련기간이 끝날때까지 기다렸다가 헌번에 시험을 치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수련교육 과정에서 단계적으로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문상준 보건복지부 사무관(의료자원정책과)은 "그동안 보건복지부가 전공의 정원 감축, 면허관리 등에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전문가단체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는 "전공의 수련과정 중 지식 이외의 공통 역량 교육(윤리·리더십 등), 기초연구 등에 대한 내용, 지도전문의의 자질·권한·의무에 대한 내용, 전공의 수련환경이나 교육기관에 대한 규정이 없다"고 평가하면서 "해당 전문과목 수련을 마친 전문의의 정의가 필요하고, 전공의 학습 목표가 전공의 역량평가 중심으로 바뀌어야 하는 것은 물론 연차별 또는 세부과목별 기본역량과 전문역량을 분류하고, 전공의 수첩을 평가 Tool로 활용(e-portfolio 등)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공의 수련교육을 역량중심으로 바꿨을 때 기대효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이사는 "역량중심을 바탕으로 한 수련교육은 사회의 요구와 필요에 대한 전문가 집단의 약속과 책임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고, 전문과목의 전공의 수련에 대한 표준화를 추진해 수련병원 간 수련 여건의 차이에 다른 수련의 차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공통역량은 의과대학 교육으로 시작해 전공의 교육, 그리고 전문의 취득 후 전문직업성 평생 개발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대한의학회는 2015년 8개학회를 대상으로 전문역량을 구체화한 연구를 진행했으며, 이 연구결과를 중심으로 18개 전문과목학회도 전문역량을 구체화하고 있고, 빠르면 2018년도에 실제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박훈기 교수(한양의대 가정의학과)가 '미래 지향적 의사인력 관리체계'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박 교수는 "미래 지향적 의사면허관리체계는 진료면허에 대한 관리를 분리하고, 독립된 기관에서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또 "면허관리체계의 거버넌스는 사회적인 합의와 전문가 집단의 자율적인 정화 노력이 합쳐져 구성돼야 한다. 그리고 미래 지향적 의사교육수련체계는 단계별, 역량중심의 프로그램 개발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중신 이사와 박훈기 교수의 발표에 대해 문상준 사무관(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은 "의사인력, 전공의 정원, 의사면허관리 등과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는데, 그동안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정공법으로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오늘과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전문가평가와 관련해서는 독립기구를 둬야 한다는데는 공감하지만, 여전히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오해를 받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련단체와 협의를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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