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접종 피해보상전문위, 이상반응 사례 심의결과 발표
김중곤 위원장 "예방접종과 관련성 확인된 특이반응 없어"
지난 5개월간 시행된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받은 약 15만명 중 이상반응을 보인 16건의 사례를 검토한 결과 예방접종과 관련성이 있는 특이반응이 없다는 전문가 소견이 제시됐다.
보건복지부는 예방접종 전문가들의 이상반응 사례 검토 결과, 예방접종과 관련된 특이반응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도 예방접종 사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할 방침이다.
질병관리본부는(KCDC) 지난 1일 예방접종 피해보상 전문위원회를 개최하고 현재까지 약 15만 명의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신고 된 사례 총 16건(0.01%)에 대한 세부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예방접종 피해보상 전문위원회는 '예방접종 후 국가피해보상제도'에 따라 피해보상을 신청한 사례에 대해 예방접종과 신고한 이상반응과의 관련성을 평가해 피해보상을 결정하는 심의기구로, 외부 전문가(소아과, 감염내과, 신경과, 예방의학, 법의학 전문의 및 변호사 등) 13인과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질병관리본부 2인으로 구성된다.
김중곤 예방접종 피해보상 전문위원회 위원장은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후 장애·사망을 초래하는 중증 이상반응 발생은 한 건도 없었으며, 신고 된 사례도 심인성 반응 또는 일시적인 두드러기나 발열, 두통 같은 경미한 반응이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하며 "심의 결과 자궁경부암 백신만의 특별히 우려할 만한 이상반응은 없었고, 백신의 안전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은 지난 6월 20일부터 만 12세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무료시행 이후, 대상자의 1/3인 약 15만명(15만 4122명, 11월 30일 기준, 전체 33.1%)이 접종을 마쳤고, 이 중 이상반응으로 신고 된 사례는 16건(전체접종 대비 0.01%)이었다.
김 위원장은 "예방접종과 관련성이 인정되는 중증 이상반응은 없었고, 다른 영유아, 노인 예방접종에서 발생하는 이상반응과 비교해 특이사항이 없었다"면서 "지난 6월부터 자궁경부암 국가예방접종이 도입된 이후 충분히 안전하게 예방접종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신고 된 사례를 종류별로 살펴보면 ▲예방접종 직후 심인성 반응(주사에 대한 두려운 마음 원인)으로 완전히 회복되는 일시적인 의식소실(실신) 4건(25%) ▲두드러기 4건(25%) ▲발열 및 두통 4건(25%) ▲접종부위 통증 2건(12.5%) ▲근육 마비 1건 ▲족부 염좌 1건 등이며, 신고 된 사례 모두 현재는 증상이 회복돼 정상적인 생활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16건 신고 사례 중 예방접종과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례는 7건으로, 주사에 대한 두려움으로 접종 직후 일시적 의식소실(실신) 사례(4건)와 접종부위 통증(2건), 두드러기(1건) 등이었다.
이 외, 두드러기 및 발열로 신고한 사례 중 상당수는 병원 진료를 받지 않았거나 정확한 진단 검사소견이 없이 대증치료만으로 증상이 빨리 호전된 경우여서 예방접종과의 관련성 판단이 어려웠고, 기타 증상은 다른 원인에 의한 사례로 관련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한편, 예방접종피해보상 전문위원회는 예방접종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불신이 예방 가능한 질병의 유행을 야기한 과거 사례를 들며, 근거 없는 루머를 믿고 예방접종을 피하지 말고, 과학적 데이터와 전문가들의 권고를 신뢰함으로써 자궁경부암 예방이라는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행동할 것을 강조했다.
지난 2003년 나이지리아에서 소아마비 예방접종이 안전하지 못하고 불임을 야기한다는 루머가 돌아 예방접종률이 저하됐고, 다음 해 전 세계 소아마비의 70%가 나이지리아 및 인근 사하라 이남 지역에서 발생했다.
1970년대 전세포(whole-cell) 백일해 예방접종의 부작용 우려로 스웨덴, 일본 등에서 예방접종률이 1975년 80~90%에서 1979년 4년 만에 10%대로 감소했는데, 이어서 소아에서 백일해 발생률과 합병증이 크게 증가하는 백일해 유행이 발생했다.
김 위원장은 "자궁경부암은 매년 1000명이 사망하는 심각한 질환으로, 며칠이면 사라지는 경미한 이상 반응은 암 예방이라는 이득에 비교할 바가 못 된다"며 "부작용 발생은 당장 문제로 걱정하는 마음을 이해하지만, 그보다는 나중에 크게 득을 볼 수 있는 딸의'암 예방'을 위해 부모님의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부모들에게 아직 어린 12세 소녀들에게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맞히는 이유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며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은 성관계를 통해 사람유두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전에 맞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만 12~13세에 맞을 경우 면역 효과가 높아 2번의 접종만으로도 충분하나, 만 14~15세 이후 처음 접종받을 경우 면역 효과가 낮아 3번의 접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보건당국도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어지러움과 같은 흔한 이상반응을 예방해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더욱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