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거인겔하임·유한양행 오랜 협력 관계 속 시너지 기대
2017년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폴로진)'과 '프라닥사(성분명: 다비가트란)' 처방액이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유한양행이 최근 연장한 공동판매 계약의 성공여부를 가르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최근 자디앙과 프라닥사 뿐 아니라 트라젠타와 트라젠타 복합제, 트윈스타 등 대표 품목을 모두 오랜 파트너사인 유한양행에 맡겼다.
이중 유독 자디앙과 프라닥사가 공동판매 계약의 성공잣대가 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두 약이 처한 여건 탓.
먼저 자디앙은 베링거인겔하임과 릴리의 자존심으로 불릴 만한 약이다.
자디앙의 기념비적인 임상시험 'EMPA-REG'을 통해 자디앙은 계열 약제는 물론 모든 당뇨병 치료제 중 유일하게 심혈관계 사망위험을 줄여 화제가 됐다. 자디앙은 위약보다 심혈관계 사망위험을 38%나 줄인 결과를 내놨다.
이렇듯 국제적으로 자디앙은 주목할만한 임상시험 결과를 선보였지만 국내에서는 한해 100억원대의 처방량을 기록 중인 선두 주자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를 따라잡아야 하는 후발주자다.
자디앙은 올해 상반기 약 1억원(유비스트 기준)의 처방액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물론 5월 1일부터 급여된 후 두달치 처방액으로 향후 처방액을 가늠할 수는 없지만 후발주자로서 부지런히 달려야 한다.
이번 연장계약으로 공은 유한양행으로 넘어왔다. 유한양행은 DPP-4 억제제 중 4번째로 국내 출시된 이후 시장을 양분할 정도로 성장시킨 '트라젠타'의 신화를 다시한번 재현해야 한다.
아이러니한 점은 자디앙의 최대 경쟁자가 트라젠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국내 급여기준은 자디앙과 트라젠타를 동시에 급여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의사와 환자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트라젠타와 자디앙 모두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이 출시하고 유한양행이 판매를 맡았다. 두 치료제가 서로를 잡아먹지 않으면서 외부 경쟁자 '포시가'를 따라잡아야 한다.
항응고제 '프라닥사'는 경쟁 치료제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선두를 되찾아야 하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IMS데이터에 따르면 2015년 7월 'SPAF(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및 전신 색전증)' 예방과 치료로 경구용 항응고제가 급여되면서 2015년 경구용 항응고제 시장이 2014년 143억원에서 올해 2배가 넘는 330억원 규모로 커졌다.
프라닥사 역시 전체 처방량 상승에 편승해 처방량이 늘었지만 점유율이 하락하는 고민에 빠졌다.
경쟁약 '자렐토(성분명: 리바록사반)'와 '엘리퀴스(성분명: 아픽사반)'의 공세가 매섭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은 당장 2017년 프라닥사의 점유율 하락을 막아내고 선두를 회복하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결과를 얻게 된다.
상황은 쉽지는 않다. IMS헬스데이터에 따르면 엘리퀴스가 2016년 2분기 처방액 39억6821만원을 찍으며 출시 이후 처음으로 경구용 항응고제 중 처방액 2위에 올랐다.
1분기까지 2위를 고수하던 프라닥사는 엘리퀴스 출시 이후 처음으로 2위 자리를 내줬다. 프라닥사의 올 2분기 처방액은 38억7969만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1위는 처방액 80억3959만원을 기록한 부동의 자렐토가 지켰다.
트라젠타나 트윈스타 등은 이미 안정적인 처방량을 기록 중이라 큰 변화가 예상되지 않는다. 자디앙과 프라닥사가 2017년 공동판매 품목에서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벌써부터 자디앙과 프라닥사의 처방액 변화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