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1위 편평세포암에서 선암으로 이동 중
EGFR 돌연변이암, 한국에서 유독 증가세
한국에서 가장 많은 사망률을 보이는 폐암. 흡연이 주요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비흡연자인 여성이나 젊은층에서의 발병률도 높다.
27일 본지와 만난 인광호 교수(고대안암병원 폐암센터장)은 "과거 흡연이 큰 문제였지만 대기오염이나 각종 발암물질도 유발인자"라며 "특히 단열재로 쓰이는 석면도 원인 중 하나다. COPD로 인한 폐기종으로도 폐암이 발생하며 간질성 섬유화증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폐암은 암 조직내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이런 연구가 많이 진행돼 맞춤형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대표적인 유전자변이가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돌연변이 암이 있다. 서양은 폐암환자의 10∼15%에 불과하나, 한국은 30∼50%에서 많으면 60%까지도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인의 폐암이 지난날과 달라진 것은 폐암 중에서도 선암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인 교수는 "과거에는 편평세포암 발병률이 1위였고 선암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뤄지지도 않았다. 지금은 반대가 돼 선암이 1순위로 전체 폐암환자의 50%를 차지한다. 이는 외국도 비슷한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고대안암병원 폐암센터장인 그는 센터의 핵심 운영방향으로 다학제 진료를 꼽았다. 지난해 폐암 적정성평가에서 1등급을 받는 성과도 거뒀다.
인 교수는 "호흡기내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흉부외과, 방사선과, 병리과등 6개과가 모여 매주 목요일마다 진단과 치료를 상의한다. 이를 통해 진단의 정확성과 치료의 적절성을 선택하고 있다. 외국과 비교해도 치료성적에 손색이 없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최근 5년간 고대안암병원의 폐암치료 데이터도 공개했다. 비소세포폐암 1∼2 기는 수술하지만 3기 후반부터 4기까지는 항암화학방사선 치료 및 항암제를 사용하고 있으며, 중앙생존기간도 높은 편이다.
그는 "비소세포암 4기에서 항암제를 사용했다면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것"이라며 "편평세포암에 해당하는 경우 중앙생존 기간이 11개월이다. 이에 반해 비소세포암 중 EGFR이 양성이라면 대부분 선암이다. 이때 중앙생존기간은 22개월로, 유전자 변이가 발생한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를 하면 그 효과가 더 좋다는 것을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가의 항암신약의 경우 비용이 늘 관건이다. 인 교수는 "외국에서 신약이 개발돼도 우리는 후발주자로 2∼3년 후에나 사용할 수 있다. 보다 빠른 사용이 가능했으면 좋겠다"라며 "신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도 이뤄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