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릭 울프 교수, "수술 후, 삶의질까지 개선해야"
기존 수술 후 난시·노안 문제까지 해결...환자 만족도 높여
현재 백내장 수술에 주로 사용되는 '단초점 인공수정체'가 앞으로는 2·3중 다중 초점이 가능한 '다초점 렌즈'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다초점 렌즈는 뿌옇게 보이는 수정체를 제거함과 동시에 노안과 단초점 인공수정체의 단점인 난시 등의 문제를 함께 치료할 수 있어 호평받고 있다.
호주에서 안과 전문의로서 30년 이상 안과수술을 집도해온 릭 울프 페닌슐라 센터 박사를 최근 만나, 다초점 인공수정체 수술이 환자 삶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들어봤다.
릭 울프 박사는 "호주에서는 안과 수술을 포함한 모든 수술 중 백내장 수술을 가장 많이 진행할 정도"라며 "백내장 수술은 일정 금액만 투자해서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인구 고령화로 인해 가장 흔하게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인구는 2300만명이나, 지난해 기준으로 백내장 수술을 받은 환자는 22만 9000명이다. 인구 100만명당 4분의 1 정도가 매년 백내장 수술을 받을 정도다.
호주에서 다초점렌즈의 사용 비율은 7.5%이나 연간 30%씩 사용자가 늘고 있다. 다초점렌즈를 이용해 순수하게 백내장 수술하는 경우는 15%이며, 백내장은 없지만 원거리와 근거리 시력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사용하고 있다.
울프 박사는 "다초점렌즈는 렌즈 내에 서로 다른 초점 존이 있어, 단초점렌즈와 유사한 정도의 원거리 시력과 한층 개선된 근거리 시력을 제공한다"며 "그러다보니 백내장이 없거나 백내장 초기라 시력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 사람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백내장 환자는 수술 후에도 안경 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백내장 수술에는 단초점 렌즈를 사용하다 보니, 난시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안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반면 다초점렌즈는 안경을 쓰고 싶지 않은 환자, 백내장을 제외하면 황반병성이 없으며 눈의 나머지 기능에 문제가 없을 경우에는 좋은 수술 치료법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인공수정체 삽입으로 뿌옇던 시력을 선명하게 만들어주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원래 수정체가 가지고 있던 능력을 빼앗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며 "다초점 렌즈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다초점 렌즈 가운데에서도 알콘의 '아크리소프 아이큐 레스토'가 주목받고 있다. 모든 거리에서 선명한 시력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거리 40cm에서는 평균 1.0, 근접시력(독서 거리)과 중간거리에서는 0.8, 원거리 1.0의 시력을 모두 입증해 환자 만족도가 높다.
또 기존 인공수정체는 투명하기 때문에 망막에 도달하는 청색광선이 대폭 증가하게 되는데, 알콘의 제품은 청색광 필터링 렌즈로 제작돼 망막보호 기능이 반영됐다. 기존 제품보다 빚번짐이나 광스트레스를 최소화했다.
그러나 다초점렌즈가 모든 환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백내장외에도 안구건조증 등 다른 문제가 있는 환자는 다초점 렌즈 수술이 적절하지 않다. 다초점 렌즈 중에서도 독서 시 초점을 잘 잡아주지 못하는 렌즈도 있는 만큼, 환자가 원하는 상태와 맞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울프 박사는 "환자가 다초점 렌즈의 높은 기대치와 의료진의 섣부른 수술은 환자에게 실망감을 줄 수도 있다. 그만큼 환자에게 적절한 설명이 필요하다"며 "환자에 따라 수술을 피해야 환자도 있듯이, 적절한 환자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초점 렌즈에서 다초점으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다초점 렌즈의 의학적 근거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앞으로 의료진은 다초점을 선호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울프 박사는 "저렴한 렌즈를 사용해 단기적인 수익을 얻기 보다는 최상의 결과를 환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